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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묵상DewSermon/열왕기하

내가 사는 날에 태평과 진실이 있을진대(왕하20:1-21)

by 권또또 2021.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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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zekiah showing off his wealth to envoys of the Babylonian king, oil on canvas by  Vicente López Portaña , 1789

 

우리는 지금 열왕기하 18장부터 남왕국 유다의 13번째 왕 히스기야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히스기야는 강대국 앗수르 대군의 위협 앞에 할 수 있는 게 아무런 것도 없었죠. 그래서 그는 오직 기도하는 자세를 취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천군과 천사를 동원해 앗수르 대군 185천명을 밤사이에 송장으로 만드셨습니다. 그런 유다의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 속에서 구출된 히스기야와 백성들은 너무나도 기뻐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잔치하고 축하해야 할 시점인데, 웬걸 오늘 본문 20장의 서막은 비보로 열고 있습니다.

 

본문 1절에 그 때에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매 아모스의 아들 선지자 이사야가 그에게 나아와서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이 너는 집을 정리하라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 하셨나이다." 왜 하필 이 때에 이사야 선지자가 히스기야가 병이 들어 죽게 된다고 선포했을까요? 이때는 앗수르의 대군 185천 명이 몰살당한 뒤요, 이 때는 앗수르의 대왕 산헤립이 자국의 수도 니느웨에 가서 신복의 칼에 맞아 죽임을 당한 뒤요, 이 때는 반대로 히스기야의 명성이 온 세상에 자자할 때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때 하나님께서 히스기야에게 병을 주셨는지, 그 이유를 우리는 충분히 내다볼 수 있지 않습니까? 한 마디로 교만하지 말라는 것, 네 나라가 구원받은 것은 네 능력이나 지략 때문이 아니라, 바로 나에게 있다는 것을 더 명확하게 일깨워주기 위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승리에 도취되는 기쁨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처럼, 히스기야가 병이 들어 죽게 된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를 들었을 때 어떻게 하는가? 본문 2-3절에 히스기야가 낯을 벽으로 향하고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구하오니 내가 진실과 전심으로 주 앞에 행하며 주께서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하고 히스기야가 심히 통곡하더라.” 히스기야는 자신이 병에 걸려 죽게 된다는 그 말씀에, 그의 얼굴을 벽으로 향했습니다. 이 때의 벽을 보통 성전을 향한 벽이라고 칭하지 않습니까? 마치 다니엘이 포로로 끌려갔을 때 고향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 하루에 세 번씩 기도하던 것처럼, 히스기야도 그 벽 너머에 성전, 바꿔 말해 자신의 생사화복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을 향해 기도하는 자세를 취했습니다.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했는지, 통곡할 정도였죠.

그러자 하나님께서 어떻게 합니까? 이사야 선지자가 예루살렘 성읍을 빠져나가기도 전에, 그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시죠. 그래서 15년의 삶을 연장시켜 주겠다고 말씀하죠. 그리고 그 표징으로 아하스의 해시계 그림자를 15도나 뒤로 돌려주겠다고 약속하시죠.

