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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묵상DewSermon/창세기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창9:1-29)

by 권또또 2021.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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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acinto Brandi, The Drunkenness of Noah, 17th century

 

본문 1절입니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하는 말씀을 어디서 들어 보지 않았나요?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지으시고 하신 말씀이 그것이었습니다. 창세기 128절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그런데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내용은 같지만 그 뒤가 다릅니다. 아담에게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고 했지만 노아에게는 모든 짐승과 새와 물고기들이 너희를 두려워하며 너희를 무서워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죠. 아담의 때에는 모든 생물이 사람을 따르고 순종했지만 노아의 때부터는 생물들이 사람을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인간에 대한 거부감이 생겼다는 뜻입니다.

또 다른 차이점이 있습니다. 아담의 때에는 지면에서 나오는 채소와 열매로 먹을 거리를 삼게 하셨습니다. 그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짐승과 새들도 푸른 풀을 먹고 살게 하셨죠. 하지만 홍수심판 이후에는 짐승 곧 고기를 잡아 먹게 하신 것입니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요? 흔히들 그렇게 말하죠. 홍수 이전에는 지구의 물 층이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태양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그 후에는 물 층이 사라져 인간은 단백질을 채워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이죠. 홍수 후에 인간의 수명이 120세 안팎으로 줄어든 것도 그런 연유죠.

그런데 짐승을 잡아먹는다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죠. 왜냐하면 인간의 다스림을 받던 대상이 이제는 먹거리가 되었기 때문이죠. 그 이전에는 인간에게 다스림을 받던 짐승과 인간 사이에 평화가 성립되었는데, 이제는 그게 깨진 것이죠. 그만큼 죄가 들어온 이후에 창조의 질서가 깨진 것입니다. 그만큼 죄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장벽뿐 아니라 동물들과의 관계도 뒤틀리게 한 것이죠. 죄가 먹이사슬의 구조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렇기에 고기를 먹고 사는 게 꼭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죠.

 

본문 4절입니다. 그러나 고기를 그 생명 되는 피째 먹지 말 것이니라

이 말씀을 두고 피가 들어간 음식은 절대로 먹지 말라고 해석을 합니다. 우리나라의 선짓국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죠. 유럽에는 우리의 순대와 비슷한 부댕(Boudin)이라는 게 있는데 그 내부를 선지로 채운 것이죠. 에스키모인들은 짐승을 잡아 피와 함께 날로 먹죠. 유대인들은 지금도 코셔’(Kosher)라는 음식법 속에서 랍비의 입회 하에 도축을 하고 소금으로 문질러 피를 제거한 고기만 먹도록 하죠.

그런데 피째 먹지 말라고 말씀하신 걸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 받아들여야 할까요? 문자 그대로를 지켜야 한다면 레위기 11장에서 명령하는 굽이 갈라진 음식, 오늘날의 돼지고기 같은 것은 먹지 말아야 하겠죠. 신약성경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죠. 고린도 교회에서 우상 앞에 드린 음식을 먹는 일로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그때 사도 바울은 뭐라고 권면했나요? 고린도전서 8장을 통해 우상의 제물에 대해 우상숭배 행위 없이 그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믿음이 연약한 자가 시험에 들게 된다면, 자신은 먹어도 괜찮지만, 그 사람을 실족시키지 않기 위해 먹지 않겠다고 말하죠.

그렇다면 피째 먹지 말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겠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그 본질을 기억하라는 뜻이죠. 구체적으로 말하면 필요한 만큼만 잡아서 먹되, 그것을 즐기기거나 포획해서 쌓아두기 위해 잡지 말라는 것이죠. 사자나 호랑이는 배부르면 다른 짐승이 있어도 신경을 쓰지 않는데, 인간은 더 채우고 장사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포획을 하는데 그렇게 하지 말라는 뜻이죠. 더욱이 마구잡이로 짐승을 잡다 보면 사람에 대한 생명조차 가볍게 여기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만큼 짐승을 피째 먹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은 죄가 세상에 들어오기 전의 세상과 그 이후의 세상을 분별하며 살라는 뜻이 담긴 말씀입니다.

