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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예배당 옆 텃밭에 신기한 열매가 열렸다. 도깨비방망이로 불리는 여주(Bitter melon)다. 모종을 심은 지 3개월째 일어난 일이다. 그 생김새가 너무나도 이상했다. 마치 두드러기가 심한 오이처럼 생겼다. 겉은 오이처럼 진한 녹색을 띠고 있는데 표면은 오돌오돌 튀어나온 사마귀처럼 보였다. 보면 볼수록 신기했지만 가까이 하기엔 왠지 그랬다.
하지만 여주는 뛰어난 매력을 갖고 있다. 식물성 인슐린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서 혈당 수치를 낮추는데 최고라는 게 그것이다. 더욱이 인공 의약품이나 혈당 강하제보다도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 있다. 여주 속에 들어 있는 사포닌계 알칼로이드 성분인 ‘모모르데신’은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베타카로틴’은 항산화 작용으로 면역력에 탁월하기도 하단다.
이것은 요즘 세간에 화제를 모으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는 느낌이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변호사 우영우가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드라마다. 그녀가 로펌의 회전문을 드나드는 것도, 같은 장애우를 변론하는 것도, 동료 변호사와 팀웍을 이루는 것도 쉬운 게 아니다.
그러나 보면 볼수록 그녀의 모습은 도깨비방망이와 같다. 극 중 동료 변호사들이 풀지 못하는 소송에 대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승소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괴로움과 아픔을 겪고 있는 장애우나 탈북자들의 애환까지도 품는 매력을 내뿜는다. 하지만 초점 없는 그녀의 눈동자만 봐도 왠지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그녀다. 그렇지만 그녀의 고군분투기를 통해 공감과 배려하는 삶이 얼마나 귀한 하나님나라의 가치인지 더없이 깨닫게 된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여호와의 속량을 받은 자들은 이같이 말할지어다 여호와께서 대적의 손에서 그들을 속량하사 동서남북 각 지방에서부터 모으셨도다.”(시107:1∼3)
시편 107편의 시다. 시편은 모세오경처럼 다섯 권으로 나뉘는데 제1권은 1∼41편까지, 제2권은 42∼72편까지, 제3권은 73∼89편까지, 제4권은 90∼106편까지, 그리고 제5권은 107∼150편까지다. 그를 통해 볼 때 시편 107편은 제5권의 첫 번째 시편이다.
그런데 시편 107편은 앞에 나온 106편과 105편이 비슷하다. 세 시편 모두 “여호와께 감사하라”(Give thanks to the LORD)는 고백이 첫 부분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세 시편은 모두 이스라엘의 시작부터 구속까지 감사의 연속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른바 시편 105편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택하여 맺은 언약을 이행코자 이스라엘 민족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신 것에 대해 감사 찬양한다. 그 언약을 신실하게 이행하신 하나님을 송축한 것이다. 시편 106편은 하나님의 은혜 앞에 배은망덕을 보인 이스라엘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긍휼하심에 대해 감사 찬양한다. 그들의 반역에도 인자하신 하나님을 송축한 것이다. 시편 107편은 시편 106편의 마지막 부분을 이어가며 찬양하는데 “여러 나라로부터 모으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감사 찬양하는 것이다.
그만큼 시편 107편은 이전의 두 편의 시편과 함께 묶어서 제4권에 넣는 게 마땅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시편의 편집자는 그렇게 하지 않고 시편 107편을 제5권으로 분류했다. 그 이유가 뭘까? 시편 107편은 이스라엘 민족을 향한 예언자적인 시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멸망과 더불어 동서남북 사방으로 흩어진 그들을 하나님께서 ‘여러 나라에서 모아주실 것’을 찬양하고 있는 것이다.1)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연결되는 고백이다. 예수님의 초림과 함께 이미 하나님나라는 임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통치권을 위임받아 이 땅에 하나님나라를 선포했다. 포로 된 자가 해방되고, 눈 먼 자가 보게 되고, 눌린 자가 자유케 되는 것 말이다. 그를 위해 십자가에 죽으셨고 부활하셨다. 하지만 이 세상 정사와 권세 때문에 완성치 못했고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위임하셨다. 머잖아 주님의 재림과 함께 사방에서 그렇게 사는 자녀들을 모아 완성할 것이다.
그때는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 것이다.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울 것이다.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뒹굴 것이다. 암소와 곰이 함께 먹으며 어린아이와 함께 뛰놀 것이다.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쳐도 해를 받지 않을 것이다(사11:6∼9). 그때는 도깨비방망이같이 못생긴 여주나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사람도 존중받게 될 것이다. 그걸 지금부터 배려하고 공감하는 게 하나님나라를 이루는 삶이다.
1)https://etzion.org.il/en/tanakh/ketuvim/sefer-tehillim/psalm-107-part-4-give-thanks-lord-he-good-his-loving-kindness-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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