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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묵상LifeBible

속살과 민낯

by 똑똑이채널 2024.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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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동행 취재팀에서 전화가 왔다. 교회에 19세 아래의 자녀를 둔 어려운 가정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그런 가정이 있으면 취재도 하고 도움을 주겠노라고 했다. 딱히 우리 교회에는 그런 가정이 아직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주변에 그런 자녀와 가정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했다.

 

그 분의 전화번호를 옮겨 적는데 문뜩 2003년도 상황이 떠올랐다. 인천 관동교회를 섬기던 그때 신흥동 철길 옆에 살던 김○선은 동생 셋을 돌봐야 했다. 비가 오면 줄줄 새는 그런 집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늘 누워 지냈다. 그 형편을 ‘오마이뉴스’에 소개했더니 어느 방송국에서 취재하고 집을 고쳐주겠다고 했다. 김○선은 나이가 어렸지만 속살을 보여주는 게 쉽지 않았는지 거절했다.

 

장해주의 〈오늘도 엄마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는 티격태격하는 엄마와 딸을 이야기한다. 그건 두 사람의 굴곡진 인생 때문이다. 엄마가 이혼하자 할머니 집에 살았는데 엄마와 살게 된 뒤에도 정다운 모녀 생활 같은 건 할 수 없었다. 삶이 바쁜 엄마였고 매일의 생계를 짊어진 엄마였으니. 딸은 엄마를 알아가는 시간보다 이해해야 하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자신이 방송작가로 막 ‘메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답정너’식으로 확인받고자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도 바른 소리만 해 댈 것 같아 선뜻 전화를 걸지 못한 것도 그런 연유였다.

 

자신이 겪은 가정사의 속살을 누가 함부로 드러내려 하겠는가. 장해주도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겪은 엄마와 딸의 민낯을 가림막없이 보여주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공감할 수만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지 않을까 싶다. 티격태격하는 엄마와 딸이라도 36.5도의 살가운 온기를 저마다 느낄 수 있다면 말이다.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1:14).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가림막 없는 삶의 속살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오신 것이다.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셨을 것이다. 하지만 구원의 36.5도는 그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 지점에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는 것이다. 19세 아래 어려운 가정이 있다면 민낯과 속살이 드러날지라도 KBS 동행 취재팀에 알렸으면 하는 바람도 그 때문이다.

 

2024년 5월 7일. 권성권.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2494403

 

[전자책] 하나님의 시간표

이 책은 지난 몇 년간 설교 말씀을 통해 나눈 예화다. br예화는 설교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다. br말씀의 이론을 실제화할 수 있는 간증이기 때문이다. br그만큼 예화는 설교에서 중요한 몫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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