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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묵상LifeBible

어떻게 지혜롭게 살 것인가

by 똑똑이채널 2022.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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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가 경험한 이야기다. 하루는 자기 집에서 일하는 늙은 하인이 아무 말도 없이 일하러 오지 않는 것이었다. 그 일로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이 모두 어긋나고 말았다. 기분이 많이 언짢았는데 종으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하루종일 마음을 추스리며 분노를 다잡고 있는데 저녁 무렵 즈음에야 그 종이 나타났다. 그는 주인인 타고르에게 와서 아무 변명이나 말도 하지 않은 체 곧장 창고로 가서 빗자루를 꺼내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마당을 쓸기 시작했다. 

 

화가 치밀어 오른 타고르는 그 늙은 하인의 빗자루를 빼앗아 마당에 내동댕이치며 소리를 쳤다. “당장 그만 두시오! 여기가 당신이 오고 싶으면 오고, 오기 싫으면 오지 않는 그런 곳인 줄 알아요? 그런 생각으로 사니 평생 남의 집 종으로 살지. 당신 같은 사람은 일할 자격도 없으니 내일부터 오지 마시오. 당신은 오늘로 해고예요!” 

 

그런데 그 노인은 아무런 대구도 없이 다시금 빗자루를 들고 묵묵히 마당을 쓸려고 하는 것이었다. 타고르는 한층 더 핏대를 세우면서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당신, 지금 나를 무시하는 거요? 그만두라는 말 못 들었어요? 늙었다고 봐 주었더니 내가 바보지. 당장 끌어내기 전에 내 집에서 나가요!” 

 

​그러자 노인은 숨을 고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주인님,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그 동안 제가 이런 일이 없었잖아요? 아무 말씀도 못 드리고 이렇게 뒤늦게 나타난 것은 모두 저의 잘못입니다. 그런데 주인님, 어젯밤에 제 딸아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면서 노인은 여태 참아온 눈물을 터뜨리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깡마른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는 노인을 보는데, 타고르는 마치 몽둥이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날 이후 타고르는 어떤 사람에 대한 일을 들었을 때 “그럴 수 있겠구나!”라는 말을 새기며 살았다.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 이는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며 명철의 말씀을 깨닫게 하며 지혜롭게, 공의롭게, 정의롭게, 정직하게 행할 일에 대하여 훈계를 받게 하며 어리석은 자를 슬기롭게 하며 젊은 자에게 지식과 근신함을 주기 위한 것이니 지혜 있는 자는 듣고 학식이 더할 것이요 명철한 자는 지략을 얻을 것이라 잠언과 비유와 지혜 있는 자의 말과 그 오묘한 말을 깨달으리라.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잠1:1∼7) 

 

솔로몬이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잠언이다. 솔로몬은 젊은 시절 아가서를 썼고 왕이 된 후에 잠언을 그리고 늙어서는 전도서를 썼다.1) 솔로몬이 잠언을 쓴 이유가 뭘까? 어리석은 자는 슬기롭게 하고 젊은이들에게 지식과 근신을 주기 위해서, 명철한 자에게는 지략을 더 얻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실 잠언의 히브리어 성경 제목은 ‘이스라엘의 왕, 다윗의 아들, 솔로몬의 잠언’이다. 70인역은 ‘솔로몬의 잠언’으로 소개한다. 하지만 솔로몬이 잠언 전체를 쓴 건 아니다. 솔로몬이 잠언 삼천 개와 노래 천 다섯 편을 지었다(왕상4:32)고 말하지만 잠언 1∼24장은 솔로몬이 썼고 잠언 25∼29장은 히스기야 왕의 신하들이 편집했고 30장과 31장은 아굴과 르무엘 왕이 쓴 것으로 나온다. 잠언은 솔로몬이 쓴 내용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어서 ‘솔로몬의 잠언’이라고 부른 것이다.

 

더욱이 잠언은 솔로몬과 히스기야와 다른 왕들이 쓴 것을 후대 사람이 편집한 것이다. 시편도 포로기 이후의 학사 겸 제사장인 에스라가 편찬하여 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잠언도 포로기 이후에 누군가 편집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잠언’(箴言, Proverbs)이란 말은 히브리어로 ‘마샬’(מָשָׁל, masal)이다. ‘격언’(삼상10:12), ‘풍자’(욥27:1), ‘속담’(겔18:2, 합2:6) 등의 뜻이다. 잠언은 동어반복적인 구절이 많다. 잠언 26장은 미련한 자가 등장하고, 게으른 자가 그 뒤, 또 남의 말하기를 좋아하는 자, 그리고 악한 자가 사슬처럼 엮여 있다. 잠언 14장 12절은 16장 25절에, 10장 1절은 15장 20절에, 10장 2절은 11장 4절에, 10장 15절은 18장 11절에, 10장 6절은 10장 11절에, 11장 13절은 20장 19절에 똑같이 나오거나 변형돼 나온다. 왜 반복하고 있을까? 이스라엘 사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삶의 규례이자 덕목이기 때문에 속담처럼 새기며 살라는 뜻이다.

 

잠언의 전체 개요는 7부분으로 나뉜다. 1∼9장은 지혜에 대한 담론, 10장 1절∼22장 16절까지는 지혜에 대한 솔로몬의 2행시들, 22장 17절∼24장 22절까지는 지혜에 대한 30가지 격언들, 24장 23∼34절까지는 지혜에 대한 6가지 이상의 격언들, 25장∼29장까지는 지혜에 대한 히스기야의 격언들, 30장은 아굴의 지혜, 그리고 31장은 르무엘의 지혜에 대해 각각 기록하고 있다. 그렇게 7개 부분으로 나눈 것은 7개 그룹이 쓴 내용을 한 데 엮었다는 뜻이기도 하다.2)

 

잠언은 다른 구약성경처럼 율법이나 의식이나 예식 또는 희생 제사나 예배에 관한 부분이 나와 있지 않다. 오직 지혜를 사랑하는 삶을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이스라엘 사회에서 위로 하나님을 사랑하듯이 아래로 사람을 사랑하며 사는 방법을 가르쳐주고자 한 것이다. 가정과 친구와 사회에서 어떻게 지혜롭게 살 것인지 일깨워주는 것이다.

 

그런데 ‘지혜’(wisdom)로 번역된 히브리어 ‘호크마’(חָכְמָה)는 잠언에 125회 등장한다. 그만큼 ‘지혜’를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잠언에서 말하는 지혜란 혼돈과 어둠과 죽음으로부터 구별해 내는 것이다. 그것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만큼 지혜는 길거리와 광장과 시끄러운 길목과 광장이라는 삶의 한복판(잠1:20∼21)에서 깨닫는 것이다. 

 

타고르가 자기 집의 늙은 종을 통해 “그럴 수 있겠구나!”라는 말을 새긴 것도 그런 이치였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자초지종을 알지 못한 채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누군가를 정죄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그 마당에서 깨달은 것이다. “남의 신발을 신고 1마일을 걸어보기 전까지는 그 사람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는 말도 비슷한 격언이다. 잠언 1∼31장을 읽어나가는 동안 그런 지혜를 더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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