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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둘이 주고받았다. “우리 집엔 특별한 동물들을 키워.” “뭔데?” “한 마리는 캥거루고 다른 한 마리는 백조야.” “쉽지 않겠는데?” 물론 실제 동물은 아니었다. 캥거루는 장가갈 생각은 안 하고 집에 틀어박혀 사는 아들이다. 백조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에 몇 년째 매달리고 있는 딸이고. 그러자 친구도 속내를 털어놨다. “나는 다른 집 자식들이 부러울 때가 있어.” “왜?” “우리 집 얘들은 내세울 게 없어서.” “어떻게 할 건데?” “힘들지만 잘 버티는 게 대견스러워. 하나님께서 기업으로 주신 자식들이니 그저 기도할 뿐이지.”
‘몰입의 순간은 누구나 다르겠지만 그 자체만으로 빛난다.’ 김윤정의 〈펜으로 쓰는 춤〉을 읽고 든 생각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잘못돼도 다시 찍고 편집할 수 있지만 무대 공연은 시간의 연속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다. 재독 안무가인 그녀는 공연예술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세계 여행에 이르는 다채로운 글로 자기 관점을 드러 낸다.
독일인 남편과 사는 그녀 걱정은 자식이었다. 해외 연수에 강의에 공연에 그렇게 먼 길 떠나 돌아오면 아이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 아이가 대학을 접고 음악을 하겠다고 할 땐 너무 심란했다. 처음 베를린에서 2년간 돈 없이 많이 굶었는데 지금은 자기 음악으로 집세도 낸단다. 부모님 덕에 집을 소유한 친구 집에 얹혀 살 땐 이런 말도 해왔단다. “엄마. 친구 정체성은 아직 부잣집 아들일 뿐이야. 친구가 좀 안 된 것 같아. 나는 내 인생을 찾아가고 있어서 내가 자랑스러워.”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시127:3)
‘기업’이란 히브리어로 ‘나할라’(נַחֲלָה)다. 소유 재산 상속(창31:14)을 뜻한다. 대부분 가나안 땅(민16:13,신4:21)을 생각하지만 하나님의 백성이 기업(신4:20)이다. 헬라어 ‘클레로노미아’(κληρονομία)도 같다(엡1:18,히9:15).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나님의 기업이요 말씀을 좇아 일하는 현장이 기업이다. 부모는 자식이 어떤 ‘사람’이 되는지보다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되는지를 중요시한다. 대리만족하려는 이유다. 하지만 그 아들처럼 주님 안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아 몰입하는 과정이 아름다운 기업이다. 믿음의 부모는 다만 기도할 뿐이다.
2024년 6월 8일 권성권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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