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여호와의 명령대로 그 노정을 따라 그들이 행진한 것을 기록하였으니 그들이 행진한 대로의 노정은 이러하니라”(민33:2)
모세가 지난 40년간의 광야 여정을 되짚어본 상황이다.
그들은 유월절 다음날 라암셋을 떠나 숙곳에 진을 쳤다가 가나안 땅으로 곧장 올라갈 수 있는 에담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비하히롯으로 길을 틀어 홍해를 건너 시내광야에 당도했다.
7개월간 성막을 만들어 펼친 후에는 광야행진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38년 만에, 출애굽한 지 40년 만에, 요단강 강둑에 당도한 것이다.
민수기 32장에는 광야 40년 여정에 지나온 42곳을 밝히고 있다.
물론 ‘릿마’(민33:18)과 ‘림몬베레스’(민33:20)는 모세오경의 다른 곳에 나오지 않는다.
유대 랍비 라쉬(Rashi)는 42곳 중 처음 14곳(민33:3∼18, 민12:16)은 바란 광야에서 정탐꾼을 보내기 전의 장소이고,
뒷부분의 8곳(민33:38∼49)은 40년에 접어들어 이동한 곳이라면서,
광야 38년간 그들은 20곳(민33:19∼37) 정도 이동한 셈이었다고 밝힌다.1)
무엇을 생각하게 할까?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을 강제적으로 이끌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광야 출발(민1∼19장)과 끝자락(21∼36장)에서도 불평과 원망이 끊이지 않았고,
오죽했으면 38년의 삶을 민수기의 기록에 담지 않았는데,
그런데도 하나님은 그들을 몰아 세우지 않았던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그만큼의 자율권을 보장해 준 셈이었다.
모세가 42곳을 바라보며 무슨 회상을 했을까?
하나님의 은혜 외에는 다른 것을 떠올릴 만한 게 없었을 것이다.
400년간 노예로 살던 그들이 광야 40년을 헤쳐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긍휼하심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일한 기억을 떠올린 시편에서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양 떼 같이 인도해내셨다고 고백(시77:20)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모세가 회상한 42곳은 단순한 도로 지도가 아니었다.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겪은 내면의 여정이었다.
노예에서 자유로 나아가는 그 길목에서,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파라오와 모세 사이에서,
그들은 끊임없이 내부의 갈등을 안고 행진한 것이었다.
그래서 유대 문서(Haggadah)에서는 그 길목을 “노예에서 자유로, 고뇌에서 기쁨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타락에서 존엄으로” 나아간 영혼의 여정이라고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2)
1)https://www.chabad.org/library/bible_cdo/aid/9961/showrashi/true
2)https://www.reconstructingjudaism.org/dvar-torah/inner-journey
위의 내용은 아래 신간에 보다 상세하게 나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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