 

본문 21-25절입니다.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그 장막 안에서 벌거벗은지라 가나안의 아버지 함이 그의 아버지의 하체를 보고 밖으로 나가서 그의 두 형제에게 알리매 셈과 야벳이 옷을 가져다가 자기들의 어깨에 메고 뒷걸음쳐 들어가서 그들의 아버지의 하체를 덮었으며 그들이 얼굴을 돌이키고 그들의 아버지의 하체를 보지 아니하였더라 노아가 술이 깨어 그의 작은 아들이 자기에게 행한 일을 알고 이에 이르되 가나안은 저주를 받아 그의 형제의 종들의 종이 되기를 원하노라 하고

노아가 포도주에 취해 발가벗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그 일로 세 아들 곧 야벳과 함과 셈이 아버지의 추한 모습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홍수 전에는 노아가 하나님 앞에 의롭다고 인정을 받았지만 홍수가 끝난 이후 포도주를 마시고 취해서 벌거벗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만큼 영적으로 긴장했던 삶이 느슨해진 모습이죠. 인간의 의로움이란 자랑할 게 없는 것이죠. 오직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만 인간은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때 야벳과 셈은 아버지의 벗은 모습을 가려주고 덮어줍니다. 함은 아버지의 치부를 다 까발리죠. 문제는 노아가 그런 함을 저주한 게 아니라 함의 아들 가나안을 저주했다는 것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본래 하나님께서는 노아와 세 아들에게 복을 주시면서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하셨죠. 그 말씀 앞에 노아는 순종하고자 했다면 함을 저주할리 없었겠죠.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겠죠. 이른바 평소 가나안의 삶이 하나님의 뜻과 어긋나 있었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만약 함이 행한 일로 저주를 받았다면 구스, 미스라임, , 가나안’(10:6, 대상1:8)까지 모두 저주를 받았겠죠. 하지만 노아가 함의 막내 아들 가나안만 저주한 것은 평소 그의 삶과 직결된 것이었겠죠. 훗날 가나안 땅이 성적 타락과 우상숭배의 근거지가 된 것도 가나안의 삶과 결코 무관치 않는 데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가나안은 저주를 받아 그의 형제의 종들의 종이 되기를 원하노라”(9:25) 한 예언은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을 정복할 때 성취케 된 것이죠.

물론 노아가 술에 취해 옷을 벗고 추태를 드러낸 모습은 간과할 수가 없는 것이죠. 그만큼 노아는 하나님 앞에서 늘 긴장하며 살아야 하는 존재였습니다. 노아가 술에 취해 실수한 것은 술이 주는 달콤함에 빠져들었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한 모금 마시면 달콤하고 또 한 모금 마시면 어느 순간 취해 정신을 잃은 것이죠. 술에 취하면 술이 사람을 잡아먹고, 노름에 빠지면 노름이 그 집안을 잡아먹고, 쇠가 녹이 슬면 녹이 그 쇠를 잡아 먹듯이 말이죠. 그래서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이 노아가 말씀 앞에 자신을 날카롭게 하며 살아야 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 사데교회를 향해 일깨어라’, ‘영적으로 잠들지 말고 깨어 있어라하신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습니다.

 

 

[전자책] 하나님의 시간표

이 책은 지난 몇 년간 설교 말씀을 통해 나눈 예화다. br예화는 설교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다. br말씀의 이론을 실제화할 수 있는 간증이기 때문이다. br그만큼 예화는 설교에서 중요한 몫을 차

www.aladin.co.kr

 

*묵상

 

오늘 말씀을 통해 주님께서 우리에게 깨닫게 하시는 음성이 무엇입니까?

죄가 하나님과 동물과의 관계도 깨뜨리게 되었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사람이든 동물이든 생명의 본질을 소중히 여기며 살라는 말씀입니다.

더욱이 우리를 달콤하게 유혹하는 것들을 늘 경계하라는 주님의 음성이죠.

하나님 앞에서 영적인 긴장감을 잃지 말고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듯이 말씀 앞에 나를 굳게 세우라는 뜻입니다.

평소에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좇는 삶의 방식인가, 아니면 가나안의 방식을 좇아 사는 자인가, 돌아보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오늘도 가나안의 방식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좇아 영적인 긴장감을 놓지 않고 사는 하루가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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