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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입춘(立春)이다. 봄이 선다는 날이다. 물론 봄이 들어선다는 ‘입춘’(入春)이란 말도 좋을 것 같다. 봄이 들어오면 좋은 일도 함께 온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봄이 온다고 하는데 왜 갑자기 눈발이 날리는 걸까? 춘설(春雪)이 분분해서 매화(梅花)가 필지 말지 헷갈리지 않을까 싶다. 오늘과 내일 밤사이 전남 지역에 5cm이상의 눈이 내릴 것을 예보하고 있다. 더 큰 폭설이 내리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물론 더욱 큰 걱정은 오미크론 확진자다. 명절이 지난 어제오늘 전남 지역 확진자가 1,000명대에 다다르고 있다. 감기 증상보다 가볍다고 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최종변이라고 해서 마음이 놓이지만, 춘설(春雪)이 분분하듯 그 또한 분분해서 일상의 매화가 피어오를지 헷갈릴 것 같다. ..
매주 월요일 오후면 입암산을 올라간다. 지난 월요일에도 올라갔다. 건강관리 차원에서다. 집에서 걷기 시작해 유달경기장을 지나 백년로를 거쳐 이로동 행정복지센터 맞은편 산길로 올라갔다. 물론 입암산 정상까지 올라간 것은 아니었고 그 둘레길을 돌았다. 그 끝머리 지점인 갓바위터널 윗길에서 갓바위 쪽으로 내려가 해안길을 따라 목포문화예술회관을 거쳐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이었다. 한 시간 반가량 걸리는 그 길목에 내 딸이 동행했다. 운동을 너무 좋아한 딸은 본래 체육학과에 가길 원했다. 하지만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지도한다는 게 힘들고 교사 시험에 합격하는 것도 너무 어렵다면서 나는 말렸었다. 그 과정에서 딸은 천안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에너지 신소재학과에 들어간 것이다. 이과 계통 중에서 그나마 취업률이 제일..
엊그제 어느 집사님 집에 가서 추모예배를 드렸다. 돌아가신 시어머님의 2주기 추모예배였다. 1년 전에는 집안 어른들과 형제들 사이에서 제사를 드렸는데 이번에는 새롭게 영적인 물꼬를 튼 것이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남편과 집안 어른들 그리고 여러 형제를 설득하는 게 만만치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어른은 새로운 것을 싫어한다. 이전에 해온 일들이 익숙하고 편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제사뿐만 아니라 회사 일도 그렇고 일상의 다반사가 그렇다. 그런 과정에서 아랫 사람이 새로운 길을 연다는 것은 크나큰 모험이 아닐 수 없다. 때로는 눈물을 삼키지 않으면 결코 이룰 수 없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어른이나 윗사람에게 필요한 게 있다면 무엇일까? 관습처럼 행한 일들이 올바른 판단에 근거한 것이었는지 ..
지금도 가끔은 남한산성을 오르던 그때 일들이 떠오른다. 그 겨울철 눈보라를 뚫고 함께 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올 땐 비늘 포대로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던 그분과의 추억 말이다. 나는 그때 30대 중반이었고 그분은 50대 후반이었다. 마천동 놀이터에서 전도하다가 만난 그분은 술에 취한 채 세상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다. 그분과 함께 길동무처럼 둘이서 남한산성을 오르내리곤 했던 것이다. 물론 평상시에 그분은 점잖았다. 더욱이 그림에도 특출났고 시도 잘 썼다. 언젠가 윷놀이에 관한 시를 쓴 적이 있는데 나는 감탄하고 말았다. 너무나도 깊은 감동을 주는 시였기 때문이다. 그때 그의 시를 신춘문예에 보낼 수 있도록 내가 독려한 일도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젊은 시절 만화가로 살면서 겪은 힘든 일들 때문에 ..
페이스북에서 친구 맺은 어느 분의 글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 대충 그런 이야기다. 동네 시장 난전에서 오랫동안 다니던 나물 가게가 있는데, 처음 터를 잡을 때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그 가게를 다녔다고 한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나물 파는 아주머니도 어느덧 50대 중반에서 칠순이 훌쩍 넘은 연세가 됐단다. 그런데 그도 나이를 먹어가서인지 언제부턴가 그 아주머니의 나물보다는 늙고 야윈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가게에 들릴 때도 건강은 괜찮은지 물어보곤 했단다. 그런데 작년부터는 그 아주머니가 가게를 쉬는 날이 종종 있었단다.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장사하던 아주머니가 가끔씩 눈에 안 보이던 날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가 짐작하기를 아무래도 그 할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아서 그렇겠구나..
홀로서 가야만 한다. 저 2천년 전 로마의 지배 아래 사두가이와 바리사이들의 수모를 받으며 그분이 홀로서 가듯 나 또한 홀로서 가야만 한다. 악의 무성한 꽃밭 속에서 진리가 귀찮고 슬프더라도 나 혼자의 무력(無力)에 지치고 번번이 패배의 쓴잔을 마시더라도 백성들의 비웃음과 돌팔매를 맞으며 그분이 십자가의 길을 홀로서 가듯 나 또한 홀로서 가야만 한다. 정의(正義)는 마침내 이기고 영원한 것이요, 달게 받는 고통은 값진 것이요, 우리의 바람과 사랑이 헛되지 않음을 믿고서 아무런 영웅적 기색도 없이 아니, 볼꼴 없고 병신스런 모습을 하고 그분이 부활(復活)의 길을 홀로서 가듯 나 또한 홀로서 가야만 한다. 구상(具常, 본명 구상준) 시인이 쓴 〈홀로서 가라〉 전문이다. 거짓과 불의가 난무한 곳에서도 홀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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