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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묵상LifeBible

관계회복보다 더 복된 게 어디 있겠는가?

by 똑똑이채널 2022.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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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악의 괴물은 ‘메두사’다. 메두사는 본래 신들도 반할 만큼 뛰어난 미모의 여인이었다. 그런데 아테네 여신의 미움을 받아 흉측한 모습으로 변하게 됐다. 고운 얼굴은 무섭게 부풀어 오르고, 깊고 맑은 눈은 핏발이 선 채 흉하게 튀어나왔다. 희고 가지런한 치아는 누런 멧돼지의 어금니로 변했고, 긴 목은 비늘로 뒤덮였다.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인 길고 고운 머릿결은 한 올 한 올 꿈틀거리는 독사로 바뀌었다.

 

하지만 메두사의 진짜 저주는 외모에 달려 있는 게 아니었다. 지위가 추락한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진정한 저주는 관계 단절에 있었다. 누구든지 메두사의 얼굴을 보는 사람들은 돌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그 까닭에 누구 하나 그녀와 얼굴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다. 신에게 사랑받을 때는 모두가 한 번이라도 더 보기를 소원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외면하는 얼굴이 되고 만 것이다.

 

하나님이여 우리를 돌이키시고 주의 얼굴빛을 비추사 우리가 구원을 얻게 하소서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의 백성의 기도에 대하여 어느 때까지 노하시리이까 주께서 그들에게 눈물의 양식을 먹이시며 많은 눈물을 마시게 하셨나이다 우리를 우리 이웃에게 다툼 거리가 되게 하시니 우리 원수들이 서로 비웃나이다 만군의 하나님이여 우리를 회복하여 주시고 주의 얼굴의 광채를 비추사 우리가 구원을 얻게 하소서”(80:3-7)

 

시편 80편은 아삽이 쓴 시로 이스라엘 공동체를 향한 애통의 시다. 학자들은 이 시가 북왕국 이스라엘이 앗수르의 침공을 받아 멸망한 시기거나 남왕국 유다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때로 보고 있다. 그토록 절망적인 상황이었으니 주변 국가들조차도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고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1)

 

이 상황에서 아삽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두 가지에 비유하고 있다. 목자와 양의 관계로, 포도원 주인과 포도나무로 말이다. 목자는 양을 이끌어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고, 포도원 주인은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어 풍성한 열매를 거둔다. 하나님께서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이스라엘을 유프라테스와 이집트와 요르단과 지중해까지 번성케 해 주셨다. 하지만 하나님을 떠난 이스라엘의 현실은 목초지가 사라지고 포도원조차 멧돼지에게 짓밟히는 처지다.

 

그런 이스라엘에게 필요한 게 있다면 무엇일까? 금이나 은과 같은 보물이나 이방 나라와 교섭하는 정치력일까? 아삽은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얼굴(3절,7절,19절)임을 밝히고 있다. 나라가 망하고 삶의 기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하나님과 대면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야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 일어나고 하나님의 뜻을 좇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구원은 하나님과 관계 회복에 있다는 것이다.

 

매일 같이 전화하던 광주 친구가 떠나서 그런지 제법 그립기도 하다. 그때는 사소한 것까지 묻는 그가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왠지 모르게 허전하다. 그걸 알아차렸는지 익산에 사는 친구가 1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전화한다. 카톡도 매일 같이 답장을 한다. 그렇게 서로의 안부를 맺는 그 친구가 참 좋다.

 

그것은 목회자와 교우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교우들 중에는 특별한 일이 있거나 타지로 출장 갈 일이 있을 때면 전화나 문자를 하는 분이 있다. 그럴 때면 나도 답장을 남기고 더욱 간절히 기도한다. 더욱이 아침에 묵상한 내용을 카톡으로 보낼 때면 답장하는 분들도 있다. 그럴 때면 영적인 격려를 받는 것 같아 더욱 힘이 난다. 

 

메두사의 저주는 얼굴의 변형이나 지위의 하락에 있지 않았다. 인간과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게 치욕스런 저주였다.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도 본래 그랬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독생자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 인간과 관계의 장을 열어주셨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자녀들이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며 나아올 때 가장 기뻐하시는 분이시다. 관계회복보다 더 복된 게 이 세상 어디에 있을 수 있겠는가?

 

1) https://929.org.il/lang/en/page/647/post/8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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