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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묵상LifeBible

집사님과 함께 운저리 회무침을 해 먹을 생각에 설렌다

by 똑똑이채널 2022.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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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에 어느 집사님에게 전화가 왔다. 오후에 시간이 되냐는 것이었다. 목회 일지와 주보를 만드는 것 때문에 특별한 시간을 낼 수가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예배당에 가서 십일조를 드리고 가겠다고 했다.

 

나는 그 집사님의 모습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어려운 인생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집도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때 이사예배를 드리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새로운 인생을 펼칠 것을 바라며 축복했다. 그로부터 몇 개월 지나 압해도로 병풍도로 무안으로 온갖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성실하게 일했다. 수요일 밤에도 지친 몸을 이끌고 주님께 나와 예배를 드리며 기도했다.

 

그런 집사님이 그간의 사정을 말하며 십일조 헌금을 드릴 때 어찌 내 마음에 감격의 눈물이 쏟아지지 않았으랴? 요즘같이 건설경기도 좋지 않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일을 했어도 품삯을 제 때 받지 못한 게 다반사인데 말이다. 그러다 오늘에서야 그 일부를 받았다면서 먼저 하나님의 것을 구별하여 드리는 그 분을 하나님께 긍휼히 품으실 것이다.

 

물론 그 집사님의 속마음도 읽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품삯을 받았으니 나와 함께 맛있는 차도 마시고 목포 앞바다에서 바람도 쐤으면 하고 말이다. 어쩌면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목회자와 성도가 연합하는 길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서 그의 옷깃까지 내림 같고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령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133:13)

 

시편 133편은 시편 120∼134편까지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들 중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나오는 시편이다. 그중 시편 117편은 2절로 돼 있고 시편 131편과 134편 그리고 133편은 3절도 기록돼 있다. 짧은 시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의미는 다른 시편들처럼 너무나도 깊고 은혜롭다.

 

성경학자들은 다윗이 이 시를 쓴 시점이 사울의 손자 므비보셋이 죽고 사울의 왕국이 다윗의 왕국과 통합된 때라고 말한다.1) 그만큼 사울을 따르던 북쪽의 11개 지파와 다윗을 추종하던 남쪽 유다 지파가 하나로 연합한 것에 대해 감사하며 쓴 시다. 다윗은 그렇게 연합한 마음을 갖고 성전에 올라가 하나님 앞에 제사를 드렸던 것이다.

 

물론 물리적인 연합을 이뤘다고 해서 저절로 복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순종하여 살 때 복이 찾아오는 것이다. 애굽의 국무총리로 살던 요셉이 자신을 팔았지만 굶주림에 처해한 형들 식구와 연합하게 됐다. 그때 요셉은 형들이 염려하는 부분까지 모두 나누며 온전히 보살폈다. 다윗도 통합한 이후 전쟁에서 승리할 때마다 그 전리품을 유다 족속은 물론이고 다른 지파와 함께 나눴다. 진정한 연합이란 소통이자 곧 나눔을 뜻하는 것이다.

 

바울도 다메섹에서 주님을 만났지만 유대인들이 죽이려 할 때 모세처럼 예수님처럼 아라비아 광야에서 40일을 지내고 돌아왔다. 3년이 돼 예루살렘에 돌아갔는데 야고보와 베드로 사도 외에 누구도 품어주지 않았다. 그 후 고향 다소에서 7년간 지내며 천막을 만들고 기도했는데 바나바의 요청으로 안디옥교회의 공동목회자가 됐다. 그때 예루살렘교회의 기근이 닥쳐 바나바와 바울이 구제헌금을 가지고 갔는데, 비로소 그때 바울은 다른 사도들과 친밀한 교제를 나누며 인정을 받았다.

 

몇 년 전 교우들과 함께 해남 두류산을 올라간 적이 있다. 그때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올라갔고 차도 마시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목포에 돌아와서는 함께 저녁밥을 먹고 헤어졌다. 주님의 말씀을 좇아 연합하여 산다는 게 바로 그런 뜻이지 않을까 싶다.

 

때론 성도들 중에 목회자 가정에 쌀을 준 분도 있다. 고기나 과일을 택배로 보내주기도 한다. 대학생이 된 딸아이에게 용돈을 준 분들도 있다. 명절이 되면 사과나 건강식품을 보내오는 분도 있다. 최근엔 맛있는 쿠키를 주신 분이 있다. 교회 예배당에 필요한 부분에 하나님의 감동을 받아 자원하는 예물을 드리는 분도 감사하고, 목회자 가정을 돌아보는 분들도 고마울 따름이다.

 

더위가 풀리고 찬 바람이 불면 주일 오후에 그 집사님과 함께 목포 앞바다에 나갈 생각이다. 그곳에 가서 운저리 낚시를 하고 함께 운저리 회무침을 해 먹을 생각이다.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설렌다. 그것도 주님 안에서 함께 연합하는 길일 테니 말이다.

 

1)https://www.929.org.il/lang/en/page/700/post/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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