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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BookReview

귀 먹은 하나님? 화상 당한 하나님?

by 똑똑이채널 2022.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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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 목사의 〈아! 욥〉이란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동서고금의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 중에는 욥기 전문가는 별로 없는데, 욥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을 것 같은 이들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이들이 한 때 어디선가 한 말이 독자들의 욥기 이해에 얼마나 큰 빛을 비추는 지를 꾸준히 밝혀준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적어도 90여명 이상의 길벗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학자들은 욥기서가 바벨론 포로로 잡혀갔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페르시아의 왕 고레스의 칙령으로 해방돼 그리던 고국에 돌아온 이후의 상황을 반영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아카드어로 이란 말이 하늘 아버지는 어디에 계시는가라는 뜻이라고 한다.

예레미야 애가에서는 우스를 에돔 지역으로 소개하고 있다(예레미야애가4:21)

15절까지는 화창한 봄날과 같은 인생의 정경이라면 6절부터는 먹구름이 몰려오는 모습이다.

 

침묵의 작가인 엔도 슈사쿠는 사탄이 마치 먼지처럼 우리 속에 조용히 쌓여 우리를 더럽히고 마비시킨다고 말합니다.

먼지처럼 조용하기에 경계심을 갖고 대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차라리 사탄이 매우 위협적인 몸짓으로 다가온다면 방비 태세를 갖출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하나님도 사탄의 부지런함을 잘 아시는 것 같습니다.

 

독일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주전 8세기부터 주전 2세기 사이에 인류의 영성과 문화 수준이 꽃을 피웠다고 하여 이 시기를 지구의 자전축에 빗대 차축시대라고 명명했습니다.

인류문명은 그 시대를 중심으로 해서 돌고 돌았다는 것이지요. 팔레스타인에서는 이사야, 에레미야, 아모스, 호세아를 비롯한 예언자들이 등장하고, 그리스에서는 호메로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등이 등장하고, 페르시아에서는 조로아스터가, 동양에서는 석가모니 붓다와 공자, 맹자, 노자, 장자, 제자백가 등이 등장합니다. 지금도 우리는 길이 막힐 때마다 그 분들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곤 합니다.

 

김기석 목사님이 강화도의 교동에 있는 곳에 집회를 갔는데, 그 전주에 갔던 이현주 목사님의 책을 놔두고 갔다고 한다.

김기석 목사님의 그 후에 집회하러 온다고 해서 남겨두고 간 것이다. 그 책이 드림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것인데, 그 책 어디를 봐도 발행인도 없고 책의 정가도 없었다고 한다. 다만 그 드림이라는 출판사에 대한 설명이 이렇게 나와 있었다고 한다.

주식회사 드림은 태어날 때 이미 모든 것을 받았으니 우리가 이제 할 일은 도로 내어드리는 것밖에 없다는 생각에 동의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에는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많습니다. 회사 내규도 없고, 이사진도 없고, 사장도 임원도 없고, 사무실도 없고, 예산도 없고, 기획조차도 없습니다. 그래도 창립 이래 여태까지 무언가를 세상에 드릴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우리들에게 응답하소서 혀 짤린 하나님

우리 기도 들으소서 귀 먹은 하나님

얼굴을 돌리시는 화상 당한 하나님

그래도 당신은 하나 뿐인 민중의 아버지

-민중의 하나님부분

이 노래는 도무지 하나님의 속성과 결합될 수 없는 단어들이 등장한다. 가사를 놓고 보면 불경하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노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황에서 터져 나온 약자들의 억눌린 함성이다. 침묵하고 계시지만, 듣지 않는 듯 보이지만 여전히 그분만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곤고한 사람들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가수 조영남 씨의 어머니는 남편이 중풍으로 자리에 눕자 조그만 집을 마련해 세를 주고, 월세를 받아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세든 이 가운데는 가짜 꿀을 만드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가끔 그분의 일을 도왔는데, 조청을 저어가며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하고 찬송을 부르는 어머니였습니다. 하도 이상하게 보여서 물어봤다고 합니다.

엄마는 동네에서 제일 유명한 권사가 어떻게 가짜 꿀 만드는 걸 십 년 동안이나 도와줄 수 있습니까? 맨날 주여 주여 하면서...”

그러자 어머니는 숨도 안 쉬고 곧바로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안 그러면 방세가 안 나오잖아.”

어떻습니까? 산다는 것은 이렇게 처절한 거지요. 또 재미도 있고요. 우리 삶의 모든 선택에 도덕적인 판단의 잣대를 들이대면, 세상은 참 각박해지지 않을까요? 누가 와서 거짓말을 하면 더러는 알면서도 넘어가주고 연속극을 보다가 그 뻔한 이야기에 눈물도 찔끔 흘러보고.. 조영남 씨는 한 사람이 가장 인간답게 보일 때는 극히 보편적인 삶을 살면서도 그 삶이 향기를 품을 때라고 말합니다.

