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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0년 영국의 메이플라워호가 미 대륙의 플리머스에 닻을 내렸다. 그 배엔 새로운 삶을 개척하려는 청교도를 포함한 영국 이민자(Pilgrim Fathers) 10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그해 겨울은 상륙 인구 절반이 죽을 정도로 엄혹했는데 그 지역의 원주민인 왐파노아그족의 도움을 받았다. 왐파노아그족은 그들에게 식량을 나눠줬고 정착 요령은 물론 동맹을 맺어 보호해줬다. 이듬해 작황이 좋자 이민자들은 왐파노아그족과 함께 추수를 감사하는 만찬을 열었다.
1769년 플리머스에 살고 있는 필그림 파더스의 몇몇 후손들은 선조의 업적을 기릴 방안을 고민했다. 미국이 점차 확장되면서 필그림 파더스가 상륙한 뉴잉글랜드 지방의 위세가 사그라드는 걸 막고 관광 수익을 올리려는 목적이었다. 그를 위해 메이플라워호의 승객들이 미국의 선조라는 주장을 퍼트렸다. 그 주장과 함께 알렉산더 영 목사의 ‘최초의 추수감사절 식사 이야기’가 전국적으로 퍼졌고 링컨에 의해 국가 명절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다만 19세기 미국에서는 원주민 침탈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백인들이 미국 원주민과 유명무실한 조약을 맺어 땅의 일부 빼앗은 것이다. 원주민들은 아무 대가도 얻지 못한 채 농사도 목축도 어려운 척박한 땅으로 강제이주했고 굶주림과 추위로 죽어갔다. 그렇게 원주민들은 모든 걸 잃었다. 다행히 1970년 왐파노아그족 활동가인 프랭크 제임스의 노력으로 ‘추모의 날’이 제정됐다. 미국의 원주민들은 지금도 추수감사절이면 플리머스에 모여 이민자들에게 사랑을 베푼 역사와 전통을 기억하는 시간을 갖는다.
“내 사랑하는 자야 우리가 함께 들로 가서 동네에서 유숙하자 우리가 일찍이 일어나서 포도원으로 가서 포도 움이 돋았는지, 꽃술이 퍼졌는지, 석류 꽃이 피었는지 보자 거기에서 내가 내 사랑을 네게 주리라 합환채가 향기를 뿜어내고 우리의 문 앞에는 여러 가지 귀한 열매가 새 것, 묵은 것으로 마련되었구나 내가 내 사랑하는 자 너를 위하여 쌓아 둔 것이로다”(아7:11∼13)
아가서 7장은 솔로몬이 술람미 여인을 향해 느끼는 감정과 함께 더 깊고 영원한 관계를 그려준다. 그 관계를 확장코자 솔로몬은 그녀를 자신의 포도원으로 초대한다. 그곳은 신선한 포도와 숙성시킨 포도가 풍성한 곳이다.1) 포도 열매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들에게 베푸신 언약의 결실이다(말3:11). 갈릴리 가나의 혼인집에 참석하신 예수님의 포도주를 연상케 한다(요2:10). 머잖아 주님께서 재림하실 혼인 잔치에 참여할 그 자녀들의 모습이다(계19:9).
그 포도원에 또 하나의 열매가 등장한다. 석류가 그것이다. 석류는 가나안 땅의 7대 소산물이자(신8:8) 정탐꾼들이 가져온 것이다(민13:23). 석류는 대제사장의 에봇 아래에 금방울과 함께 매달아(출28:34) 소리를 조율케 했고, 솔로몬 성전 입구의 야긴과 보아스 기둥에 각각 200개 석류를 둘렀다(왕하25:17). 유대 랍비들은 에덴동산의 선악과를 석류라고 여겼고 석류 씨앗도 율법의 개수처럼 613개로 바라봤다. 다 익어 시꺼멓게 변한 석류는 토라를 기록하는 잉크 재료로 사용했다. 2)그만큼 왕관 모양의 석류는 말씀의 열매를 상징한다.
그런데 다소 엉뚱한 ‘합환채’(דּוּדַי, mandrake)가 나온다. 시골에서 ‘소쌀밥나무’로, 보통 ‘자귀나무’로 불리는 합환채는 르우벤이 들판에서 꺾어다 엄마에게 준 것이다(창30:14). 이후 레아는 아들을 더 얻었다. 더욱이 르우벤은 형제들이 요셉을 죽이려 할 때 살리고자 애썼다. 그 일은 민족의 싹을 틔울 생명의 씨앗을 심는 것 이상이었다. 아론이 모세의 지도력을 받아들이는 것도, 보아스가 룻을 관대히 품은 것도 마찬가지였다.3) 사소한 것 하나가 훗날 어떤 결실을 다가올지 모르기에 지금 내게 붙여준 사람들에게 합환채처럼 사랑을 더하며 살아야 한다.
내일은 2022년 감사의 절기인 추수감사주일로 지킨다. 2022년 후반기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내 인생의 포도원에 얼마만큼 선한 결실을 이루며 살아왔는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내 인생의 포도원에 예수님을 모시고 살아왔는지, 하나님의 말씀을 좇는 삶의 포도원이었는지,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일에도 합환채처럼 자비와 사랑을 더하며 살아왔는지 말이다.
2022년 추수감사주일인 이때 1620년 미 대륙의 플리머스에 살던 왐파노아그족 원주민들이 영국의 메이플라워호 이민자(Pilgrim Fathers)들에게 베푼 자비와 사랑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우리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내 인생의 포도원을 그렇게 가꾸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그 삶이 부족해도 주님의 은혜로 머잖아 혼인 잔치에 참여할 그 날을 바라보면 저절로 감사가 터져나온다.
2)https://www.myjewishlearning.com/article/9-jewish-things-about-pomegranates/
3)https://dvarly.com/dvar/11836#dtid=1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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