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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묵상DewSermon/마태복음

주여 나는 아니지요(마26:17-35)

by 권또또 2023.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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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죽으심과 장례를 앞두고 여러 사람들이 있었음을 어제 살펴봤죠. 예수님께서 네 차례에 걸쳐 죽으실 것과 부활하실 것을 말씀하셨음에도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은 제자들이 있었고, 예수님을 눈엣가시처럼 여긴 채 죽이고자 음모를 꾸렸던 안나스와 그의 사위 가아뱌 같은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이 있었고, 예수님을 위해 매우 값비싼 향유 옥합을 깨트려 머리와 발에 부어드렸던 마리아도 있었고, 그 분의 죽으심을 앞두고 자기 탐욕에 사로잡혀 노예의 몸값을 쳐주고 은 30냥에 팔았던 가롯 유다도 있었죠. 주님의 죽으심을 내다보면서 우리는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아니, 우리 자신의 죽음을 내다보며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 인생의 앞날에 내 모든 것들이 단순한 장례용품일지, 아니면 하늘 영원한 생명용품으로 세워주실지 말입니다.

 

오늘 본문은 마가의 다락방에서 행한 유월절 만찬을 보여주고 있고, 그 만찬이 끝나 이야기를 하시면서 목자를 치면 모든 양떼가 흩어지는 것처럼 모두가 주님을 버리고 떠날 것을 말씀한 내용이 나옵니다. 본문 17절입니다. 무교절의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유월절 음식 잡수실 것을 우리가 어디서 준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 여기에서 ‘무교절’이란 레위기 23장 5-6절의 말씀에 비춰 볼 때 유대 달력으로 ‘니산월’ 그러니까 우리식 달력으로 보자면 3월 15-21일까지 그 7일 동안 계속된 잔치의 날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른바 그 무교절이 유월절로 연결되는 날이었기에, 유월절 준비는 니산월 곧 3월 15일에 해당하는 목요일 저녁 일몰에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월절은 또 어떤 날입니까? 이스라엘의 3대 절기 중 하나죠. 유월절 오순절 그리고 수장절 말입니다. 그 중 유월절은 애굽 땅 종되었던 집에서 구원받은 해방의 날을 가리키고, 오순절은 유월절로부터 50일째 되는 날, 곧 출애굽 한 후 50일째 되는 날 모세가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대표한 장로들과 더불어 하나님과 언약식을 체결한 뒤에 율법을 수여받은 날이요 신약에서는 오순절 성령강림의 날을 가리키는 때이고, 수장절이란 장막절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유월절을 통해 해방을 얻게 되었고, 50일째 되는 날에 시내산에서 언약식을 체결하고서 율법을 수여받았는데, 그 뒤 광야 40년 삶을 산 뒤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들어갔죠. 바로 그 광야 40년 동안 장막에서 살았는데 그래서 수장절을 장막절이라고 하고, 그때 한 해 추수할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절기를 지키는 날이 수장절입니다. 그들의 절기는 다 연결 돼 있는 거죠.

구약의 그 유월절을 맞이해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셔서 유월절 어린 양 되시고자 하신 것이요, 목요일 그 일몰의 때, 제자들이 준비코자 할 때, 본문 18절에 내 때가 가까이 왔다”고 하시면서, 예루살렘 성 안에 미리 준비된 사람과 그 준비를 다 마련해 놓았다고 일러주신 상황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곧 수많은 유대인들에게는 그 날의 유월절이 자신들의 명절을 지키는 날로 여겼지만, 예수님은 그 날을 자신이 속죄양이 되시는 유월절 어린양이 되시는 때로, 바로 ‘내 때’로 여기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하루 한 날이 그렇고 그런 날이 될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 날이 절박한 날이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주님이 찾아오시는 특별한 날이 되기도 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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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본문 20-25절을 통해 그 무교절 날 밤에, 유월절 성만찬을 제정하시기 전에, 당신을 팔 자가 있을 것을 이야기하는 상황을 전해 줍니다. 바로 그가 누구입니까? 우리가 다 알고 있듯이 ‘가롯 유다’죠. 어제 살펴봤듯이 그는 예수님의 죽으심을 앞두고 은전 30냥에 예수님을 팔아넘겼던 자죠. 그 당시의 힘없는 노예의 몸값이자 4일간의 노동자 품삯에 해당하는 돈인데, 그 돈을 받고자, 그 탐욕에 이끌려 3년 동안 따라다녔던 예수님, 그리고 예수님의 신임을 받고서 ‘돈 궤’ 곧 우리 식으로 말하면 총무 역할을 했던 가롯 유다였는데, 그가 예수님을 팔 자라는 것입니다.

