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안에 서라(빌4:1-23)

 

오늘은 빌립보서 마지막 4장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1장에서 바울은 인사말과 함께 빌립보교회 성도들에게 기뻐하라고 했죠. 자신은 옥중에 매여 있지만 영적인 기쁨 속에 살고 있으니 빌립보교회 성도들도 같은 마음으로 기뻐하라고 했죠. 2장에선 자기 비움의 본을 보이신 그리스도처럼 겸손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죠. 3장에서 다시 기쁨을 강조했는데, 이 세상의 배설물과 같은 육체의 자랑거리 때문이 아니라 하늘 시민권자로서 그리스도의 상급을 바라보는 삶 때문에 기뻐하라고 했죠.

오늘 읽은 4장은 ‘주 안에서 견고하게 서라’는 권면으로 시작합니다.

1절에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고 사모하는 형제들, 나의 기쁨이요 면류관인 사랑하는 자들아 이와 같이 주 안에 서라” 바울은 빌립보교회 성도들을 ‘사랑하고 사모하는 형제들’로, ‘나의 기쁨이고 면류관’으로 고백합니다. 그 정도로 그들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뜻이죠. 그들이 ‘주 안에 서라’라고 권면합니다. ‘서라’하는 헬라어 ‘스테코’(στήκω)는 ‘확고하게 견고하게 서다’는 뜻입니다. 교회 안팎에 어떤 문제들이 있을지라도 견고하게 흔들리지 말며 주님의 푯대와 상급을 바라보고 믿음 안에서 서라는 뜻입니다.

그를 위해 2-3절에 이렇게 권면하죠.

“내가 유오디아를 권하고 순두게를 권하노니 주 안에서 같은 마음을 품으라 또 참으로 나와 멍에를 같이한 네게 구하노니 복음에 나와 함께 힘쓰던 저 여인들을 돕고 또한 글레멘드와 그 외에 나의 동역자들을 도우라 그 이름들이 생명책에 있느니라” 유오디아와 순두게를 향해 주님 안에서 ‘같은 마음을 품으라’고 권면합니다. 그런데 헬라어 원문이나 새번역성경을 보면 두 사람만 같은 마음을 품으라고 권면하는 의미는 아닙니다. 빌립보교회 성도들 전체가 그 두 사람과 더불어 클레멘드까지도 도우라고 권면을 합니다. 왜요? 유오디아와 순두게, 그리고 클레멘드 같은 사람들은 루디아처럼 빌립보교회를 세우는데 지대한 동역자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고, 그들이 생명책에 기록되었다고 할 정도로 밝혀주죠. 그래서 그들 두 두 사람과 클레멘드까지 빌립보교회 성도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될 수 있도록, 천국의 시민권자로서 서로들 견고하게 세워주고 품어주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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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4-9절은 또 하나 견고하게 서는 믿음에 대해 밝혀줍니다.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 바울은 1장 4절에서부터 지금까지 8번째 ‘기뻐하라’하고 권면합니다. 빌립보서를 ‘기쁨의 편지’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또 있죠. 그래서 기뻐하라고 하는데, 그 기쁨은 관용을 베푸는데서, 곧 ‘너그러움’과 ‘관대함’을 베푸는데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함께 빌립보교회를 세워나가는 사람들 사이에 유오디오와 순두게처럼 뜻이 다를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까지도 모두가 너그러움으로 품으라는 것이죠.

그러면서 8절에 “끝으로”라는 말이 나옵니다.

어제 읽은 3장 1절의 ‘토 로이폰’(Τὸ λοιπόν)이죠. ‘마지막으로’(finally)으로 또 ‘이건 더 깊게 유념할 바다’ 하는 뜻이라고 했죠. “끝으로 형제들아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 받을 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 받을 만하며 무슨 덕이 있든지 무슨 기림이 있든지 이것들을 생각하라” 너희들이 천국의 시민권자로서 주님의 재림 앞에 견고하게 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로 관용하고 너그럽게 대해야 한다는 전제와 더불어, 6절에서는 감사함으로 기도와 간구로 하나님께 아뢰도록 하라고 했고, 8절에서는 6가지를 생각하며 살라고 권면하죠. 그것이 무엇입니까? 너희들의 신앙생활 속에서 무엇이든 참된 것을 생각하라고, 고상한 것을 좇아 살라고, 올바른 것을 추구하며 살라고, 순결한 삶을 살라고, 사랑받을만한 것을 생각하며 살라고, 그리고 명예로운 것을 잊지 말고 살라는 것이죠. 그것이 세상 속에서 믿음으로 굳게 서는 길이라고 권면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믿음의 삶을 견고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을 일깨워줍니다.

