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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묵상DewSermon/마태복음

신랑이 더디 오므로 졸며 잘새(마25:1-13)

by 권또또 2023.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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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란 작품으로 유명한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가 1871년에『마지막 수업』을 발표했습니다. 그 작품은 알퐁스 도데의 제 2 단편집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소설입니다. 그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알자스와 로렌의 귀속문제로,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프로이센과 프랑스 전쟁이 벌어지던 때죠. 당시 알자스 주에 사는 프랑스 소년 ‘프란츠’는 공부보다는 늘 들판에서 뛰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소년이었죠. 보통 때처럼 그는 교실에 늦게 도착했는데, 무거운 교실 분위기에 놀라며 당황을 합니다. 교단 위에 있는 선생님은 정장차림이었고, 교실 뒷자리에는 마을 사람들이 와 있었습니다. 담임 선생인 ‘아멜’은 무거운 목소리로 오늘 수업이 프랑스어로 하는 마지막 수업임을 알리고, 평소와는 달리 더욱 열정적으로 가르칩니다. 학생들도 다른 날과는 달리 열심히 수업에 임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안타까운 그 모습을 가엽게 쳐다봅니다. 주인공인 ‘프란츠’에게 다가오는 그 마지막 수업의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후회’죠. 그동안 수업에 집중하지 못했던 자신을 후회하는 모습 말입니다. 그것은 프란츠 뿐만 아니라 선생님도, 다른 학생들도, 마을 사람들도 마찬가지죠.

‘마지막’이란 그것이 어떤 것이라 할지라도 무겁고 두렵게 만듭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 인생의 마지막 죽음을 기다리는 심정, 이민을 위해 자라난 고국을 떠나는 심정 등이 그렇겠죠. 이 땅에 태어나 마지막을 보내고 천국 본향을 향하는 그때도 마찬가지겠죠. 그 마지막이 두려운 이유는 미리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후회스러움 없는 준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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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리까 | 권성권 | 북팟- 교보ebook

하루 한 장 욥기서 읽고 묵상욥이 재산 잃고 자식들 다 죽고 심지어 그의 몸에 악창이 들끓을 때 그의 세 친구가 어떻게 평가했습니까? 욥이 고난 당하는 것은 ‘인과응보’ 때문이라고 했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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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25장의 첫 이야기는 열 처녀 비유입니다. 이 비유는 마태복음 24장에 이어 이 세상의 마지막과 머잖아 도래할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일을 조금 더 상세하게 설명하는 비유죠. 우리가 알고 있듯이 마지막이라는 상황은 일상적이지 않은 매우 특별한 상황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지닌 개념도 일반적이지 않은 독특한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만큼 ‘열 처녀 비유’에서 나타나는 독특성을 일반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여러 가지 무리가 있다는 점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 비유 속에 등장하는 혼인잔치는 무엇입니까? 많은 성경학자들이 해석하는 그대로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천국 잔치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열 명의 처녀들은 누구입니까? 천국 잔치를 소망하는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를 가리킵니다. 여기에서 교회라는 것은 건물이나 제도가 아닌 주님을 영화롭게 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말하죠. 주님을 소망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예배하며 기도하는 모임 말이죠.

그런데 처녀로 번역된 헬라어 ‘파르테노이’는 영어 성경에서 ‘소녀들’ 혹은 ‘아가씨들'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 처녀들은 혼인잔치의 신부라기보다는 신부의 들러리로 보는 게 맞겠죠. 이 처녀들의 역할은 이미 도착해있는 신부를 위해 준비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신랑에게 인도하기 위함 말입니다. 그런데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워해야 할 혼인식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것은 신랑이 지체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시 교통문화가 오늘날처럼 발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약속이 늦는다거나, 다른 일이 발생해서 결혼식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랑이 늦어지기 때문에 열 명의 처녀들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신랑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바로 그 모습이 처녀들을 구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열 명의 처녀들 중에 다섯 명은 신중하고 예지가 있어서 등과 기름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다섯 명은 어리석고 경솔하여 등만 준비했던 것 말입니다.

이 비유를 통해 우리가 궁극적으로 깨닫을 수 있는 게 무엇입니까? 신부의 자세, 곧 신부의 믿음의 자세입니다. 신랑이 오는 모습을 주님의 재림에 맞춰 해석한다면, 주님의 재림이 더디 올 때 사람들의 미음이 어떤 수준으로 전락하게 되는지, 반대로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끝까지 믿음을 지키는 신앙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알게 해 주는 말씀이죠.

