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 1장은 아담에서부터 아브라함을 거쳐 에돔의 후손을 살펴봤는데, 하나님의 관심이 이방 세계에까지 퍼져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2장부터 본격적으로 야곱의 12아들 곧 이스라엘의 12지파에 관한 계보를 보여주는데, 그 누구보다도 유다 자손부터 언급했죠. 왕족의 후예에 관심을 표방한 것으로, 패망한 이스라엘을 유다의 후손인 다윗 왕을 중심으로 나라를 세워가자는 뜻이었죠. 그래서 3장에선 다윗과 솔로몬의 아들들 그리고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왕족들까지 밝혀줬고, 4장에선 왕족이 아닌 명문가 집안의 계보를 기록해줬는데, 그 중 야베스와 같은 인물도 있었죠. 5장에선 요단강 동편의 르우벤과 갓과 므낫세 반 지파의 계보를 살펴봤고, 6장에선 레위지파 가운데 대제사장직을 맡은 아론의 후예들과 일반 제사직을 맡은 계보를 살펴봤습니다. 레위의 후손들은 성막과 성전의 제사와 관련된 일 뿐만 아니라 찬양대까지 구성해서 하나님을 경배했던 족속들이죠. 다만 지금은 구약시대처럼 혈통적으로 제사장을 이어나가는 시대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통해 구원받은 누구라도 왕 같은 제사장이 된다고 말씀드렸죠. 가정과 직장과 사업장과 부르신 곳곳의 제사장으로서, 맡은 일에 신실한 제사장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 삶의 모습을 통해 믿지 않는 자들에게 감동과 도전을 주는 이 시대의 제사장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오늘 읽은 7장은 이스라엘의 6개 지파 자손들이 기록돼 있습니다. 이른바 잇사갈, 베냐민, 납달리, 므낫세, 에브라임, 그리고 아셀지파의 후손들이 그들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이겠습니까? 역대상 5장의 르우벤과 갓과 므낫세 반 지파는 요단강 동편의 땅에 거주한 족속들이고, 오늘 본문의 6개 지파는 요단 서편의 북쪽 지역에 땅을 분배받은 족속들입니다. 과연 무엇 때문에 이들 6지파를 한 데 묶어서 한 장에 기록하고 있는 걸까요? 본문을 읽어나가면 그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먼저 1-5절은 ‘잇사갈 지파의 계보’입니다. 1절에 “잇사갈의 아들들은 돌라와 부아와 야숩과 시므론 네 사람이며” 잇사갈은 야곱과 레아 사이에 태어난 아홉 번째 아들입니다. 그에게는 네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 중 돌라의 자손을 언급하죠. 그만큼 그들이 유명한 용사였다는 뜻이죠. 3절에 웃시의 아들 이스라히야의 아들들을 언급합니다. 모두 5명인데 본문은 미가엘, 오바댜, 요엘, 잇시야 네 사람만 소개하죠. 일부학자들은 네 사람 모두 이스라히야의 아들이 아닌 웃시의 아들로 보기도 하지만, 근거는 분명치 않습니다. 어쨌든 잇사갈의 가문은 모두 용감한 장사들인데 그중에서도 돌라와 웃시는 가장 크고 힘이 센 자손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수가 8만7천명에 달했음을 밝혀주죠.
본문 6-12절까지는 6개 지파 가운데 2번째 지파에 해당하는 베냐민의 후손들입니다. 6절에 “베냐민의 아들들은 벨라와 베겔과 여디아엘 세 사람이며” 베냐민은 야곱과 라헬에게서 태어난 막내아들이죠. 8장에 넘어가면 베냐민의 후손가운데 유명한 사울 왕과 관련된 족보가 나옵니다. 그런데 본문에서는 그 베냐민의 세 아들 곧 벨라, 베겔, 여디아엘을 간략하게 소개하죠. 창세기 49장 27절에 보면 야곱이 베냐민을 향해 그렇게 예언하죠. “베냐민은 물어뜯는 이리라 아침에는 빼앗은 것을 먹고 저녁에는 움킨 것을 나누리로다” 베냐민은 싸우기를 좋아하는 기질을 갖게 된다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후손 가운데 왼손잡이 에훗이 사사(삿3:15)로 쓰임 받았죠. 다만 본문 10절에 등장하는 에훗은 그 에훗이 아니라, 여디아엘의 후손입니다. 사사 에훗은 베냐민의 넷째 아들 게라의 후손이죠. 어쨌든 베냐민 족속의 후예들은 기질적으로 호전적인 면이 강한 용사들이었습니다. 물론 사사기 19장에는 베냐민의 후손 중에 기브아 족속들이 레위인의 처를 강간한 죄악을 저지르기도 했죠.
