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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묵상LifeBible

영적인 외도에 빠지지 않는 길

by 권또또 202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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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 있는 동기 목사가 갑자기 목포에 내려왔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 근처에서 목회하던 그였는데 갑자기 전주로 이사를 간 것이다. 그가 갑자기 나타나 놀랐는데, 인근의 또 다른 동기 목사를 불러 우리 교회 사무실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때서야 왜 그가 전주로 올라갔는지 알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이런저런 소문만 무성했던 터였는데, 그는 ‘번 아웃 증후군’을 앓았던 것이다. 목회하면서 탈진한 것이었다. 2시간가량 그의 이야기를 들은 후에 함께 삼계탕을 먹었다. 교회접대비로 살 수도 있었지만 개인 비용으로 섬겼다.

 

그로부터 이틀 뒤 지방회 임원 목사님 한 분과 만났다. 우리 교회 예배당 외벽을 정크 판넬로 덧씌울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교단 선교국에 서류를 넣는데 몇 가지 서류가 더 필요한 까닭이었다. 그분에게 콩나물 국밥을 대접하면서 은혜로운 간증을 듣고 새 힘을 얻게 되었다.

 

그분은 서울의 한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섬길 때 여러 성도에게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제 그 교회 담임목사님의 은퇴 시기도 몇 년 안 남은 상태였다. 그 분이 은퇴하면 부교역자인 자기 자신을 그 교회의 담임목사로 청빙하기로 성도들이 뜻을 모았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 분은 우여곡절 끝에 우리 지방의 섬교회 담임목사로 부임을 했다. 그때부터 4년 넘게 섬교회를 섬겼지만 마음만은 늘 서울에 있는 그 교회에 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 교회가 아파트 종교부지를 받고 교회 예배당을 신축했는데 뜻밖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 교회와 인근 교회가 합병을 한 것이었다. 그 소식을 들은 그 목사님은 그야말로 모든 걸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때부터 하나님께서 자기 자신을 새롭게 빚으셨다는 것이다.

 

대저 음녀의 입술은 꿀을 떨어뜨리며 그의 입은 기름보다 미끄러우나 나중은 쑥 같이 쓰고 두 날 가진 칼 같이 날카로우며 그의 발은 사지로 내려가며 그의 걸음은 스올로 나아가나니 그는 생명의 평탄한 길을 찾지 못하며 자기 길이 든든하지 못하여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느니라.”(5:36)

 

‘음녀’로 번역된 히브리어 ‘조르’(זוּר)는 ‘낯선 사람’(stranger) ‘매춘부’(prostitute)를 뜻한다.1) 그 입술은 꿀을 떨어뜨리는 것 같지만 나중에 쑥 같이 써서 지옥으로 내려가게 만든다는 것이다. 솔로몬은 왕으로 재위하는 동안 700명의 아내와 300명의 첩을 뒀는데(왕상11:3). 그중에는 애굽 왕의 딸과 모압과 암몬과 시돈 지역의 여성들도 많았다. 그녀들을 왕비와 후궁으로 두면서 겪은 바를 솔로몬이 자신의 아들들에게 귀담아 듣도록 이야기한 것이다.

 

사실 고대 왕들은 적국과 평화로운 관계를 엮어나가고자 정략적인 혼인을 했다. 문제는 이방 여인들 대부분이 자국의 신을 숭배하고 있었고 매춘에 대해서도 자유로왔다는 점이다. 바로 그런 문화 풍습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자녀들이 이방 여인과 결혼하는 걸 금하신 것이다(신7:3∼4). 그녀들이 이스라엘의 자녀들과 결혼할 경우 하나님을 등지고 이방 신에게 물들도록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말이다. 다만 라합이나 룻과 같은 이방 여인들은 예외였다.2)

 

물론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이 이방 여인의 치마폭에 빠져드는 꼴을 좋아할 리 없었다. 더욱이 그녀들을 통해 예루살렘 땅에 이방 신상을 세우는 것도 못 마땅해 하셨다. 하나님께서 꿈을 통해 솔로몬에게 두 번씩이나 다른 신들을 따르지 말라고 말씀하신 이유도 그것이었다(왕상11:9). 그러나 솔로몬은 그녀들의 달콤한 사탕발림에 깊숙이 빨려들어간 상태라 돌이키지 못했다. 그와 같은 뼈아픈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도록 그의 아들들에게 당부하고 있는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음녀는 단순히 음탕한 여인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하나님을 등지고 세상 욕망에 빠져드는 모든 걸 말한다. 그것이 그 영혼의 머리채를 흔들어대는 우상숭배와 같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은 그만큼 하나님을 경외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성실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세상 음녀에 빠져들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자기 영혼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우리 교회 성도님이 근무하는 사업장에 심방을 갔을 때 그분이 한 이야기가 아직도 가슴 깊이 각인돼 있다. “우리 회장님은 이곳밖에 신경을 안 써요.”

 

'번아웃 증후군'을 앓은 그 동기 목사가 어떻게 회복했을까? 그의 아내가 해외여행을 보내줘서 2주일간 돌아보고 오니까 심신이 회복됐다고 한다. 서울교회의 담임목사직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은 섬교회 그 목사님은 지금은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섬으로 이사오게 해서 교회가 회복되게 하시기 때문이다. 주어진 일에 연애하듯 살아가는 것, 그것이 영적인 외도에 빠지지 않는 길이다.

 

 

 

1)https://www.blueletterbible.org/lexicon/h2114/kjv/wlc/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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