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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서지방회 교역자회 주관으로 2022년 10월 17일∼10일까지 진행한 가을수양회에 다녀왔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천에 있는 ‘주기철목사기념관’이다. 그곳의 해설사에게 들으면서 새롭게 깨달은 게 있었다.
어린 시절 주기복은 웅천보통학교를 다녔는데 춘원 이광수 선생이 그곳에 와서 평안북도 정주의 ‘오산학교’를 홍보하자 졸업과 동시에 그곳에 지원했다고 한다. 오산학교 졸업 후 그는 나라의 국력을 일으키고자 연희전문학교 상과에 입학했다고 한다. 그런데 1년 다니다 심한 안질로 중퇴했다고 한다.
그 뒤 웅천에 내려온 그는 후학들을 양성했는데 김익두 목사가 인도한 마산 문창교회의 부흥사경회 때 성령을 받았다고 한다. 그로부터 2개월 뒤 웅천교회에서 김익두 목사가 집회할 때도 다시금 성령을 체험했다고 한다. 그 길로 평양신학교에 입학해 목회자의 길을 걸으면서 주기철로 개명했다고 한다.
그의 첫목회지는 부산 ‘초량교회’였고, 그 뒤 마산 ‘문창교회’가 갈등을 겪을 때 청빙받아 섬겼다고 한다. 그때 주기철 목사의 아내는 피부암으로 죽고 아버지도 소천했고 노모(老母)만 남았다고 한다. 문창교회를 섬기던 그 시절 평양 ‘산정현교회’ 부흥사경회 강사로 나선 주기철 목사는 그 유명한 ‘일사각오’ 말씀을 전했다고 한다.
그 후 주기철 목사는 산정현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는데 일제는 이미 우리나라 전역에 신사참배를 강요하고 있던 때였다. 일본의 신사란 도꾸가와 이에야스(1543~1616)가 물러나고 천황이 통치할 때 그를 신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면서 숭배케 한 일종의 통치이념이다. 하지만 주기철 목사는 “신사참배는 십계명의 제1계명과 같이 주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범죄요, 하나님께 대한 배신이다”하면서 끝까지 거부했다.
그 일로 5년 4개월의 모진 고문과 지루한 옥고 끝에 1944년 4월 21일 평양교도소에서 47세의 일기로 순교했다. 물론 주기철 목사가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옥중에서 끝내 순교할 수 있었던 것은 재혼한 그의 아내 오정모의 역할이 컸다. 그녀의 삶은 역사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너무나 지대했다.
“이것도 솔로몬의 잠언이요 유다 왕 히스기야의 신하들이 편집한 것이니라 일을 숨기는 것은 하나님의 영화요 일을 살피는 것은 왕의 영화니라 하늘의 높음과 땅의 깊음 같이 왕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은에서 찌꺼기를 제하라 그리하면 장색의 쓸 만한 그릇이 나올 것이요 왕 앞에서 악한 자를 제하라 그리하면 그의 왕위가 의로 말미암아 견고히 서리라.”(잠25:1∼5)
총 7개의 잠언집으로 구성된 잠언서는 1장∼9장까지 솔로몬의 잠언 첫 번째 책에 해당되고, 10장∼22장16절까지 솔로몬의 잠언 두 번째 책에 해당되고, 세 번째 잠언집은 22장17절∼24장22절까지 솔로몬의 통치 이전 곧 다윗 왕정의 후반부에 편집된 잠언집이고, 네 번째 잠언집은 22장23∼34절까지다.
솔로몬의 잠언 첫 번째 책은 ‘지혜의 정의와 가치’에 대해서, 솔로몬의 잠언 두 번째 책은 ‘지혜의 여러 가지 예들’에 대해서, 세 번째 잠언집 곧 ‘지혜에 관한 서른 가지 말씀’을 담고 있는 세 번째 잠언집은 ‘지혜의 적용’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고, 네 번째 잠언집인 24장23절∼34절까지는 네 가지 차원의 지혜를 밝혀주는데 첫째는 공의로운 법을 준행하라는 것, 둘째는 삶의 우선순위를 살피라는 것, 셋째는 정직한 삶, 마지막 넷째는 게으르지 말고 성실하게 살라는 교훈이다.
