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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는 2011년 10월 5일 숨을 거뒀다. 향년 56세였다. 세상에서 가장 똑똑했고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2003년 10월 그는 췌장의 신경내분비종 곧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췌장암은 대부분 발견할 당시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고 치료법도 효과적이지 않다. 다만 신경내분비종은 악성이라도 완치가 가능하고 생존률도 높다. 잡스의 종양도 예후가 좋아 의료진이 당장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똑똑함만 믿고 의사 앞에서 대체의학을 고집하다 죽은 것이다. 인생의 수렁에 빠졌을 때 자신의 우매함(시69:5)을 인정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수면에 나와 눈 부신 햇살을 받으니 살아 숨 쉬는 그 자체로 좋았다. 지나간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있을지 모를 미래에 목매지도 않으면서 진정으로 살고 싶어졌다.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거센 물살을 헤엄치듯이.”(295쪽)
정대건의 장편소설 〈급류〉에 나오는 이야기다.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증오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온 31살 도담의 모습이다. 이 책은 17살 도담과 동갑내기 해솔의 사랑과 성장을 다룬다. 저수지와 계곡이 유명한 ‘진평’을 무대로 서사가 펼쳐진다. 도담은 진평의 일급구조대원 딸이고 해솔은 서울에서 엄마와 단둘이 진평으로 내려온 아들이다. 그 둘의 아빠와 엄마가 급류에 휩쓸려 죽으면서 둘 사이의 이별과 사랑이 거듭된다.
사람이 성장하듯 사랑도 성장할까? 정답은 없다. 그저 10대 시절엔 끌림과 호기심으로 사랑에 빠져든다. 20대 시절엔 사랑 때문에 상처받고 죄책감도 밀려든다. 30대 시절엔 사랑에 빠져드는 게 아니라 주체적으로 사랑을 선택한다. 도담과 해솔을 둘러싼 승주와 선화의 일방적인 사랑, 창석과 미영의 이룰 수 없는 사랑, 정미의 버려진 사랑도 그렇다. 해솔의 할머니처럼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안쓰러운 사랑도 있기 마련이다.
사랑에 관한 소설이라 그런지 이 책은 여운이 깊다. 급류에 휩쓸리듯 책도 술술 익힌다. 소용돌이에 휘말리듯 몰입감은 극에 달한다. 영화〈소방관〉을 보다 잠든 것과 달리 〈글래디에이터2〉를 보듯 흥미진진하다. 더욱이 인생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을 때 빠져나오는 방법은 곱씹어 볼 만하다. 그때는 허우적대지 말고 숨을 참고 밑바닥까지 잠수해야 헤어나올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자기 힘을 빼고 죽은 듯해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들이 곧 그물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르니라”(마4:20)
여기에 ‘버려두다’는 헬라어 ‘아피에미’(ἀφίημι)는 ‘떠나보내다’ ‘남겨두다’ ‘포기하다’는 뜻이다. 구약의 히브리어로는 ‘야짜’(יָצָא)다. ‘떠나다’(창4:16) ‘항복하다’(렘38:21)는 의미다.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후 아담처럼(창3:8) 하나님의 낯을 피해 에덴 동쪽에서 방황했다. ‘동쪽’(קָדַם)이란 말 자체가 만남을 뜻하듯 하나님을 갈망한 것이다. 가인은 그곳에서 방황하다가 에녹을 낳고 성읍도 에녹(חָנַךְ)이라 칭했다. ‘헌신하다’ ‘훈련하다’는 뜻이다. 가인이 죄의 소용돌이에 빠졌을 때 자기 힘으로 살려고 발버둥쳤지만 아무런 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고 하나님께 항복하여 헌신한 것이다. 베드로와 형제 안드레도 그렇듯 자기 경험과 능력을 내려놓고 주님께 항복하여 따른 것이다.
어린 꼬마가 엄마와 함께 마트에 갔다. 주인 할아버지는 귀여운 꼬마를 보자 자기 손주 생각이 났다. 그래서 사탕이 들어있는 유리병을 통째로 내밀며 원하는 만큼 움켜쥐도록 했다. 꼬마는 기쁜 마음으로 손을 넣었지만 금방 꺼내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본 할아버지는 자기 손으로 한 움큼 집어서 꼬마에게 줬다. 사탕을 받은 꼬마는 ‘감사합니다’하면서 웃음을 지었다. 가게를 나온 엄마가 물었다. “할아버지가 사탕 한 줌을 집으라고 했을 때 왜 빈손으로 꺼낸 거야?” 꼬마는 대답했다. “할아버지 손이 내 손보다 훨씬 크잖아요.” 자신의 작은 손보다 할아버지의 큼직한 손에 맡기면 훨씬 많은 것을 받을 수 있다는 걸 꼬마가 생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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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일생과 편지 | 바울은 누가 뭐래도 복음 전도자였다. 그가 복음 전도자로 활동한 것은 그의 곁에 위대한 동역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나바, 디도, 실라, 디모데, 누가, 루디아, 야손, 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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