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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잣집 처녀가 애인을 인사시키려고 자기 집으로 데리고 왔다. 그 애인은 성경학자가 꿈인 청년이었다. 저녁 식사를 모두 마치고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때 처녀의 아버지가 그 청년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래 장래 계획은 뭔가?”
“예, 저는 성경학자가 되려고 합니다.”
“좋지, 존경받고. 하지만 내 딸을 좋은 환경에서 살도록 해 줄 수 있겠나?”
“하나님께서 저희를 도와주실 것입니다.”
“그러면 당장 결혼반지는 어떻게 마련할건가?”
“제 연구에 온 힘을 바치다 보면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입니다.”
“그러면 애들은 어떻게 먹여 살릴 건가?”
“그것도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입니다.”
청년이 돌아간 뒤 어머니가 남편에게 물었다.
“그 청년 어떤 것 같아요?”
그러자 남편은 어두운 표정을 하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직업도 없고, 계획도 없어. 한 가지 더 알아낸 거라면 저 놈이 나를 하나님으로 생각한다는 거지.”
“타인을 위하여 보증이 되는 자는 손해를 당하여도 보증이 되기를 싫어하는 자는 평안하니라.”(잠11:15)
솔로몬의 두 번째 잠언집에 나오는 보증(עָרַב, mortgage)에 관한 권면이다. 지혜로운 인생을 살고자 한다면 보증 곧 저당 잡히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유가 뭘까? 보증이라는 단어는 같은 인간에게는 사용할 수 없고 오직 하나님께만 사용되는 말(고후1:21∼22, 히7:22)이기 때문이죠. 인간은 변덕이 심하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연약한 존재다. 그 누구도 타인의 미래를 자기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관점 때문에 타인에게 보증을 서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보증을 서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어떤 사람일까? 그는 하나님 앞에 자기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 능력을 맹신하는 자다. 모든 기준과 판단을 자기 자신에게 두는 자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볍게 여기는 자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자기 자신의 판단을 맹신하여 보증을 서다가 큰 코를 다친 경우가 많다.
그런 상황인데도 도움을 베풀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기 자신이 누군가의 짐을 대신 짊어질 각오를 해야만 한다(창43:9, 창44:32, 느5:3, 욥17:3). 더욱이 여유가 있는 한도 내에서 무상으로 빌려주거나 아니면 손해를 볼 각오를 하고 베푸는 게 낫다(잠3:27, 전11:1). 그래야 그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을 수 있고 하나님의 긍휼 속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부분은 솔로몬의 첫 번째 잠언집인 6장에도 나와 있다. 솔로몬은 첫번째 잠언집 제1∼9장까지 지혜로운 자에 대해 일깨워줬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분의 율례와 법도를 지키는 자(1:7, 2:5-6, 3:5-6, 3:11-12, 7:1-2, 9:10), 악한 자나 어리석은 자와 함께 하지 않고 이익을 탐하거나 불의한 것을 먹지 않는 자(1:10, 1:19, 2:12-15, 3:29-31, 4:14, 9:17), 꿀과 기름보다 미끄럽게 유혹하며 다가오는 음녀와 음행을 멀리하는 자(5:3-5, 5:20, 6:32, 7:5, 7:10-27), 자기 샘에서 흐르는 물 곧 자기 아내와 남편과 가족들로 만족하며 사는 자(5:15-19), 타인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에 결코 남의 보증을 서지 않는 자(6:1-2, 3:27), 개미의 부지런함을 배워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6:6-11), 교만한 눈이나 거짓된 혀나 악한 계교나 형제 사이를 이간질하지 않는 자(6:16-19) 말이다.
솔로몬의 두 번째 잠언집은 10장∼22장 16절까지다.1) 그 형식은 모두 2행시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우리말 성경은 2행시의 특징이 눈에 띄지 않지만 영어 성경만 봐도 확연하게 알 수 있다. 각 구절 속에 병행구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지혜로운 인생을 살도록 하기 위해 보증에 대해 다시금 강조한 것이다. 솔로몬이 70년 인생을 살면서 왕의 권세와 능력으로 보증을 섰다가 낭패를 본 적이 많기 때문이다. 자기 아들들만큼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자녀들만큼은 자신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일깨워주기 위함인 것이다.
부잣집 아버지는 성경학자가 되고자 하는 그 청년에게 자기 딸을 내줬을까? 모를 일이다. 웃자고 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청년이 그 누구보다도 성실하다면 자기 딸을 맡기고자 할 것이다. 그것 역시 그 청년에 대한 보증이자 자기 딸을 담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의 모습이 그의 과거 이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만큼 누군가의 보증을 받고 싶다면 성실함 외에 증명할 길이 없다. 하나님께 보증받는 것도 결코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1)https://www.planobiblechapel.org/tcon/notes/html/ot/proverbs/proverb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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