오늘 읽은 말씀은 잠언의 다섯 번째 책으로서 25장∼29장까지다. 그런데 본문 첫머리에 솔로몬의 잠언이라고 하면서 유다 왕 히스기야의 신하들이 편집한 것이라고 밝힌다. 솔로몬의 통치 시기는 B.C.971∼B.C.931년이고 남왕국 유다의 13번째 왕 히스기야의 통치 시기는 B.C.715∼B.C.686년까지다. 적어도 120년 세월이 흐른 것이다.
과연 히스기야 왕의 신하들은 솔로몬의 어떤 잠언집을 편집한 걸까? 솔로몬의 잠언집 첫 번째 책과 두 번째 책을 편집한 걸까? 그랬다면 그 내용이 반복됐을 것이다. 하지만 잠언 25장∼29장까지 그 내용이 그대로 되풀이되지 않는다. 물론 28장∼29장까지는 솔로몬의 두 번째 책인 잠언 10장∼16장과 흡사하다. 하지만 25장∼27장까지는 다른 내용이 많다.
열왕기상 4장 32절∼33절을 보면 솔로몬이 잠언 3천 개를 말했고 1천5편의 노래를 만들었다고 밝힌다. 3천 개나 되는 잠언 중에 솔로몬은 첫 번째 잠언집으로 1장∼9장까지 엮었을 것이고, 10장∼22장16절까지 두 번째 잠언집을 엮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히스기야 왕의 신하들은 3천 개의 잠언들 중에서 고르고 또 골라 재편찬한 게 25∼29장까지인 셈이다.
히스기야 왕은 왜 그의 신하들에게 솔로몬의 잠언들 가운데 5장으로 된 내용을 한 권으로 엮게 했을까? 비록 솔로몬의 통치로부터 120년이 지났지만 히스기야 왕의 통치 시대에도 솔로몬의 잠언이 필요했던 까닭이다. 선조들의 지혜로운 삶을 본받고자 말이다. 더욱이 솔로몬의 잠언을 토대로 새로운 잠언집을 엮도록 하면서 자신의 관점도 반영토록 했을 것이다. 그것이 잠언 25장∼29장까지 내용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맨 먼저 강조한 게 “일을 숨기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이요 일을 밝히 드러내는 것은 왕의 영광이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식은 일을 감추고 숨기는 것이라면, 하나님으로부터 이 땅을 통치할 사명을 받은 왕은 하나님께서 감추신 일을 밝히는 것이라고 고백한 것이다. 그것은 비단 왕의 사명만이 아니다. 이 땅에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고 사는 모든 자녀들의 사명이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일을 드러내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사명을 부여받은 자들이기 때문이다.
47세의 짧은 생으로 순교한 주기철 목사도 마찬가지였다. 일제강점기 시절 누가 하나님의 숨은 뜻을 알 수 있었겠는가. 다들 일제의 통치이념인 신사참배를 가결했고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도 그들의 뜻에 순응하고 말았다. 하지만 주기철 목사는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성령께서 그의 의지를 굳게 붙잡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세상 속에 그리스도인임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그리스도인이 있다. 하지만 익명의 그리스도인으로 세상 속에 그리스도인임을 감추고 사는 그리스도인들도 많다. 더욱이 하나님의 숨은 뜻을 자신만이 알고 있다며 자기 자아를 내세우는 그리스도인들도 많다. 하지만 백보좌 심판대 앞에 분명하게 드러날 것을 바라보며 묵묵히 하나님의 뜻을 준행하는 그리스도인들도 있다. 지금도 우리 주님은 각자의 삶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묵묵히 실천하며 사는 그리스도인을 찾고 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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