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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어떻게 이토록 나를 적절하게 매니지먼트하실까? 나는 연기자로서 매니저가 없지만 내 인생의 매니저인 신이 나와 함께 계십니다. 일을 해야만 할 때는 때맞추어 일을 주시고 무엇을 잘못하면 회개하게 하십니다. 나는 자책을 많이 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김혜자의 〈생에 감사해〉(수오서재·2023)라는 책에 나온 고백이다. 20년간 출연한 〈전원일기〉나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나 최근 방영한 텔레비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보면 그녀는 서민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하지만 고위 공무원이던 아버지 덕에 그녀는 부유한 삶을 살았다. 대학교 2학년 겨울 방학 때 탤런트 공채에 합격해 연기 인생에 뛰어들었지만 스스로 실망해 도망치듯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27살 때 권영주 선배의 초청으로 다시금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그때 ‘실험극장’에서 연기의 기본부터 배웠고, 이후 ‘민중극장’과 ‘자유극장’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연극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그 뒤 1969년 개국한 MBC에 스카우트돼 본격적으로 TV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수많은 배역으로 산 그녀다.
어느 프랑스 학자가 말했다. 신인배우는 몸을 보여 주지만 스타는 영혼을 보여준다고 말이다. 그녀가 작품을 통해 영혼을 보여줄 수 있게 된 것은 그만큼 좋은 대본을 써 준 작가와 감독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 〈전원일기〉의 김정수 작가는 ‘김혜자’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면 ‘김혜자’를 텔레비전 드라마 중심 연기자로 만든 이는 김수현 작가라고 고백한다.
그처럼 오늘날의 김혜자로 존재하기까지 그녀 곁에 많은 이들의 도움이 컸다는 뜻이다. 무엇보다도 대학생 시절 자신과 결혼해 준 공군 아저씨가 고맙고, 연기 자 시절 사랑을 쏟지 못했지만 엄마를 이해해준 두 자녀가 고맙단다. 더욱이 영혼을 담아 연기할 수 있도록 해 준 봉준호 감독도 무척이나 고맙고. 무엇보다도 지금껏 자기 인생의 매니저가 되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고백을 한다.
“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그들이 생수의 근원되는 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그 물을 가두지 못할 터진 웅덩이들이니라”(렘2:13)
이스라엘 백성들 곧 남왕국 유다 백성들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들이 ‘생수의 근원되신 하나님을 버렸다’고 예레미야의 입술을 통해 탄식한 것이다. 애굽에서 400년 넘게 종살이하던 그들에게 자유를 주시고 40년 광야생활을 거쳐 가나안 땅에 들어가 집과 전토를 주신 하나님이셨다. 그러나 사사시대 300년 넘게 타락과 회개와 회복이라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다가 왕정시대와 분열왕국시대를 지나오며 하나님께 등을 돌린 그 백성이었다.
하나님께서는 혼인서약을 맺듯 시내산에서 쌍방간에 언약식을 체결한 그들이 이방신과 세상의 탐욕이라는 우상을 좇아 살 때 본보기로 북왕국 이스라엘을 패망케 했다. 그렇다면 남왕국 유다 백성들이라도 타산지석 삼아 하나님께 바로 서야 했다. 하지만 계속 이방 신과 애굽을 의지하려고 할 때 예레미야를 통해 돌아서길 촉구하신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께서는 ‘배은망덕’(背恩忘德)한 그들을 끝까지 품고자 하신 것이었다.
김혜자가 ‘국민 배우’가 되기까지 그녀 곁에 수많은 사람이 도움을 줬다. 부유한 삶을 살았지만 어릴 적부터 우울과 불안을 떨치지 못해 수면제까지 털어 넣은 그녀였지 않던가. 그런 그녀가 지금까지 연기자 인생으로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섭리 속에 만난 많은 조력자들 때문이다. 어떤 스타도 홀로 스타가 될 수 없고 수 많은 조연들이 함께 해 줬기에 가능한 것처럼 말이다.
맡은 배역이 아무리 인생의 속박에서 고통받는 역이라고 해도 그 속에 바늘귀만 한 희망이 보인다면 과감히 그 연기에 뛰어드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주인공이 삶의 밑바닥을 헤매어도 그곳에 희망이 있다면 기꺼이 연기자로서 몸을 불태우는 것도 그렇다. 아무리 힘든 상황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이 보인다면 그 희망을 나눠주고자 말이다. 여태껏 빚진 이들에게 결코 배은망덕한 삶을 살지 않기 위함인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늘 되새기며 사는 이유도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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