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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미덕으로 삼은 프레몽트르 수도원의 재정이 바닥났다. 젖소를 돌보던 고셰 수사는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불로장생주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어릴 적 양부모의 어깨너머로 배운 모습을 떠올리며 6개월 동안 애쓴 결과 불로장생주를 빚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 술은 불티나게 팔려 수도원은 돈방석에 앉게 되었다. 그 공적으로 고셰 수사는 신부 서품까지 받았다. 그러나 그는 매일 술맛을 보느라 알콜중독자가 되어 있었다. 그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본 신부들은 “사탄아 물러가라”고 외치며 그를 내쫓았다. 수도원 원장은 그 혼자 기도하며 술을 빚도록 권고했다.
고셰 수사는 예전처럼 젖소를 돌보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원장은 “주님께서 모든 것을 책임지시니 아무 염려하지 말고 수도원을 위해 열심히 불로장생주만 빚으라”고 명령했다. 수도원은 많은 돈을 벌었지만 고셰 수사의 영혼과 육체는 주조장 안에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르무엘 왕이 말씀한 바 곧 그의 어머니가 그를 훈계한 잠언이라 내 아들아 내가 무엇을 말하랴 내 태에서 난 아들아 내가 무엇을 말하랴 서원대로 얻은 아들아 내가 무엇을 말하랴 네 힘을 여자들에게 쓰지 말며 왕들을 멸망시키는 일을 행하지 말지어다 르무엘아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 왕들에게 마땅하지 아니하고 왕들에게 마땅하지 아니하며 독주를 찾는 것이 주권자들에게 마땅하지 않도다 술을 마시다가 법을 잊어버리고 모든 곤고한 자들의 송사를 굽게 할까 두려우니라”(잠31:1∼5)
잠언의 마지막 장 말씀이다. 르무엘이 자기 어머니의 훈계를 기록한 것이다. 솔로몬의 잠언을 히스기야의 신하들이 편집한 것과 같다. 르무엘은 ‘내 아들아’하고 세 번씩이나 외친 어머니의 음성을 떠올린다. 어머니가 자신을 향해 여자들에게 힘을 쓰지 말라고 한 훈계를 되새김한 것이다.
왜일까? 유대 랍비 라쉬는 미드라쉬를 인용해 르무엘 왕을 솔로몬의 다른 이름으로 해석한다.1) 그가 천 명에 달하는 처첩(왕상11:3)을 거느렸는데 이방 여인이 다수였다. 그중엔 성전봉헌식 날 파라오 딸과 결혼해(왕상3:1) 점차 번제를 빠뜨렸고 우상숭배에 빠져들었다는 것이다.2) 그러니 그 어머니 밧세바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현숙한 여인’(잠31:10∼31)을 아내로 맞이하도록 권고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이 같은 해석은 르무엘 왕의 ‘말씀’을 칭하는 히브리어 ‘메싸’(מַ֝שָּׂ֗א)를 ‘신탁’(oracle)이나 ‘짐’(burden)으로 받아들일 때 가능하다. 만일 ‘메싸’를 북아라비아 종족의 이름이나 지명으로(창25:14, 대상1:3) 해석하면 달라진다. 그 경우에는 잠언 31장의 말씀이 북아라비아의 교훈집을 편집한 셈이 된다. 마치 잠언의 세 번째 책이 솔로몬의 시대보다 앞선 이집트의 「아멘엠오페의 교훈집」(Instruction of Amenemope)을 편집한 것처럼 말이다.3)
설령 이집트의 교훈집이나 북아라비아의 교훈집을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잠언으로 편찬했어도 변함없이 강조하는 게 있다.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이 그것이다. 그것은 솔로몬의 잠언 첫 번째 책(1장∼9장)과 두 번째 책(10장∼22장16절), 이집트의 〈아멘엠오페 교훈집〉을 편집해 엮은 잠언의 세 번째 책(잠22장17∼24장22절)과 네 번째 책(22장23∼34), 솔로몬의 잠언을 히스기야 왕의 신하들이 편찬한 잠언의 다섯 번째 책(25장∼29장), 아굴의 잠언으로 소개한 잠언의 여섯 번째 책(30장)과 르무엘 왕의 잠언으로 소개한 마지막 일곱 번째 책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의 방식 중에 끝까지 강조하는 게 있다. 포도주와 독주를 멀리하라는 게 그것이다. 왜일까?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이든 북아라비아의 르무엘 왕이든 포도주에 취해 산다면 판단력을 잃기 때문이다. 그 피해는 백성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광야행진 전에 제사를 시연할 때 나답과 아비후가 하나님 앞에 이교도의 불을 드리다 죽게 된 것도 실은 술에 취해 분별력을 잃은 까닭이었다.4) 술을 좋아한다는 우리나라 대통령도 그렇고 가정과 기업과 모든 공동체 리더라면 깊이 새겨야 할 말씀이다.
서두의 고셰 수사 이야기는 프랑스의 작가 알퐁스 도데의 〈고셰 신부의 불로장생주〉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가 지어낸 콩트지만 그 속에도 진리가 담겨 있다. 고셰 수사가 불로장생주를 빚어 수도원의 재정을 가득 채운다 한들 그가 술독에 빠져 버린다면 공의로운 일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목적을 위한 수단의 정당성을 결코 원치 않으시는 분이다. 하나님을 경외한다면서 자기 삶을 합리화하다 보면 어느새 술독에 빠져 개처럼 질질 끌려다니는 모습을 발견케 될 것이다.
1)https://www.chabad.org/library/bible_cdo/aid/16402/showrashi/true/jewish/Chapter-31.htm
2)https://etzion.org.il/en/tanakh/studies-tanakh/core-studies-tanakh/shlomos-monarchy-jerusalem-vi
3)https://www.planobiblechapel.org/tcon/notes/html/ot/proverbs/proverbs.htm
4)https://weekly-parashah.s3-us-west-2.amazonaws.com/parashah-082.pdf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60619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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