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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어디를 가나 마스크 쓴 사람들로 넘쳐난다. 1차 백신 접종을 했어도 타인을 배려해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그런데 그 마스크가 우리 사회의 모든 걸 커버해줄까? 미류 외 9인의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일깨운다. 마스크가 예방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인간의 마음까지 새롭게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반대연합네트워크(BFFP)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에 버려진 마스크가 3조 개나 된단다. 영국 BBC는 전 세계에서 매달 1,290억개의 마스크를 버린다고 한다. 1년에 3조 개면 63빌딩 240,964개를 쌓을 수 있는 분량이란다. 그렇게 환경을 파괴하는 게 어디 마스크뿐이랴? 비늘장갑, 일회용컵, 플라스틱 용기들도 바다에까지 흘러들어 어류들을 괴롭게 하고 밥상까..
“박사님의 편지는 외롭고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해 주는 힘이었다. 편지로 고민을 말씀드리거나 어려운 일을 전하면 그 답도 잊지 않고 해주셨다. 바쁘게 사시는 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나의 편지에 꼬박꼬박 답장까지 해 주시니 너무 감사했다.” 전은애의 〈민들레 홀씨처럼〉에 나온 내용이다. 18살 때 조산파(Midwife)로 독일로 떠난 그녀가 그곳에서 장기려 박사에게 받은 편지를 떠올린 장면이다. 당시 부산복음병원 원장이던 장기려 박사는 우리나라 최초 간 절제수술을 성공한 분이고, 청십자의료보험조합 설립자였다. 그토록 바쁜 분이 독일 땅에서 외로워할 그녀를 향해 지극정성으로 편지를 보내며 격려한 것이었다. 사람은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서 ..
“20세기 최고의 시간 도둑이 TV였다면 21세기는 단연 스마트폰이다. 이년 반의 뉴욕 체류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지하철 내부의 모습이었다. 예전에는 무가지라도 읽고 있던 시민들이 이제는 하나같이 스마트폰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김영하 인사이트 3부작 〈보다 읽다 말하다〉에 나온 이야기다. 어렸을 적 〈보물섬〉에 사로잡혀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살았는데, 지금은 스마트폰에 모든 시간을 뺏아긴 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어디 시간 뿐이랴? 애플과 구글 그리고 아마존 같은 글로벌 IT기업의 주식까지 사게 만들고 있다. 그렇듯 이 책은 저마다 독서를 통해 고유한 내면을 쌓도록 조언한다. 누구든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고 싶은 관점을 갖고 있지 않으면..
“별것도 아닌 일들을 가지고 식탁에서 입씨름이 벌어지곤 했다. 그는 토론할 줄을 몰랐기 때문에, 난 항상 내가 옳다고 생각했다. 또 그가 먹고 말하는 방식에 대해 이것저것을 지적했다.” (p.91) 아니 에르노(Annie Ernaux)의 〈남자의 자리〉에 나오는 내용이다. 배운 게 많고 똑똑했던 딸은 무식한 아버지를 늘 이겨 먹은 것이다. 때론 못난 아버지 때문에 자신의 신분 상승도 늦어졌다고 생각을 했고. 모든 불행을 아버지 탓으로 돌리고, 모든 행복은 자기 능력으로 귀결시킨 것이었다. 그렇듯 이 책은 자식의 아버지로 살아온 한 남자의 삶을 되짚어 준다. 소를 치는 목동에서, 공장 노동자로, 소상인으로, 신분을 높여가는 동안 아버지는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일했다. 그 과정에서 배움의 기회를 얻은 딸은 자..
의료보험공단에서 경고장이 날라왔다. 대사증후근 전 단계라고. 갑자기 머리가 띵했다. 내 딴엔 몸이 괜찮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안 좋아진 것이었다. 그나마 코로나19 전에는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아침 운동을 했었는데, 그걸 쉬고 있어서 그랬던 걸까? 지금은 아침마다 유달경기장을 대여섯 바퀴씩 돌고 있다. 40분도 안 되지만 그렇게라도 걸어야 대사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4시 20분에 일어나 5시 30분에 새벽기도회를 마치면 6시 20분 경에 경기장으로 향해 걷는다. 더욱이 오십견을 겪은 터라 양팔을 뻗어 온몸과 함께 도는 그 기구에도 정성을 쏟는다. 그러다 7시 10분이 되면 곧장 교회 사무실로 돌아온다. 그때부터 8시까지 새벽기도회 때 설교한 내용을 컴퓨터로 가다듬고 정리한다. 그..
엄마가 어지럽고 죽을 것 같다고 하여 한국병원 응급실에 모셨다. 압해도 군민체육관에서 코로나 2차 백신을 접종한 뒤였다. 어머니의 피와 혈압을 조사한 담당의는 피 수치가 떨어졌다고 했다. 평소 10 정도 됐는데 지금은 6.9로 떨어졌고, 방치할 경우 쇼크사가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날 오후에 어머니를 중환자실에 입원시킨 경유였다. 다만 응급실에 머물 때 엄마는 내게 땅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다른 자식들은 모두 땅을 이전해줬고, 이제 형과 내 몫만 남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안산 밭을 형과 공동명의로 이전할 것인지, 아니면 뒤굴 윗밭을 형 앞으로 이전해 공원묘지를 관리케 할 것인지, 결정하라는 뜻이었다. 그 일로 나는 시청 관계자와 통화했고, 작지만 뒤굴 윗 밭을 내 명의로 이전할 거라고 어머니께 말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