주님의 재림이 늦어지는 상황은 주님의 재림을 간절히 기다리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에게는 분명코 큰 위기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이미 2천년 전의 상황에서 주님의 제자들과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 심지어 예수님께서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실 때 천사들이 “너희가 본 그대로 오리라”하고 일러줬는데, 그때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주님은 ‘곧’, 주님은 ‘빨리’ 오시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죠. 그런데 점차 시간은 늦춰지고, 지금 2천년이 흘러왔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 신앙인들은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주님의 재림이 아예 없는 것 아니야? 주님의 재림이 한없이 늦어지는 것 아니야? 하는 신앙인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의 재림은 도적같이 오시는데, 언제 어느 때 오시더라도 우리는 깨어 있는 신앙인으로 준비하며 살아야 해. 하는 신앙인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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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흔들릴수록 우직해야 | 권성권 - 교보문고

세상이 흔들릴수록 우직해야 |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말이 있다.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는 뜻이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직하게 나아가다 보면 결국엔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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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것이 신앙의 질과 신앙의 수준을 구분하게 되는 모습이라는 점입니다. 그것은 신랑이 더디 오게 될 때 나타난 현상들을 통해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본문 5절입니다. 신랑이 더디 오므로 다 졸며 잘 새열 명의 처녀들은 신랑을 기다리다 지쳐 졸다가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이는 장차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 생길 일반적인 상태를 풍유적으로 언급한 것입니다. 주님의 재림이 늦어지면서 거의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는 졸게 됩니다. 졸게 된다는 것은 열 명의 신부들이 신랑은 더 늦게 올 것이라는 가정에서 시작된 현상이죠.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들이 주님의 재림이 더욱 늦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영적인 긴장감을 놓치고, 현실에 안주하여 세상적인 가치관에 젖어드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잠을 자고 있던 처녀들과는 달리, 자지 않고 기다리던 누군가의 외침으로 열 명의 처녀들이황망히 일어납니다. 그리고 등을 켜서 신랑을 맞으러 나가려 합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어리석은 다섯 명의 처녀들은 기름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그때서야 발견하게 되죠. 부족한 기름은 누구에게 얻고자 하지만 얻을 수도 없었습니다. 고심 끝에 기름을 긴급히 구하러 가는데, 신랑은 도착하고, 혼인식장의 문은 닫혀버립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이 비유는 독특함 그대로 해석해야 합니다. 실제 결혼식에서 문을 걸어 잠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러나 이런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 실은 천국의 독특함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단순한 결혼식이 아니기 때문에 말입니다. 더욱이 천국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열리는 곳이 아니죠. 아무리 열어달라고 간청해도 열어줄 수 없는 곳입니다. 준비돼 있지 않으면 철저히 주인의 외면을 받는 곳이 천국의 문입니다.

이와 같은 어리석은 다섯 명의 처녀들이 준비하지 못한 ‘기름’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요?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믿음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다른 성경학자들은 ‘영적 경건성’이라고 해석했고, 또 다른 이들은 ‘사랑’, ‘선한 일’, ‘행함’이라고도 해석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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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긴과 보아스 | 권성권 - 교보문고

야긴과 보아스 | 이 책은 하루 한 장씩 역대기를 읽어나가면서 새벽기도회 때 나눈 설교 말씀을 펴낸 것입니다. 그것도 두 번에 걸쳐 설교한 내용을 연구하고 묵상해서 쓴 것입니다. 이 책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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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름을 무엇으로 해석하던지 그것은 이 비유에서 크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 이유는 비유 자체가 기름이 무엇임을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측할 수 있는 기름의 특성은 누구에게 빌리거나 다른 곳에서 빨리 살 수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는 점입니다. 신랑이 도착해서는 구하지 못할 것이기에, 신랑을 맞이하기 위해서 미리 준비해야 하는 그 무엇 말입니다.

오늘 본문의 13절이 이 비유의 결론을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 ‘깨어 있으라'는 말은 ‘자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깨어 있으라’는 말은 ‘준비하고 있으라’는 뜻이죠. 주님의 재림이 더디 온다고 하여 영적인 예민함을 놓쳐버린 채 세상적인 가치관에 젖어드는 삶을 경계하라는 것입니다. 주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향한 애통하는 눈물을 잃어버린 채 세상의 명품과 높은 지위를 소망하는 것도 경계하라는 것이죠.

오늘 저와 여러분들도 주님의 재림이 없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처녀들과 달리, 도둑같이 오심을 내다보며 내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영적인 예민함을 세울 수 있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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