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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에스겔서 18장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 퍼져 있는 속담에 관한 말씀입니다. 이른바 “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으므로 그의 아들의 이가 시다”고 하는 속담이 포로생활하는 자들 사이에 만연해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바벨론 땅에 포로로 끌려와 생고생을 하는 것이 우리 조상들의 죄악 때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지금 이방인의 땅 바벨론에서 포로로 잡혀와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고난이 선조가 저지른 죄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오늘 본문에만 그런 내용이 들어 있는 게 아니라, 예레미야애가 5장 7절에서도 그런 말씀을 합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범죄하고 없어졌으며 우리는 그들의 죄악을 담당하였나이다.”
이처럼 포로기시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운명과도 같은 처지에 대해 낙담하고 또 절망했습니다. 속담에 담긴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세한탄은 매우 정당한 것처럼 보입니다.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사실 포로된 것이 자신들이 잘못한 결과는 아닙니다. 또한 아무런 잘못도 없이, 비참하고 서러운 시대에 태어난 것이 솔직히 그들의 잘못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런 역사적인 상황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이 받고 있는 고통의 부당함을, 나아가 공의로우신 하나님에 대한 의문을 속담처럼 이야기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의 말씀은 그렇게 자신들의 피폐한 상황에 대해 절망하고 낙담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께 답을 주시는 변론입니다. 먼저 하나님은 인간의 죄와 그 죗값에 대한 판결의 대원칙을 4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모든 영혼이 다 내게 속한지라 아버지의 영혼이 내게 속함같이 그의 아들의 영혼도 내게 속하였나니 범죄하는 그 영혼은 죽으리라.”
죄와 심판에 대한 커다란 원칙은 죄에 대한 책임은 누구의 잘못도 아닌 개인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께는 아버지나 아들이 동일한 존재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신다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의로움이 아들의 신앙과 인격을 보장하지 않듯이, 아버지의 불의함이 아들의 삶을 폄하할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죠. 그것이 공의로운 하나님의 평가입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처지가 자신들의 선조들이 지은 죄악 때문이라며 조상 탓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민족에게도 그것과 비슷한 속담이 있지 않습니까?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 말이죠. 조선시대의 유교사회에서는 반상, 즉 양반과 상민의 구별이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양반은 양반끼리 어울려야 했고, 상민은 상민끼리 어울려야 했습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신분은 대물림되었죠. 면천이 되고 신분이 상승할 수 있는 기회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양반은 제 아무리 막 되먹은 인격을 지니고 있어도 양반이었고, 상민은 제 아무리 능력이 있고 고결한 인품을 지니고 있어도 상민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씌워진 신분의 굴레를 벗어나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노비는 태어나면서부터 노비였습니다. 그 시대를 지탱하고 있었던 대다수의 사람들은 조상들이 물려준 비천한 신분의 굴레 속에서 비루한 삶을 살아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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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등장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처지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포로기 이스라엘 백성들은 말 그대로 선조들이 지은 죄로 인해 고통과 치욕의 삶을 살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즐겨 사용하던 그 속담의 이면에, 그들은 자신들이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진실을 숨겨두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겪고 있는 고통스런 현실의 원인을 그들의 선조들이 지은 죄악으로만 치부하고 있었다는 게 그것이죠. 그래서 이러한 원인 전가로 인해 그들은 자신들의 내면을 깊이 성찰하지 못했습니다. 나아가 자신들의 현 상황에 대해 하나님 앞에 나아가거나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이죠.
그래서 그런 이스라엘 백성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하나님은 세 가지의 판례를 소개하십니다. 첫 번째 판례는 5절 이하에 나오는 ‘의로운 사람’에 대한 말씀입니다. 의로운 삶을 사는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판결은 9절에 나옵니다. “내 율례를 따르며 내 규례를 지켜 진실하게 행할진대 그는 의인이니 반드시 살리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의로운 삶을 산 사람에 대해 하나님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의인’이며, ‘반드시 산다’고 말씀하십니다.
두 번째 판례는 10절 이하에 나옵니다. 의인의 삶을 살았던 자의 아들이 악인인 경우입니다. 이 경우의 판결은 13절 하반절에 나옵니다. “그가 살겠느냐 결코 살지 못하리니 이 모든 가증한 일을 행하였은즉 반드시 죽을지라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 아버지의 의로운 삶은 악인인 아들에 대한 판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말씀입니다.
세 번째 판례는 14절 이하에 있습니다. 그 악인의 아들이 의인인 경우입니다. 이 사람에 대한 판결은 17절에 있는 대로 “반드시 산다”입니다.
이러한 판례들을 언급하시면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공의로우심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이렇게 항변하고 계십니다. 본문 25절입니다. “그런데 너희는 이르기를 주의 길이 공평하지 아니하다 하는도다 이스라엘 족속아 들을지어다 내 길이 어찌 공평하지 아니하냐 너희 길이 공평하지 아니한 것이 아니냐.”
하나님의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내면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조상 탓을 하며 자신들의 삶을 성찰하고 올바로 세우는 데에는 소홀히 하고 있었던 것이죠. 아니, 조상 탓 뒤에 숨어 오히려 자신들의 죄성과 탐욕을 따라 진리의 반대편에서 자신들의 선조들이 걸었던 길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비겁하게 조상들이 저지른 죄악 뒤에 숨어 자신들의 죄악을 정당화하지 말고, 회개의 길로 나아올 것을 권고하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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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모든 변론의 결론이 30-32절에 나와 있습니다.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스라엘 족속아 내가 너희 각 사람이 행한 대로 심판할지라 너희는 돌이켜 회개하고 모든 죄에서 떠날지어다 그리한즉 그것이 너희에게 죄악의 걸림돌이 되지 아니하리라 너희는 너희가 범한 모든 죄악을 버리고 마음과 영을 새롭게 할지어다 이스라엘 족속아 너희가 어찌하여 죽고자 하느냐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죽을 자가 죽는 것도 내가 기뻐하지 아니하노니 너희는 스스로 돌이키고 살지니라” 하나님의 마음은 유다 족속들, 지금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와 살고 있는 그 피난민들이 살 길은 조상 탓만 하면서, 자신들의 실상을 들여다보지 못한 채 살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라도 하나님 앞에 바로 서도록 하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오늘날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우리 죄로 인해 죽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그 죄에서 돌이켜 사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의 본성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의 죄악을 숨기며 정당화하려고 하지만, 하나님은 그 죄를 자백하며, 하나님 앞에 진솔하게 나오는 자들을 용서해 주시고, 그런 자녀들에게 새로운 은총의 길을 열어주시는 분이십니다.
더욱이 오늘날의 청년들도 본문 말씀을 뼈아프게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자기 인생이 금수저와 은수저이지 못해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이 없다면서 부모를 탓하고 조상을 탓한 채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믿지 못한 청년들이 깊이 새겨들어야 할 말씀이죠. 하나님은 지금도 하나님을 도움으로 삼고 자기 인생에 최선을 다해 사는 자들에게 새로운 은총의 길을 열어주시는 전능하신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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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와 여러분들도 우리의 이러한 본성에 속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잘못된 선택을 할 때 우리는 괜히 부모나 다른 사람이나 다른 상황만을 탓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문제의 원인은 내 주변이나 다른 상황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음을 인식하고, 말씀 앞에 바로 서서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가는 귀한 하나님의 자녀로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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