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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묵상LifeBible

장대비에 돋아난 고구마 순을 보면서

by 똑똑이채널 2022.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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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를 심은 지 4주가 됐다. 6월 초순 하늘에서 비를 내리던 그날 아침에 심었다. 그로부터 가뭄이 계속되더니 어제서야 비가 내렸다. 그것도 마구 퍼부었다. 너무나도 반가웠다. 농촌 지역에 타들어 가는 농민들의 마음을 시원케 적셔주는 비였다.

 

그에 춤이라도 췄던 걸까? 교회 예배당 옆 텃밭에 시들어가던 고구마 줄기에 새 순이 돋아났다. 누가 봐도 다 죽어가던 고구마 줄기였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녀석들을 들여다보는데 그 속에서 새 순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토록 가냘픈 생명도 아등바등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가 싶었다. 

 

사실 고구마는 사람에게 너무나도 좋다. 무엇보다도 섬유질이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변비 예방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면역력을 강화하고 시력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자색고구마는 전분이 많아 샐러드와 튀김용으로 쓰이고 호박고구마는 군고구마용으로 좋다고 한다.

 

잘 익은 고구마를 먹을 걸 생각하니 벌써 입에 군침이 돈다. 하지만 발육기에 있는 고구마 줄기가 메말라 가는 걸 볼 때면 안쓰럽기 그지 없었다. 다행히 이번 장맛비에 새싹이 올라오고 있어서 너무나 감사했다. 나중에 다 자라서는 나에게 유익을 줄 것이다. 그것이 자기 소임인지 녀석들이 알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누가 주의 노여움의 능력을 알며 누가 주의 진노의 두려움을 알리이까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여호와여 돌아오소서 언제까지니이까 주의 종들을 불쌍히 여기소서”(90:1013)

 

시편 90편은 제4권에 해당하는 시편이다. 제1권은 1편∼41편까지, 제2권은 시편42∼72편까지, 제3권은 시편73∼89편까지, 제4편은 시편90∼106편까지, 마지막 제5권은 시편107∼150편까지다. 중요한 것은 제1권부터 제3권까지가 주로 포로기 이전의 시편이라면 제4권이 포로기의 시편, 그리고 제5권은 포로기 이후의 시편에 해당된다. 더욱이 시편 90편은 모세가 쓴 것으로 알려진 시편 중에 첫 번째 것이다.

 

제4권의 첫 번째에 해당하는 시편 90편은 영원하신 하나님을 안전한 거처로 삼았지만 죄로 인해 심판받는 인간의 모습을 고백한다. 1∼10절까지의 전반부는 영원하신 하나님만이 안전한 거처임을 상기시켜 주고, 11∼17절까지의 후반부는 연약한 인간은 오직 하나님께 소망을 두며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만큼 하나님의 영원성과 인간의 유한성을 대조해 주는 시편이다.

 

그런데도 인간은 자기 교만 속에 빠져 살 때가 많다. 고대 바벨론의 가장 위대한 느브갓네살 대왕도 자기 교만의 대가였다. 사악한 그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높이에 오를 수 있을 만큼 자기 스스로를 위대하다고 생각했다. 기껏해야 70∼80년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날 운명이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모세가 그렇게 고백한 걸까? 하나님께는 천 년이 지나간 하루 같고 인간의 영화는 아침에 돋아났다가 시들어버리는 풀과 같다고 말이다. 그만큼 하나님의 분노 앞에 설 수 있는 인간은 없다는 뜻이다. 모세가 하나님을 향해 ‘돌아오소서. 자비를 베푸소서’하고 간구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그만큼 흙으로 ‘돌아갈 존재’(창3:19)가 자기 자신임을 아는 인간만 하나님께 ‘돌아갈 것’(호14:2)이다.1)

 

그토록 퍼붓던 장대비도 하루 만에 멈춰서고 말았다. 장대비가 몰아치던 그 날 밤중에 3층 지붕판넬을 내리치던 빗소리에 나는 잠이 깨고 말았다. 그 빗줄기는 그토록 거칠고 무서웠다. 그랬던 그 빗줄기도 하룻만에 잠잠해졌다. 그것이 자연계의 이치다. 그것이 실은 들풀의 모습이고 부귀영화를 자랑하는 인간의 한계다.

 

하룻만에 멈춰선 빗줄기였지만 새로 뻗은 고구마 순들은 잘 자랄 것이다. 장맛비가 계속된다면 우후죽순 더욱 잘 뻗을 것이다. 그리고는 어느새 예배당 옆 텃밭을 뒤덮을 것이다. 하지만 그 또한 잠깐이고 다 자란 뒤엔 내 입에 들어갈 것이다. 그런 녀석들의 모습을 보면서 깨닫게 된다. 하나님 앞에 나 또한 찰나와 같은 인생이지만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삶이었으면 하고 말이다. 

 

1)https://929.org.il/lang/en/page/657/post/86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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