10-20절까지의 말씀인데, 10-13절을 보시겠습니다. “내가 주 안에서 크게 기뻐함은 너희가 나를 생각하던 것이 이제 다시 싹이 남이니 너희가 또한 이를 위하여 생각은 하였으나 기회가 없었느니라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바울은 주님 안에서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아는 삶을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배부름과 배고픔도, 풍부와 궁핍에도 자족하며 살아왔다는 것이죠. 그것은 자기 스스로의 능력이 아니라 그 능력을 베푸시는 주님 안에서 그런 삶을 살아왔다는 것이죠. 왜 그런 말을 하는 것입니까? 내가 그렇게 주님의 은혜와 능력 안에서 살아오며 자족했던 것처럼 너희들도 그 분의 은혜 안에서 자족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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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바울이 그렇게 자족하면서 주님의 능력 안에서 모든 것을 견디며 살아온 데에는 본문 16절 말씀처럼 빌립보교회를 세울 때나 데살로니가교회를 세울 때 바울을 두 번씩이나 크게 도와줬던 교회가 빌립보교회였습니다.

그 후에 고린도교회를 세울 때도, 예루살렘교회의 기근이 닥쳤을 때도 구제연보를 한 것도, 그리고 지금 로마의 가택연금상태에 처한 이 때에도 빌립보교회 성도들은 에바브라디도 편으로 바울에게 후원금 곧 선교비를 보냈다고 18절에서도 밝혀주죠. 그것이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향기로운 제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그러한 과정들이 있었기에 바울이 풍부도 궁핍도, 배부름도 배고픔도 다 견디며 살아왔다는 것이죠. 그런 은혜의 손길이 없었던들 결코 감당하기 힘들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19절에서는 이제는 너희들의 모든 쓸 것을 하나님께서 채우실 것이라고 권면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믿음의 삶을 굳게 견디며 서 나갈 때 설령 궁핍함이 밀려올지라도, 너희들이 심은 그대로 또 다른 누군가의 손길을 통해 하나님은 분명코 채워주실 것이다, 하는 뜻입니다. 그러니 어떤 궁핍과 배고픔 속에서도 믿음 안에서 흔들리지 말고 견고하게 서라는 것이죠.

21-23절은 마지막 인사와 함께 축도가 담긴 내용입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는 성도에게 각각 문안하라 나와 함께 있는 형제들이 너희에게 문안하고 모든 성도들이 너희에게 문안하되 특히 가이사의 집 사람들 중 몇이니라” 바울은 지금 로마 가택연금의 옥중상태에서 빌립보교회 성도들에게 문안인사를 전합니다. 물론 자신만 그런 게 아니라 함께 옥중상태에 있는 모든 이들이 그렇게 인사를 한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특히’, 곧 ‘특별히’ 언급한 사람들이 있죠. “가이사의 집 사람들 중 몇이니라.”하고 말이죠. 이 말은 ‘가이사’라는 특정인의 집 사람들 말하는 게 아니죠. ‘가이사’란 ‘카이사르’(Καῖσαρ) 곧 로마 황제의 칭호입니다. 이 당시 로마의 황제는 제5대 황제 네로였죠. 네로의 집 사람들이란 네로의 친인척들과 주변 식솔들일 수 있죠. 바울이 전한 복음을 듣고 그들이 주님을 영접하여, 함께 문안인사를 너희들에게 나눈다는 것입니다. 굳이 왜 그 말을 넣었을까요? 2장 28절에 나오는 ‘대적자들’이 있는데, 그 중의 한 부류는 황제숭배사상을 강요하는 자들입니다. 그래서 빌립보교회가 벌벌 떨고 있었죠. 황제를 숭배하지 않으면 물물교환도, 상업행위도 다 차단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황제의 친인척들조차 주님의 복음을 통해 믿음의 삶을 살고 있으니, 여러분들에게 어떤 고난이 닥칠지라도, 견고하게 믿음 위에 서라고 권면을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너희 심령에 있을지어다” 하고 끝을 맺는데 헬라어 원문은 ‘아멘’이 들어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너희들에게 ‘기뻐하라’고, ‘너희들이 천국시민권자로서 담대한 믿음 안에서 견고하게 서라’고 권면을 해도 자신에게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죠. 실질적으로 그리스도의 은혜가 너희 심령을 견고하게 붙잡아야 너희들이 강하고 담대하게 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를 위해 나는 바라고 동의하고 간구한다는 뜻으로 ‘아멘’이라고 끝을 맺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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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와 같은 말씀을 통해 성령님께서 깨닫게 하시는 음성이 무엇입니까?

기쁨의 서신서인 빌립보서처럼 우리의 삶에 풍부나 비천이 닥쳐와도 배부름과 배고픔의 상황이 밀려와도 황제숭배와 같은 외적인 어려움과 내부적으로 마음이 나뉠지라도 그 어떤 상황속에서도 천국시민권자로서 그리스도의 푯대와 상급을 바라보며 믿음 안에서 견고하게 서라, 하시는 주님의 음성이죠. 그것은 바울이 아무리 원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성령님의 은혜로 감싸주시고 덮어주셔야 가능한 일이죠. 그것을 주님께서 오늘 하루도 원하시고, 우리의 남은 인생을 원하신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