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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묵상DewSermon/시편

나의 도움이 어디서올까(시121:1-8)

by 똑똑이채널 2022.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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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구 시인의 시집 〈무지리 사람들〉이란 책이 있는데, 그 책에 실린 시들 중에 ‘청계천 가서’라는 시가 있습니다. 그 중에 제 1연이 이렇습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죽고 싶을 때가 있다

이유야 어떻든 죽고 싶어질 때

나는 청계천 4가와 5가 쪽으로 달려간다.

단 하나의 목숨, 죽고 싶은 대로 다 죽을 수는 없는 법

죽고 싶은 대로 다 죽는다면

골백 번도 더 죽었겠지만

사람은 한 번 죽지, 두 번도 죽지 못하는 법

나는 그 때마다 골백 번도 더

청계천을 기웃거린다.

 

인간의 삶은 긴 여정입니다. 그 여정 속에 살다보면 그냥 살아지는 삶도 있고, 때로는 힘겹게 살아내야 하는 삶도 있죠. 금방 내 삶의 일부가 되는 것도 있고, 오래 세월이 지나야 내 삶에 속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웃으며 삶을 맞이할 때도 있지만, 울면서 그 삶을 들여다봐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일이 어긋나 손 쓸 틈도 없을 때가 있고, 심혈을 기울였는데 한 순간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일도 있습니다.

그렇게 내 삶이 힘들고 고달플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정대구 시인은 그럴 때면 청계천을 기웃거린다고 고백합니다. 그때의 청계천이란 지금처럼 잘 정비된 청계천을 말하는 게 아니죠. 길거리의 노점상과 그곳에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그때 그 시절의 청계천을 말하는 것이죠. 장사꾼들의 흥정하고, 사람들이 요란하게 떠들고, 온갖 노래소리로 가득 찬, 그 구성진 청계천 말입니다. 그 속에서 어울리는 모든 사람들은 실은 힘들게 살지만, 그래도 그 삶을 팽개치지 않고 열심히들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그들을 보면서 지친 자기 자신도 새 힘을 얻는다는 것이죠. 그래서 시인은 고난과 어려움이 닥칠 때면 “죽음을 삼켜 버리고도 남을 삶의 소리”가 있는 그 청계천으로 가라고 초청을 하는 것이죠.

어떻습니까? 그리스도인인 우리도 그 청계천으로 가야 할까요? 내 삶이 힘들고 고달플 때면 그 청계천을 찾아야 할까요? 오늘 본문의 시인은 특별한 장소로 가서, 그곳에서 자기 생을 점검하라거나, 특별한 곳에서 위로와 소망을 얻으라고 권면하지는 않습니다. 오직 주님을 바라보라고 권면합니다.

 

본문 1-2절을 통해 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내 삶에 죽음이 덮쳐오는 것 같고, 내 삶에 좌절이 밀려드는 것 같아, 불면증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시인은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하고 고백합니다. 여기에서 산은 특별한 산을 가리키는 게 아닙니다. 천지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의 세계 그 자체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 땅의 모든 만물을 하나님께서 지으셨다면, 지금 내가 처한 고통과 괴로움의 상태도 하나님께서 다 섭리하신 일이라는 것이죠.. 그러니 오직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아갈 이유와 힘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눈을 들어 산을 바라보겠다고, 이 세상의 천지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겠다고 다짐하는 것이죠.

 

그 하나님을 붙잡고 의지할 때, 과연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나의 도움이 되어주시는가? 본문 3-8절에 이렇게 읊조리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너를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이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이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네 오른쪽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낮의 해가 너를 상하게 하지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지 아니하리로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하게 하시며 또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

내가 창조주 하나님을 의지할 때 하나님께서 어떻게 나를 책임져주시는가? 첫째로 ‘실족지 않게 하시는 하나님’, 둘째로 ‘졸지 않으시는 하나님’, 셋째로 낮의 해나 밤의 달 같은 사람들, 곧 원수 같은 이들이 목숨을 노리지 않도록 ‘해치지 않게 하시는 하나님’, 넷째로 ‘모든 환란을 극복하게 하시는 하나님’, 마지막 다섯째로 ‘지금부터 영원까지 출입을 지키시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의 인생에 환난이나 역경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것은 이스라엘의 상황에서 하루 종일 햇볕만 내리쬐는 것과 같겠죠. 그곳에 먹구름도 없고, 비도 없는, 상황만 계속된다면, 모든 것들이 사막같이 메말라버리지 않겠습니까? 내 삶에 늘 햇볕과 같은 일, 좋은 일만 넘치면, 그것으로 인해 내 심령이 메마른 심령, 병든 심령이 되고 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 하나님께서는 내 삶에 역경과 고난을 허락하시는데, 그때 우리가 바라봐야 할 분은 오직 하나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를 통해 내 영혼이 하나님 앞에 다가설 수 있고, 내 영혼이 살 찔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내 인생에 힘든 환경이나, 힘든 사람을 만났을 때입니다. 그때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나를 가장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왜 그를 내 곁에 붙여주셨는가, 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미워서 얄미운 그 사람을 내 곁에 붙여주신 게 아닙니다. 나를 갈고 다듬어 보석과 같은 믿음의 사람으로 세우시고자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붙여주시는 것이죠.

 

제가 좋아하는 정현종 시인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 인 것을〉이란 시가 있는데, 그 시를 읽어드리는 것으로 오늘 말씀의 묵상을 마칠까 합니다.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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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하나님의 시간표

이 책은 지난 몇 년간 설교 말씀을 통해 나눈 예화다. br예화는 설교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다. br말씀의 이론을 실제화할 수 있는 간증이기 때문이다. br그만큼 예화는 설교에서 중요한 몫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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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시는 주님. 삶이 부서져라 흔들리고 괴로울 때, 나는 어찌 해야 합니까? 내가 정말로 힘든 상황을 마주하고, 넘을 수 없는 사람을 만날 때 나는 어찌 해야 합니까?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시옵소서. 티끌과 같은 나라도 오직 하나님만을 붙잡게 하시옵소서. 내가 마주한 그 역경들, 내가 넘을 수 없는 그 사람들조차 청계천으로 삼게 하시고 매 순간의 꽃봉오리로 대하게 하시옵소서. 그때 그 상황, 그 사람들을 통해 주님의 신비로운 꽃이 피어오르게 하실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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