그 얼마나 위대한 하나님의 능력입니까? 그가 기도할 때 먹구름과 같은 앗수르 대군 185천 명을 물리치게 해 주셨고, 그가 간절히 하나님께 매달릴 때 그의 목숨도 15년이나 연장시켜 주셨고, 그 증표로 해 시계를 15도 물러가게 해 주신 그 은총은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죠. 정말로 특별한 은혜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께 감사과 찬양의 삶, 다시 말해 그 하나님의 은혜 앞에 겸손한 일생을 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 뒤에 어떻게 하는가? 때마침 히스기야가 병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바벨론 왕이 사절단을 보내죠. 본문 12절에 그 때에 발라단의 아들 바벨론의 왕 브로닥발라단이 히스기야가 병 들었다 함을 듣고 편지와 예물을 그에게 보낸지라.” 바벨론 왕이 히스기야의 병세가 어떤지 알아보고 위로하도록 하기 위해 사절단을 보냈죠. 그때 히스기야가 어떻게 하는지 본문 13절은 정말로 엉뚱하기 짝이 없는 행동을 하죠. 히스기야가 사자들의 말을 듣고 자기 보물고의 금은과 향품과 보배로운 기름과 그의 군기고와 창고의 모든 것을 다 사자들에게 보였는데 왕궁과 그의 나라 안에 있는 모든 것 중에서 히스기야가 그에게 보이지 아니한 것이 없더라.” 이 부분의 내용만 읽어보면 아무런 일도 없이, 그저 히스기야가 외국 사절단에 대해 예를 갖춘 그 모습이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의 내용과 똑같은 모습을 기록하고 있는 이사야 392절은 약간 다릅니다. 히스기야가 사자들로 말미암이 기뻐하여 그들에게 보물 창고 곧 은금과 향료와 보배로운 기름과 모든 무기고에 있는 것을 다 보여주었으니 히스기야가 궁중의 소유와 전 국내의 소유를 보이지 아니한 것이 없는지라.” 한 마디로 히스기야는 바벨론 사신들의 방문을 기뻐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 일 이후에 하나님께서 이사야 선지자의 입술을 통해 히스기야에게 무엇을 명령하십니까? 남유다가 바벨론에게 멸망당할 것을 선포하죠. 유다의 위기와 자신의 죽음의 질병 속에서 건져내 주신 하나님께서 왜 난데없이 유다의 멸망을 선포하시는 것일까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히스기야가 앗수르와 작별을 고하면서,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탁한 게 아니라 신흥제국 바벨론 나라에 자기와 남유다의 안전을 맡기려 했기 때문입니다. 히스기야가 바벨론의 사절단에게 기쁜 마음으로 자기 왕국의 모든 것들을 보여준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그것이 결국 하나님의 진노를 사게 된 것이고, 그래서 남유다가 바벨론에게 멸망당할 것, 포로로 끌려갈 것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그것이 본문 17-18절에 나온 말씀입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날이 이르리니 왕궁의 모든 것과 왕의 조상들이 오늘까지 쌓아 두었던 것이 바벨론으로 옮긴 바 되고 하나도 남지 아니할 것이요 또 왕의 몸에서 날 아들 중에서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되리라 하셨나이다 하니.”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심판의 내용은 히스기야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 남왕국 유다가 전체적으로 멸망당한다는 것, 더욱이 그 후손까지 처절한 포로생활을 하게 될 것이란 심판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여태껏 경험했던 어떤 상황보다도 더욱 긴박한 상황을 예고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런 심판의 말씀을 들은 히스기야의 반응이 어떠합니까? 19절이 이렇습니다.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이르되 당신이 전한 바 여호와의 말씀이 선하니이다 하고 또 이르되 만일 내가 사는 날에 태평과 진실이 있을진대 어찌 선하지 아니하리요 하니라.” 뭔가 엉뚱한 말 같지 않습니까? 나라가 멸망당하고, 후손들이 포로로 끌려간다는데 뭐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내가 사는 날에 태평과 진실이 있다면하나님은 선하십니다. 이 부분의 동일한 내용을 전하고 있는 이사야 388절은 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이르되 당신이 이른 바 여호와의 말씀이 좋소이다 하고 또 이르되 내 생전에는 평안과 견고함이 있으리로다 하니라 한 마디로 무엇을 뜻하는 말입니까? 나라가 어떻게 되든 말든, 자기 후손들이 어떤 고충을 겪든 말든, 자기 당대에만 평안하면 족하다는 것입니다.

히스기야의 이런 태도에 대해 무엇을 느낄 수 있습니까? 지독한 이기심을 엿볼 수 있지 않습니까?그러나 실은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자, 우리 자신의 본성이기도 합니다. 나와 당장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만 촉각을 세울 뿐, 내 곁을 떠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모습 말입니다. 그만큼 히스기야도 실은 우리 자신도 영적인 근시안을 가진 자들 아니겠습니까? 도무지 멀리 그리고 두루 바라보려고 하지 않는 모습 말입니다. 뭐든지 나만, 내 가족과 자식들만, 내 일터만 더 깊은 관심을 가질 뿐, 다른 사람들과 나라 안팎의 사정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버리려는 모습들 말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성령님께서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시는 음성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 각자의 근시안적인 눈을 교정하는 모습을 갖추도록 하시는 것 말입니다. 양들처럼 내 앞의 문제만 바라볼 게 아니라 더 멀리, 좀 더 두루 바라보는 영적인 시력을 갖추는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 시간에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먼저는 교우들의 삶과 나라의 문제 그리고 북한 동포들의 문제, 세계적인 주변 흐름에도 관심을 갖고 기도하는 저와 여러분들 되시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주님.

히스기야는 하나님께서 앗수르 대군 18만 5천명을 물리친 일도, 그 왕도 죽은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 일로 깜짝 놀라 죽을 병에 걸린 히스기야를 하나님께서 15년 연장시켜주셨습니다.

우리도 실은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하나님께서 데려가시면 천국에 가야 할지 알지 못하는 저희들입니다.

그렇기에 늘 겸손하게 하나님 중심으로 살게 해 주시옵소서.

더욱이 히스기야처럼 영적인 근시안만 갖고 살지 않게 해 주시고,

저희 주변과 후손들까지 생각하며 살 수 있는 은혜를 부어주시옵소서.

감사드리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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