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사람이 다른 까닭에 고기의 크기도 다른 것 아니겠습니까?
조선 왕조가 문을 닫고 이 나라의 역사가 대한제국으로 새롭게 시작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그때 이 나라는 기독교 정신이 바탕이 된 서양 문명의 영향을 받아 그 동안 자리잡고 있던 양반과 중인과 상놈이라는 신분제도가 타파되기 시작했죠. 하지만 과거의 신분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사람들은 그때까지도 시대의 흐름을 수용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어떤 중인 신분의 사람이 당시 상놈 중에 가장 하층민에 속하는 백정의 집에 고기를 사러 갔죠. 그는 백정의 나이가 자기 아버지뻘 연배였음에도 백정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며 고기를 주문했죠. “아무개야! 나에게 돼지고기 한 근만 다오!”하고 말이죠. 그 말을 들은 백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 옆에 있는 푸줏간에 들어가 고기를 자르기 시작했죠. 그런데 그때 다른 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