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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신안군 자은면에 다녀왔다. 자은제일교회 창립 73주년 성전봉헌식 및 원로장로 추대식에 참석코자 함이었다. 그 교회 담임목사가 그 전날 내게 사진 촬영을 부탁한 까닭이다. 그런데 그 교회에 도착해보니 사진을 찍는 사람이 나 말고도 서너 명은 더 있었다.
물론 카메라맨 대부분은 예배당 안에서 순서 맡은 이들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나는 식당 안팎에서 일하는 성도들부터 찍었다. 15명이 넘는 성도들이 땀을 흘리며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고 있었다. 80세가 넘어 보이는 권사 한 분도 앞치마를 두른 채 땀을 흘리면서 밥과 국을 나르고 있었다. 그분들 모습 하나하나에 하나님의 영광과 거룩함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날 신원에벤에셀 박성철 장로가 인사말을 했다. 자은제일교회 출신이라 아내와 함께 기쁨으로 예배당건축헌금에 동참했다고 말이다. 80세가 넘는 그는 현재 150여 개 예배당을 지었고 앞으로 아프리카에도 헌신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중 북한의 개성공단 교회와 관련된 간증이 인상적이었다. 그때 하늘에서 번개가 쳐 어려움을 겪는 줄 알았는데 하나님께서는 불기둥처럼 보호해주셨다는 것이다.
“너희는 므리바에서와 같이 또 광야의 맛사에서 지냈던 날과 같이 너희 마음을 완악하게 하지 말지어다 그 때에 너희 조상들이 내가 행한 일을 보고서도 나를 시험하고 조사하였도다 내가 사십 년 동안 그 세대로 말미암아 근심하여 이르기를 그들은 마음이 미혹된 백성이라 내 길을 알지 못한다 하였도다 그러므로 내가 노하여 맹세하기를 그들은 내 안식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하였도다”(시95:8∼11)
시편 95편은 모세가 쓴 시로 알려져 있다. 전반부 1∼7절은 하나님을 송축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다. 그분이 창조주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을 향해 찬양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분이 우리의 목자요 우리는 그분이 기르시는 양이기 때문에 그분께 무릎을 꿇고 예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한다.
후반부 8∼11절은 모세가 이스라엘 회중을 향해 꾸짖는 내용이다. 광야를 행진하던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 보인 반역적인 행동 때문이다. 모세는 그 일을 떠올리면서 하나님을 불신하는 세대처럼 행동하지 않도록 다그친 것이다. 그래야 영원한 안식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이다.1)
실제로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마실 물이 없자 하나님을 불신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지팡이로 반석을 치라고 했다.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고 곧장 생수가 쏟아졌다(출17:1∼17). 그것은 광야행진 38년 때도 비슷했다. 그때도 마실 물이 없어 이스라엘 백성은 원망했다. 이번에는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반석을 향해 명령토록 했다. 하지만 모세는 두 번이나 치고 말았다(민20:1∼13).
왜 그랬을까? 당시 모세는 여동생 미리암의 죽음 앞에 슬픔이 가득했고 백성은 마실 물이 없다고 악담을 퍼붓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반석을 향해 물을 내라고 명령토록 하셨다. 그런데 즉각적인 응답이 없자 기다리지 못한 모세는 반석을 치고 만 것이다. 그때 물이 졸졸 나오자 모세는 자기과시 차원에서 한 번 더 반석을 쳤고 그때 물이 콸콸 쏟아졌다. 결국 모세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지 못한 불순종으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한 불명예를 얻었다.2)
복음은 복된 소식이다. 그래서 우리는 100% 행복으로만 도배되길 바랄 때가 많다. 내 뜻과 내 방법이 이뤄지는 응답이 복음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복음은 메마른 광야나 음침한 골짜기에서도 현존하시는 하나님을 모시고 사는 삶(롬8:17)이다. 내게 므리바와 맛사가 놓일 때도 주님을 전적으로 송축하며 그 분을 향해 무릎 꿇고 예배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7월 첫 주다. 2022년 전반기의 삶과 후반기의 삶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교회력으로는 맥추감사절을 지키는 때다. 2022년 전반기의 삶이 우리에게 므리바와 마사였을지 모른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주춤거리고 있고 세계 경제는 곤두박칠 치고 있다. 이토록 힘겨운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자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드러내는 자들이다.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기쁜 마음으로 주방을 섬기던 그 성도들의 모습처럼 말이다.
1)https://929.org.il/lang/en/page/662/post/87447
2)권성권, 〈눈을 뜨면 볼 수 있어요〉, (유페이퍼·2021), 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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