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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묵상DewSermon/사도행전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 되리라고(행27:1-26)

by 똑똑이채널 2024.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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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립바 왕과 베스도 신임총독에게 복음을 전한 바울은 석방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로마 황제 카이사르 곧 네로 황제에게 이미 상소했기 때문에 죄수의 몸으로 로마에까지 가야 하는 바울이었습니다. 가이사랴에서 로마까지 2240km 떨어진 거리였고, 평상시의 뱃길이라면 한 달 정도면 걸리는 거리였죠. 하지만 오늘 본문의 상황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로마로 가는 길목이 아닙니다.

본문 1절입니다. “우리가 배를 타고 이달리야에 가기로 작정되매 바울과 다른 죄수 몇 사람을 아구스도대의 백부장 율리오란 사람에게 맡기니.” 여기에서 ‘우리가 배를 타고’라는 말씀을 볼 때 바울 혼자만 간 게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란 곧 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가 포함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누가는 사도행전 16장 16절부터 함께 바울 곁에 주치의 격으로 동행했던 사람입니다. 지금은 60세가 가까운 노쇠한 바울을 곁에서 돌봐주기 위해 그 배에 동석한 것이죠. 물론 이전 총독 벨릭스가 바울을 2년간 구금시켜 놓고 동료들의 보살핌을 받도록 했을 때에도 누가는 바울 곁에서 함께 했던 것이죠. 그리고 지금은 함께 배를 타고 로마로 향하는 길목입니다. 물론 그 배에 바울과 누가만 탄 게 아니라 2절 후반부 말씀처럼 “데살로니가 사람 아리스다고”도 함께 했다고 밝혀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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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바울을 비롯한 다른 죄수들을 책임지고 이송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백부장 율리오란 사람이죠. 이른바 총독 베스도의 명령을 받아 바울과 몇 몇 죄수를 로마까지 압송해야할 총 책임자가 바로 율리오 백부장이었던 것입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오늘 본문은 두 부분에 걸쳐 그의 면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절에 보면 그 백부장 율리오는 일단 바울에게 친절을 베푸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튿날 시돈에 대니 율리오가 바울을 친절히 대하여 친구들에게 가서 대접 받기를 허락하더니.” 시돈은 오늘날 레바논의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곳입니다. 가이사랴에서 시돈까지는 약 107km 걸리는 거리인데 ‘아드라뭇데노’라는 배를 타고 시돈까지 온 것입니다. 그런데 아드라뭇데노는 무역선으로서 화물을 하역하는데 통상 몇 일이 걸립니다. 바로 그 사이에 시돈에 살고 있는 주님의 제자들로부터 음식이나 갖가지 필요한 것들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친철을 베푼 것입니다. 왜 백부장 율리오가 그런 친절을 베풀었는지, 이유는 나오지 않죠. 하지만 배에 승선하기 전부터 백부장 율리오는 바울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지 않았겠습니까? 그가 2년 동안 왜 감금돼 있었는지, 그가 13년 동안 1차, 2차, 3차 전도여행을 누비고 다닌 일들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그 정도로 그는 하나님의 은혜에 매어 있는 자임을 알았기에, 그런 바울의 인품에 감화를 받았기에, 바울에게 친철을 베풀어준 것이었겠죠.

 

본문 4-6절입니다. “또 거기서 우리가 떠나가다가 맞바람을 피하여 구브로 해안을 의지하고 항해하여 길리기아와 밤빌리아 바다를 건너 루기아의 무라 시에 이르러 거기서 백부장이 이달리야로 가려 하는 알렉산드리아 배를 만나 우리를 오르게 하니 죄수의 몸으로 다른 죄수들과 함께 로마로 압송되는 배를 타게 되었습니다.” 이제 무역선인 ‘아드라뭇데노’라는 배가 시돈에서 출항했는데, 맞바람이 불어서 어디를 끼고 갑니까? 바울이 최초 1차 선교여행지로 삼았던 ‘구브로’ 해안가를 끼고서 나아가는 모습이죠. 그곳 구브로는 좌우 길이가 200km가 넘는 섬입니다. 그 섬을 바울은 1차 선교여행 때 최초로 들렀고, 13년의 선교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또 다시 하룻동안 그 섬을 바라봤고, 지금은 2년이 지나서 로마로 가는 길목에 또 다시 그 구브로 섬을 보는 것입니다. 그 또한 감격스런 주님의 은총을 다시금 새길 수 있는 길목이 아닐 수 없겠죠. 적어도 이번에는 맞바람을 맞았기 때문에 2일 정도는 그 구브로 섬을 보면서 지나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그 배가 구브로의 북쪽인 길리기아와 밤빌리아 바다를 건너 루기아의 ‘무라’시에 도착했다고 밝혀줍니다. 무라시까지는 가이사랴에서 약 804,km의 거리이고, 14일 간에 걸친 여행길입니다.

