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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묵상LifeBible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

by 권또또 2022.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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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키우고 있는 야생 바나나 ‘으름’(Akebia quinata)이다. 으름은 아름다운 꽃과 향을 가지고 있고 그 열매가 익으면 하얀 과육을 드러낸다. 한약명은 ‘목통’(木通)이다. 으름 줄기에 가는 구멍이 있어 양쪽 끝이 통한다고 해서 붙인 것이다.

 

으름은 암세포에 대해 90% 이상 억제 효과가 있고, 그 씨앗의 기름에 들어 있는 올레인 성분은 혈압을 낮추고 염증을 없앤다고 한다. 또 12경맥을 잘 통하게 해 주고, 모유가 부족한 이들에게도 좋고, 소변도 잘 나오게 도와준다고 한다.

 

사실 작년에도 꽃은 피었다. 분홍빛의 그 꽃들이 너무나도 고왔다. 그런데 그 어여쁜 꽃들이 비바람에 모두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올해는 그 멋진 꽃들과 함께 이토록 아름다운 열매가 풍성하게 열렸다. 2년의 아픔을 잘 통과하여 3년째 결실을 맺은 셈이다.

 

물론 예배당 옆 텃밭에는 으름만 있는 게 아니다. 키위와 체리와 보리수도 있다. 그 나무들도 모두 열매가 잘 크고 있다. 그러니 자식들을 키우듯이 녀석들을 애지중지한다. 물론 다 좋은 열매를 기대할 수는 없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하듯이, 아픈 손가락 같은 열매들도 있다. 그래도 내 자식처럼 사랑과 정성을 쏟아 붓는다.

 

하나님을 잊어버린 너희여 이제 이를 생각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너희를 찢으리니 건질 자 없으리라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그의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50:2223)

 

시편 50편은 ‘아삽의 시’다. 아삽은 베레가의 아들로 다윗 시대에 레위 지파 뮤지션의 수장이었다(대상16:4-5). 아삽은 시편 50편뿐만 아니라 73편부터 83편까지 모두 12편의 시를 썼는데, 그와 그 자손들이 성전예배용으로 부르고자 쓴 시다.

 

그런데 시편 50편은 이사야서(사1:11-20)와 미가서(미6:6-9)의 내용과 흡사하다. 하나님께서는 천천의 숫양보다 통회하는 심령을 기뻐하신다는 것이다. 아삽이 그렇게 고백한 것은 다윗 시대에 하나님의 심판을 목격한 까닭이다.

 

다윗은 15살 때 왕으로 기름부음 받았지만 8년 넘게 사울에게 쫓겨 다녔고, 30세에 유다 지파의 왕이 되어 난공불락의 여부스 성읍을 점령해 다윗성으로 명명했다. 드디어 37살에 온 이스라엘 지파의 왕이 되어 하나님의 법궤를 다윗성으로 모시고자 했다.1)

 

그날 법궤를 수레에 싣고 오는데 웃사가 거드름을 피우자 하나님께서는 즉각 심판했다(대상13:10). 그러자 다윗은 법궤를 오벳에돔의 집에 3개월 모시게 했고, 그 후 레위인들을 동원해 법궤를 메고 오도록 했는데 아삽은 레위지파 찬양대원들과 함께 수금과 비파와 나팔을 불면서 하나님을 경배했다.

 

그러니 아삽이 어찌 하나님의 생생한 심판을 잊을 수가 있겠는가? 훗날 솔로몬이 성전을 짓고 법궤를 지성소에 모시려 할 때도 아삽은 자기 자손들이 하나님을 온전히 경외하길 바랐을 것이다. 하나님의 법궤 앞에 주름잡는 자, 하나님의 말씀을 가볍게 여기는 자, 하나님의 제사를 업신여기는 자는 심판하신다고 말이다. 그만큼 아삽은 자기 자손이 하나님을 진정으로 경외하길 바라며 가르치고 또 가르친 것이다.

 

 

한 청년 개미가 큰길 건너편에 사는 아가씨 개미를 사랑했다. 어느 날 그는 애인을 만나기 위해 용기를 내어 큰길을 건너기로 결심했다. 그 큰길은 오래되어 낡고 험한 아스팔트 길이었다. 그 때문에 아버지 개미는 무척 염려했다.

 

그때 아버지 개미는 아들 개미에게 건너갈 때 쓰라고 아주 기다란 지푸라기 두 개를 등에 업혀줬다. 아들 개미는 그걸 왜 가져가야 하느냐고 하면서 아버지 개미에게 항의했지만 아버지의 말이라 어쩔 수 없이 따랐다.

 

그 청년 개미는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투덜거리며 그 길을 걸어갔다. 그런데 조금 가다 보니 아스팔트에 상당히 넓어 보이는 갈라진 틈새가 보였다. 그 틈새는 그에게는 깊은 벼랑과도 같은 난관이었다. 그는 낙담한 채 등에 업고 있던 지푸라기 두 개를 팽개치면서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랬더니 그 지푸라기가 어느새 틈새 사이로 떨어져 그곳을 건너갈 수 있는 다리가 되어주었다. 무거운 짐이라고 생각했던 지푸라기가 구원의 다리가 된 것이다. 그 다리를 다 건넌 아들 개미는 인생의 경륜 속에서 터득한 아버지 개미의 지혜에 감탄했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 그렇지 않겠는가? 작은 으름 나무를 키우는데도 온갖 정성과 사랑을 쏟아야 하건만 커가는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는가?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은 자식이 세상의 경륜을 터득하며 살길 바란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진실되게 경외하는 법도 가르쳐야 하는 게 부모의 몫이다. 그 자손이 풍성한 열매를 맺는 비결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1) 권성권, 〈세상이 흔들릴수록 우직해야〉, (북팟·2022), 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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