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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묵상LifeBible

2023년 추수감사주일 단상(斷想)

by 똑똑이채널 2023.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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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부터 닭을 잡느라 바빴습니다. 올 한 해 동안 열심히 달걀을 선물하던 녀석들이었는데 이제는 제 사명을 다한 것 같습니다. 날씨가 추운 것인지 너무 늙은 것인지 며칠 전부터 달걀을 낳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2023년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해 백숙을 해 먹을 생각으로 아침부터 세 마리나 잡았습니다.

옛날 중국의 순 임금이 신하들에게 항아리를 하나씩 주면서 뒤뜰 우물물로 그 항아리를 가득 채우라고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그 항아리는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었습니다. 꾀가 많은 신하들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모두 떠나버렸습니다. 우직한 신하 한 사람만 마지막까지 남아서 물을 담았습니다. 물론 두레박 소리만 요란할 뿐이었죠. 마지막 한 방울 남은 물마저 채운다는 심정으로 두레박을 휘젓는데 그때 황금 덩어리가 반짝였습니다. 그걸 임금에게 바치려는데 도리어 그 신하에게 황금을 선물로 주는 것이었습니다. 더욱이 나중에는 우의정 자리까지 맡겼다고 합니다.

 

갈릴리 바다는 아프리카 대륙을 닮은 비파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동서가 13km 남북이 21km 둘레는 50km 수심이 얕은 곳이 20m지만 깊은 곳은 43km입니다. 갈릴리 출신인 마태나 마가나 요한은 갈릴리를 바다라고 부르지만 진짜 바다를 건너 온 누가만은 갈릴리를 호수라고 부르죠. 갈릴리는 해수나 염수가 아닌 담수여서 호수라는 말이 정확한 명칭이죠. 예수님은 그곳 갈릴리 지역을 중심으로 3년간 공생애 사역을 펼치셨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게네사렛 동네에 오셨을 때 많은 군중이 몰려들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었나요?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 그렇게 하니 고기를 잡은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4-6절)

 

4절과 5절의 그물은 헬라어로 ‘딕톤’(δίκτυον)인데 4절은 ‘그물들’(nets)이고 5절은 ‘그물’(a net)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그물 모두를 던져보라 했지만 베드로는 이것저것보다 하나의 그물만 집중한 것이었죠. 자기 실력보다도 오직 말씀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습니다. 더욱이 ‘선생님’이란 헬라어 ‘에피스타테스’(ἐπιστάτης)도 ‘그 분야를 총괄하는 감독’(any sort of superintendent or overseer)이란 뜻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갈릴리 호수와 수많은 물고기들을 통치하시는 주관자로 받아들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요? 예수님은 30대로서 평생 목수로 살아온 분인데 말이죠. 그에 반해 베드로는 결혼해서 장모를 두고 있는 40대 중반이고 갈릴리 호수의 어부로 잔뼈가 굵은 사람인데 말입니다. 어떻게 베드로는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던지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할 수 있었을까요?

 

천안 제자교회를 섬기는 심영춘 목사님이 있습니다. 그 교회에 장한수 박선영 부부가 있는데 중국집 ‘삼일반점’을 운영한다고 하죠. 그 부부는 재료가 떨어지면 영업을 마치는데 재료가 신선하고 메뉴도 값이 싸고 맛도 양도 많은데 곱빼기도 동일한 가격을 받는다고 하죠. 그래서 손님들이 알고 멀리서도 사 먹으러 온다는 것입니다. 그 부부는 그 중국집을 통해 현재 선교지 네 곳과 개척교회 한 곳을 섬기고 있다고 하죠.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 수 있을까요? 그 부부는 식당을 부업으로 삼고 하나님의 교회를 주업으로 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우리 주님을 자기 인생의 주관자요 소유권자로 삼고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들에게 그와 같은 은혜를 베풀어주실 주실 것입니다.

2023년 추수감사주일을 하루 앞둔 토요일입니다. 닭 세 마리를 잡아 7년된 도라지와 대추와 가시오가피와 꾸지뽕뿌리를 넣어 삶았습니다. 좋은 약초가 들어가서 그런지 냄새만 맡아도 먹음직스럽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쌀을 넣고 한 번 더 푹 삶아 백숙을 만들 생각입니다. 그 닭들도 달걀을 낳는 사명을 다하다가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으로 제 생명을 다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23년 한 해 동안 주님께서 내게 부여하신 사명을 이루는데 성실을 다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순 임금의 그 신하처럼, 장한수 박선영 부부처럼, 배드로처럼,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들에게 그와 같은 놀라운 축복의 통로로 삼아주실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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