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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 이사하는 성도의 짐을 차로 날랐다. 10평 정도 되는 방이 아늑하고 산뜻했다. 무엇보다도 교회 예배당과 가까워서 좋다고 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짐을 나르는 성도의 모습을 볼 때 15년 전 서울에서 이사했던 그분의 얼굴이 겹쳤다. 그때 그분도 충주에 살던 짐을 모두 싸서 서울로 이사했는데 그 이후 모든 게 잘 풀렸다. 잠깐의 휴지기는 재충전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걸 그때 생각했다.
며칠새 힘이 쭉 빠졌다. 여태 기도하며 긴장하던 일이 너무나도 잘 풀려서 그런 걸까? 아니면 코로나 19 때문일까? 코로나 19는 잠깐 스쳐지나갔다. 그래도 그 여파에 기운이 빠졌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어도 예쁜 꽃을 보면 마음이 한결 좋아진다. 특별히 올해 처음 꽃을 피운 키위는 정말로 멋지고 우아하다. 마치 바다속을 자유롭게 거니는 해파리처럼 생겼다. 멋진 왕관을 쓴 꽃과 같다.
키위는 과일 중에서 영양소밀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C는 포도의 7배, 사과의 9배가 함유돼 있다고 한다. 칼슘은 포도의 2.5배, 사과의 10배에 달한다고 한다. 생 키위에는 악티니딘(actinidin)이라 불리는 소화효소가 함유돼 있어 소화불량 해소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어디 그뿐이랴? 키위는 독소제거와 피부개선에도 좋고 면역력 강화에도 최고라고 한다.
여름철이 되면 무더운 날씨 때문에 짜증이 나고 답답할 수 있다. 요즘 같은 코로나 19 상황에서는 더욱더 힘들어할 수 있다. 그럴 때 잠시 짬을 내서 키위를 먹는 것도 좋은 활력을 되찾는 일일 수 있을 것이다. 올 여름철에는 교회 예배당 옆 텃밭에 자라고 있는 키위를 하나씩 하나씩 따 먹으며 독소도 제거하고 면역력도 충전해볼 생각이다.
“하나님이여 주의 이름으로 나를 구원하시고 주의 힘으로 나를 변호하소서 하나님이여 내 기도를 들으시며 내 입의 말에 귀를 기울이소서 낯선 자들이 일어나 나를 치고 포악한 자들이 나의 생명을 수색하며 하나님을 자기 앞에 두지 아니하였음이니이다(셀라) 하나님은 나를 돕는 이시며 주께서는 내 생명을 붙들어 주시는 이시니이다”(시54:1∼4)
시편 54편의 표제 곧 히브리성경의 1∼2절 말씀이 이렇다. “다윗의 마스길, 현악에 맞춘 노래, 십 사람이 사울에게 이르러 말하기를 다윗이 우리가 있는 곳에 숨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던 때에.” 이는 사무엘상 23장 19∼28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다윗이 사울의 칼날을 피해 도망치다 십 광야에 숨어 들어갔는데 그곳의 사람들이 사울에게 밀고한 상황 말이다.
사실 십 족속은 다윗과 같은 유다 지파의 출신이다.1) 다윗도 같은 혈족이라 그곳의 황무지에 숨어 들어간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사울 왕에게 다윗이 숨어들어온 것을 고발하고 말았다. 배신한 형제는 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되고 만다. 그 때문에 다윗은 그 족속을 향해 “낯선 사람”(3절)이라고 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 시를 썼으니 다윗의 마음이 얼마나 곤궁했겠는가? 그 절박한 상황에서 다윗은 하나님께 간구하며 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이다. 믿었던 혈족이 자신의 등에 칼을 꽂은 것과 같은 상황이었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괴로웠겠는가?
그런데 3절과 4절은 완전히 급반전을 이룬다. 이유가 뭘까? ‘셀라’라는 단어 때문이다. ‘셀라’는 음악 용어로는 ‘쉼표’를 뜻하다. 문장용어로는 ‘휴지기’를 의미한다. 그리고 신앙용어로는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아멘’과 같다. ‘셀라’는 하던 일을 멈추고 주변 상황을 돌아보라는 뜻이다. 책을 읽는 이들은 그 부분에서 숨 고르기를 하며 재음미를 해보라는 의미다. 신앙인들은 지금 처한 상황에서 하나님의 은혜 앞에 묵상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권고다.
4절부터 다윗의 기도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도 바로 그 때문이다. 여태껏 피붙이로 믿었던 십 족속의 배신으로 인해 다윗이 수렁에 빠졌는데, 그 속에서도 다윗은 ‘셀라’하면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그러자 위로부터 공급해주시는 주님의 은혜를 통해 새 힘을 얻은 것이다. 다윗이 그 깊은 인생의 깊은 수렁에서도 자기 생명을 붙들어 주실 주님을 믿고 신뢰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오늘 10평 되는 공간의 환경에 잠깐의 거처를 옮긴 성도도 그럴 것이다. 비록 그 환경이 녹녹치 않지만 그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주님께서 도약케 하실 재충전의 발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철에 키위 한 알로 심신을 달래며 면역력을 재충전하듯 말이다. 누구라도 인생의 수렁에 빠져 있을 때는 다윗처럼 주님 앞에 나아가 은혜의 셀라를 구해야 한다. 그때 위로부터 새 힘을 주시고 술술 풀리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체험케 될 것이다.
1)https://929.org.il/lang/en/page/621/post/8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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