 

귀먹은 하나님 응답하소서 | 권성권 | e퍼플- 교보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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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곳 무라시에서 백부장 율리오는 바울을 비롯한 다른 죄수들까지도 모두 로마의 ‘이달리야’로 가는 ‘알렉산드리아 배’로 갈아타게 하죠. 그 배는 37절의 말씀처럼 276명이 탔는데, 백부장 율리로를 비롯한 군인들이 다 동원된 것임을 알 수 있죠. 그 정도로 그 배는 컸던 것입니다.

본문 7-8절입니다. “배가 더디 가 여러 날 만에 간신히 니도 맞은편에 이르러 풍세가 더 허락하지 아니하므로 살모네 앞을 지나 그레데 해안을 바람막이로 항해하여 간신히 그 연안을 지나 미항이라는 곳에 이르니 라새아 시에서 가깝더라.” 배가 크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276명을 태운 알렉산드리아 배가 여러 날 만에 ‘간신히’, 즉 천신만고 끝에, ‘니도’ 앞바다에 도착한 것입니다. 그런데 맞바람 때문에 더 이상 나갈 수 없어서 ‘그레데’ 섬을 바람막이로 삼아 ‘살모네’ 앞바다를 항해해서 라새아 성에서 가까운 ‘미항’ 곧 ‘아름다운 항구’에 겨우 닿았습니다. 그만큼 지금 지중해 앞바다에는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것이었습니다.

그곳 미항에 당도했을 때 바울은 본문 9-10절을 통해 이번 항해는 피하는 게 좋겠다고 권하죠. 그 때가 당시 9월이나 10월에 있는 금식절기 곧 유대인의 속죄일이 지나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였기 때문이죠. 지중해 항해는 9월 중순에서 3월까지 주의가 필요하고, 11월 중순부터 1월까지는 전면금지 됩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번 항해는 피하자고 한 것인데, 백부장 율리오가 어떻게 합니까? 11절에 “백부장이 선장과 선주의 말을 바울의 말보다 더 믿더라” 백부장은 바울의 권면보다 항해의 경험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한 선장과 선주의 말을 따르도록 하죠. 그래서 선장과 선주는 미항에서 65km 떨어진 ‘뵈닉스’로 뱃머리를 돌려 항해하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선장과 선주는 10월 속죄일 곧 금식일이 끝나고 이제 11월 중순에서 1월로 접어드는 시기, 곧 전면항해가 금지되는 그 시기를 과연 모르고 있었을까요? 아니죠. 그들은 뱃사람으로 모든 바다 길목과 바람의 방향도 다 가늠하고 있는 자들이죠. 그런데도 왜 바울의 권면을 뿌리치고 그 길목을 항해하는 것입니까? 선장과 선주는 봉급제가 아니라 할당제로서, 화물을 싣고 가는 것 자체가 목돈을 거머쥘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돈과 재물 앞에 사람의 목숨따위는 전혀 상관치 않는 자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276명이 탄 알렉산드리아 그 거대한 배가 안전하게 항해합니까? 적어도 13절에서는 남풍이 순하게 부는 것 같아 ‘그데레 해변’을 끼고 항해합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갑자기 ‘유라굴로’ 광풍이 일기 시작하죠. 15절에서는 그 광풍이 얼마나 거셌는지 배의 통제력까지 상실케 합니다. 16-17절을 보면 뵈닉스에서 남서쪽으로 35km 떨어진 ‘가우다’ 아래쪽까지 떠밀려가 버린 상태죠. 그리고 20절에서는 해와 별도 보이지 않고, 이제 살 소망까지 바닥이 난 상태입니다.

그런데 그때 본문 21-26절을 통해 275명의 사람들에게 바울이 말을 합니다. “여러분은 내 말을 듣고, 크레타에서 출항하지 않았어야 했습니다. 그랬으면, 이런 재난과 손실은 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기운을 내십시오. 이 배만 잃을 뿐, 여러분 가운데 한 사람도 목숨을 잃지는 않을 것입니다. 바로 지난밤에, 내 주님이시요 내가 섬기는 하나님의 천사가, 내 곁에 서서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라. 너는 반드시 황제 앞에 서야 한다. 보아라, 하나님께서는 너와 함께 타고 가는 모든 사람의 안전을 너에게 맡겨 주셨다하고 말씀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힘 내십시오. 나는 하나님께서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 될 것을 믿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어떤 섬에 밀려가 닿을 것입니다.” 모두가 살 소망을 잃고 두려움에 빠져 있는데, 어떻게 그토록 담대함을 소유할 수 있었습니까? 오직 예수님과 깊은 교제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은혜였기 때무입니다.

중요한 것은 276명이 탄 그 거대한 알렉산드리아 배의 통제력은 백부장 율리오나 그 배의 선장과 선주에게 있던 게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아무리 거대한 군사력을 이끌고 있고, 아무리 바다의 항해에 이골이 났다 해도, 그 배의 통제력은 바울과 함께 하신 하나님께 달려 있다는 것이죠.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당신의 증인으로 살고자 하는 자들의 인생 선박을 친히 책임져주시는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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