왜 가롯 유다가 예수님을 팔았겠습니까? 어제 읽은 말씀에서는 은전 30냥을 벌고자 하는 까닭이었는데, 오늘 본문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이유와 내용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과 가롯 유다가 대화하는 장면 속에서 22절과 25절을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 25절에 그들이 몹시 근심하여 각각 여짜오되 주여 나는 아니지요.” 이것은 다른 제자들이 예수님께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25절은 예수를 파는 유다가 대답하여 이르되 랍비여 나는 아니지요 대답하시되 네가 말하였도다 하시니라.” 다른 제자들과 가롯 유다의 답변 속에 차이점이 나오지 않습니까? 다른 제자들은 예수님을 향해 주여하고 이야기하는데, 가롯 유다는 ‘랍비’여 곧 ‘선생님’하고 말하는 것이죠. 예수님을 ‘주님으로’ 곧 ‘나의 구세주’로 여기는 제자들과 달리 가롯 유다는 예수님을 선생 정도로만 여긴 것이죠. 놀라운 것은 공관복음서 그 어디에도 가롯 유다가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의 심령 속에는 예수님을 생명의 구세주로 여기지 않는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그가 예수님을 팔게 된 근본적인 요인이지 않겠습니까? 이것은 자기 자신이 주님을 생명의 주님으로 만난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극적인 차이죠. 앞서 살펴본 양과 염소로 분리되는 분기점이죠. 알곡과 가라지로 갈리는 분기점입니다. 오늘도 교회를 이루고 있지만 십자가의 주님을 만난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차이가 이렇게 나뉠 수 있는 것이죠. 그의 심령 속에 주님의 십자가가 없는 사람은 자신의 유불리를 따라 언제든지 주님을 부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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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흔들릴수록 우직해야 | 권성권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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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26-30절은 오늘날 우리가 지키는 유월절 성만찬 제정을 가리키는 의식을 증언해주고 있습니다. 마가의 다락방에서 나눈 빵과 포도주를 예수님의 살과 피 곧 언약의 살과 언약의 피로 받아들이는 의식 말입니다. 다만 26절에 나오는 내 몸이니라하신 부분, 또 28절의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하신 그 부분을 가톨릭에서는 화체설 곧 직접적인 주님의 몸과 피로 여기는 경우가 있고, 개신교 내에서는 영적임재설과 상징설과 기념설로 여기는 것으로 나뉘기도 합니다. 우리 성결교회는 기념설로 여기긴 하지만, 성찬식 때 참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 빵과 그 포도주를 주님의 살과 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영적인 유익을 줄 것입니다. 우리가 1년에 두 번 고난주간과 성탄절에 행할 때에 그만큼 경건하고 거룩하게 주님의 살과 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죠.

그런데 생각해 볼 게 있죠. 성찬만 제정의식을 거행한 다음에 차라리 가롯 유다에게 ‘네가 나를 팔 자다’하신 게 낫지 않았겠냐는 것이죠. 그런데도 왜 먼저 그로 하여금 알게 한 다음에, 성찬식을 거행하셨냐는 것이죠. 그것은 가롯 유다에게 미리 알려준 뒤에, 유월절 어린양 되신 주님의 살과 피를 받아들인 후에라도 너의 계획을 다시금 회개하고 정돈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는, 저만의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뭔가를 먹은 다음에 이야기하면 먹을 것으로 끝나버리지만, 그 의미를 부여한 다음에 먹게 되면, 먹으면서 그 뜻을 새기는 게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에 말입니다.

그리고 본문의 마지막 부분인 31-35절은 목자가 죽으면 양 떼가 다 흩어진다는, 스가랴 13장 7절의 말씀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칼아 깨어서 내 목자, 내 짝 된 자를 치라 목자를 치면 양이 흩어지려니와는 말씀을 인용하면서, 제자들이 다 예수님을 팔 것을 말씀한 것입니다. 베드로는 결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오히려 주님과 함께 죽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지만, 주님은 새벽 닭 울기 전에 세 번 부인할 것이라고, 아직 날이 밝지 않는 그 어둠의 때에, 네가 어둠에 붙잡혀 있는 동안에, 나를 세 번이나 부인할 것이라고 말씀하죠. 모든 제자들도 베드로처럼 장담하며 말는 것으로 본문이 끝을 맺지만, 그들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예수님은 아셨죠. 그래서 32절처럼 내가 살아 난 후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하고 말씀하신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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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긴과 보아스 | 권성권 - 교보문고

야긴과 보아스 | 이 책은 하루 한 장씩 역대기를 읽어나가면서 새벽기도회 때 나눈 설교 말씀을 펴낸 것입니다. 그것도 두 번에 걸쳐 설교한 내용을 연구하고 묵상해서 쓴 것입니다. 이 책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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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와 같은 말씀을 통해 깨닫는 게 있지 않습니까? 설령 자신들에게 닥칠 해로움 때문에 주님을 부인한 제자들이었지만, 그들이 다시금 설 수 있었던 것과, 가롯 유다처럼 다시금 돌이킬 수 없는 길로 가게 된 그 차이 말입니다. 주님을 나의 생명의 주님으로 모시느냐, 주님을 선생이나 성현 정도로 모시느냐의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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