 

소설가 이승우의 데뷔작인 에리직톤의 초상은 신성한 세계가 무너진 세상의 암울함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는 신화에 등장하는 에리직톤에게서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테살리아의 왕이었던 에리직톤은 아주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평소에 신들조차 우습게 알았습니다. 멋진 연회장을 지으려던 그는 좋은 나무를 찾다가 데메테르 여신에게 바쳐진 신성한 숲에 큰 참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종들에게 그 나무를 베라 이릅니다. 하지만 종들은 신의 저주가 두려워 감히 나무를 베려 하지 않습니다. 에리직톤은 스스로 도끼를 들고 그 나무를 내리칩니다. 도끼날이 박힌 그 자리에서 피가 솟아나왔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미침내 나무는 쓰러졌고, 그 나무에 깃들어 살던 요정은 데메테르에게 가 사정을 고하고는 그에게 벌을 내려달라고 합니다. 데메테르가 그에게 내린 벌은 굶주림의 고통이었습니다. 이후 에리직톤은 어떤 풍부함에도 만족할 수 없게 되었고 늘 허기증에 시달렸습니다. 그는 가진 재산을 다 팔아 음식을 사 먹었고, 나중에는 사랑하는 딸까지도 종으로 팔았습니다. 결국 그는 자기 팔다리까지 다 먹어치운 후에야 죽음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오늘 우리가 느끼고 있는 허기증혹은 결핍증은 하나님께 등을 돌리고 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존재 자체이신 하나님이 아닌 다른 존재자들로 속을 채우려는 이들의 허망한 노력을 에리직톤 이야기는 절묘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김기석 목사님이 아는 어느 분이 아내와 함께 네팔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그는 페와 호수에서 뱃놀이를 하면서 바라본 히말라야 영봉에 반했다고 하더군요. 어느 순간 그는 호수 물결 위에 비친 그 영봉의 빙설이 은빛 비늘로 부서지며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그의 아내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하더랍니다. “여보, 이젠 죄짓지 맙시다.” 이야기 끝에 그는 평생 가슴에 품고 갈 감동어린 풍경 한두 컷이 있다면 무서운 생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누구라도 압도적인 크기 앞에 서면 자신의 유한함을 절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맑은 밤하늘의 별을 볼 때 쉼 없이 출렁이는 바다 물결 앞에서, 사람들은 말을 잊습니다. 더럽힐 수 없는 깨끗함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네사렛 호숫가에서 벌어진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밤새도록 애썼지만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한 시몬에게 주님은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내려서 고기를 잡으라고 말씀했습니다. 그가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자 많은 고기떼가 그물에 걸려들었습니다. 시몬은 그물을 건져놓고는, 즉시 예수의 무릎 앞에 엎드립니다. “주님, 나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나는 죄인입니다.”(5:8) 여기서 죄인이라는 말은 법적 도덕적 잘못을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자기의 작음에 대한 자각이고, 하늘을 잊고 살아온 자기 삶에 대한 반성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에게서 하나님의 현존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 앞에 서면 누구라도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보통 육안으로 2,000개 정도의 별이 보이면 별이 총총하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우주 공간에 있는 별의 수효가 얼마나 될까요? 무려 700나 된다고 합니다. ‘1020제곱이라고 하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어떤 이는 지구상의 모든 사막과 해안에 있는 모든 모래알 개수보다 10배가 많은 수가 바로 700해라고 합니다. 이건 거의 무한에 가까운 것이죠. 욥기서의 저자는 하나님께서 그 광대무변의 세계를 질서있게 운행하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흔들릴수록 우직해야

북팟

www.bookpod.co.kr

*이 책을 읽고 더 읽어봐야 할 책*

1.고통당하는 이들을 떠올리는 책

비르질 게오르규의 25

에릭 스프링스티드, 시몬느 베이유, 권은정 옮김, 분도출판사.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소포클레스, 소포클레스 비극, 안티고네

이정록, 어머니 학교

랭돈 길키, 산둥수용소

 

2. 삶의 부조리에 관한 책

사무엘 베게트, 고도를 기다리며

카프카 변신, 카뮈의 이방인시지프스의 신화

밀란 쿤데라, 무의미의 축제

엘리 위젤, 샴고로드의 재판

 

3. 신화와 사탄의 존재와 관련된 책

괴테, 파우스트

호메로스, 오딧세이아

 

4. 우울증과 고독의 관한 책

파커J. 파머, 가르칠 수 있는 용기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다나카와 슌타로, 이십억 광년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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