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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엔 하루해가 너무나도 길었다. 1997년도 전주에서 자취할 때다. 새벽녘부터 인력공사에 나가 낮에는 허드렛일을 했고 밤에는 전주대학교에서 수업을 들었다. 대부분 졸음 반 수업반이었다. 낮에는 아파트 공사현장이나 물탱크 청소에 투입되거나 소가죽 염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하루 일당이 5만 원이었다. 인력공사 소개비 5천 원을 떼고 4만 5천 원을 받았지만 너무 감사했다. 벌써 27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그 시절을 견디며 소망하며 살았을까?
“현실을 바꿀 순 없지만 현실을 보는 눈은 바꿀 수 있다.” 김새해의 〈무엇이든 잘 풀리는 인생〉에 나온 감동적인 말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20대 시절 사업에 실패한 부모님 때문에 4번이나 거주 국가를 옮긴 그녀다. 워킹비자가 없어 일당도 못 받고 쫓겨날 때면 추방당할까 신고도 하지 못했다. 정말 돈이 급할 땐 화장실 벽에 적혀 있는 불법 장기매매를 바라보며 수없이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 반복하기도 했다.
막대한 부채를 갚고자 청춘 시절의 그녀는 화장실도 없는 매장에서 하루 14시간씩 혼자 일을 하며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했다. 12년간 미술이 아닌 분야에서 일을 하며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그림을 그렸다. 그 속에서도 소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하나님께 기도했고 어떤 일이든 ‘Yes’ 하며 도전했다. 그만큼 현실의 벽이 높고 달라지는 게 없어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중시하며 희망의 빛을 내다보며 산 것이다.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에는 세상의 빛이로다”(요9:5)
예수님과 제자들이 길을 가다가 선천성 시각장애인을 봤다. 제자들은 율법의 관점(출20:5,출34:7,민23:19)으로 그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해 저렇게 된 것인지 물었다. 주님은 그나 그 부모의 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나타내고자 함이라 하셨다. 그러면서 하신 말씀이 그것이다. 주님은 세상을 밝히는 빛이라고. 아무리 현실의 벽이 높고 달라지는 게 없어도 빛 되신 주님을 갈망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다.
2024년 6월 4일. 권성권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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