본문 13절입니다. “납달리의 아들들은 야시엘과 구니와 예셀과 살룸이니 이는 빌하의 손자더라” 납달리는 야곱이 첩 빌하를 통해 낳은 야곱의 열 번째 아들이죠. 야곱은 납달리를 향해 ‘놓인 암사슴’으로 비유했습니다. 그만큼 자유롭게 사는 족속이 되었죠. 그런데 오늘 본문은 다른 지파와 달리 1절로 끝냅니다.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인물이 드물었던 까닭이죠. 한 가문의 족보나 교회사나 나라의 역사도 주요 인물과 그 가문은 길게 쓰죠. 그만큼 납달리 지파의 후손들은 그만큼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본문 14-19절은 므낫세 지파의 후손에 관한 기록입니다. 14절에 “므낫세의 아들들은 그의 아내가 낳아 준 아스리엘과 그의 소실 아람 여인이 낳아 준 길르앗의 아버지 마길이니” 므낫세 지파에 관해서는 이미 5장 23-24절에 언급돼 있었죠. 거기에 언급된 므낫세 반 지파는 요단강 동편에 자리잡은 후손들이고, 오늘 본문은 요단강 서편 곧 가나안 땅의 북쪽에 자리잡은 므낫세 반 지파의 후손입니다. 14절을 보면 므낫세의 아들 두 명을 언급하죠. 하나는 본처가 낳은 ‘아스리엘’, 다른 하나는 아람 여자 곧 첩을 통해 낳은 아들 ‘마길’이죠. 민수기 26장 31절에는 아스리엘이 므낫세의 아들이 아닌 므낫세의 손자 곧 마길의 아들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마길과 마길의 아들들이 요셉의 슬하에서 자랐음을 창세기 50장 23절에서 전해주죠. 그 마길을 왜 중요시 하는가? 그 마길과 그 후손들이 므낫세 지파의 주도권을 잡은 까닭입니다.
본문 20-29절은 에브라임 지파의 후손에 관한 계보입니다. 본문 21절을 보면 에브라임 자손 중 에셀과 엘르앗이 가드 사람에게 가서 자기 가축을 빼앗아 오려다가 죽임을 당했다고 전하고 있죠. 그곳 가드는 가나안의 서쪽 지역으로 블레셋의 다섯 성읍 중 하나죠. 골리앗이 바로 그곳 출신이죠.
그렇게 가드 족속들에게 죽임을 당한 에셀과 엘르앗을 위해 에브라임이 여러 날 슬퍼했는데, 그래서 다음에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브리아’ 곧 ‘재앙’이란 뜻으로 짓죠. 그러나 그런 인간적인 자손을 뛰어넘어 하나님께서는 그 에브라임의 후손들 가운데 그 위대한 믿음의 일꾼 곧 눈의 아들 여호수아를 등장시킨다는 점입니다. 비록 블레셋의 가드에게 패했고, 더 나아가 그런 재앙으로 슬퍼했지만, 하나님께서 그런 그들에게 위로의 아들이자 믿음의 선봉장 역할을 한 여호수아를 배출시켜 주셨다는 점입니다.
마지막 30-40절까지는 아셀 지파의 족보를 밝혀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록된 족보는 창세기 46장 17절과 민수기 26장 44절 이하에 담긴 내용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아셀은 야곱의 여덟 번째 아들입니다. 그런 그에게 야곱은 다음과 같이 축복했습니다. 창세기 49장 20절에 “아셀에게서 나는 먹을 것은 기름진 것이라 그가 왕의 수라상을 차리리로다.” 그런 예언처럼 아셀 지파는 매우 기름진 땅을 기업으로 물려받았죠. 그들은 지중해 해변의 기름지고 소산물이 풍부한 땅에서 살게 되었죠.
이상과 같이 가나안의 북쪽 땅을 분배받은 6개 지파를 살펴봤는데, 그렇다면 앞서 거론한 질문을 떠올려 볼 수 있죠. 멸망당한 이스라엘을 재건하는데 있어서 유다지파를 중심으로 그 계보를 기록하는데, 하필 중요하지 않는 북쪽 이스라엘의 6개 지파를 역대기의 족보에 기록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 말이죠. 특이한 것은 이들 6개 지파를 기록하면서 단과 스불론의 계보는 빠져 있다는 점이죠. 이유가 뭘까요? 단과 스불론 지파는 가나안 최북단에 자리 잡은 지파인데, 그들은 다른 지파들보다 더 극심한 우상숭배를 행했던 후손들입니다. 그렇다면 의도를 알 수 있죠.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와 하나님의 언약에 기초한 이스라엘을 재건하는데 남쪽 두 지파는 물론 중요하지도 않는 북쪽의 8개 지파도 한 형제라 족보에 기록하고 있지만, 우상숭배에 극심하게 빠져 있던 두 지파만큼은 하나님의 언약이 성취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히고자 함이란 사실입니다. 바꿔 말하면 비록 하나님께 죄를 범하고 타락한 길에 빠져 바벨론의 포로로 끌려갔을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한 가문과 자손들을 기억하시는 분이시오, 그렇기에 하나님의 언약백성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언제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데 동참케 해 주신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오늘도 마찬가지임을 우리에게 깨닫게 해 주고 계신 것입니다. 때로 우리들이 하나님을 믿는 신앙과 믿음의 계보가 흔들릴 때도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약백성임을 잊지 않고 사는 자들에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나라를 재건하는 종들로 우리들과 후손들을 사용하시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그 나라를 세우는 주님의 통로로 쓰임받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해요.
*사랑하는 주님.
역대기에 기록된 북쪽의 여섯 지파 족보를 살펴보면서, 다시금 회복시켜 주시는 하나님의 언약을 바라봅니다.
우리들은 우상숭배로 인해 민족의 계보에서 빠진 단과 스블론 지파의 전철을 밟지 말게 하시고,
비록 연약하고 넘어지더라도 언약백성에 기초하여 다시금 일어서게 하시는 은혜를 베풀어주시옵소서.
그리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주님의 도구, 주님의 기록속에 남는 저희들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감사드리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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