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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묵상DewSermon/전도서

네 청년의 날들을 마음에 기뻐하여(전11:1-10)

by 권또또 2022.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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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름 그륀의 〈황혼의 미학〉에는 헤르만 헤세가 쓴 시가 하나 나옵니다. 하얀 백발에 흰 수염을 한 노인이 하늘을 우러러 보며, 고요히 부는 바람과 더불어 말 없이 자기 삶을 되뇌이는 시죠.

모든 꽃잎은 열매가 되려 하고

모든 아침은 저녁이 되려 한다.

이 땅에 영원한 것은 없다.

변화와 소멸만 있을 뿐

지극히 아름다운 여름도

가을과 시듦을 맛보려 한다.

나뭇잎아,

바람이 너를 데려가려 하거든

가만 있거라.

네 놀이나 하며 막지 말아라

가만히 두어라.

바람이 너를 꺽으면

바람에 실려 집으로 날아가리라

 

헤르만 헤세가 쓴 이 시는 자기 자신의 인생을 반추한 시입니다. 인생은 결코 영원하지 않으며, 오히려 바람에 꺾여 ‘집’으로 날아가는 나뭇잎과 같다고 말입니다. 그것은 노년의 솔로몬도 마찬가지였죠. 솔로몬은 젊음의 시절에 Something 곧 자기 자신이 원하는 그 무엇이 되고자 열심히 애를 썼습니다. 그래서 성전도 짓고, 자기 왕궁도 지었죠. 하지만 그 젊음의 때에 산해진미를 먹고, 온갖 부귀영화를 취하며, 천명이나 되는 처첩을 거느리며, 수많은 자식들을 낳았지만, 인생 황혼의 때에 그 모든 것들이 Nothing,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헤르만 헤세가 자기 인생의 그림책을 훑어보며 쓴 시처럼, ‘바람에 실려 집으로 날아가는 것’과 똑같은 것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전도서를 통해 ‘바람을 잡으려는 것처럼 인생이 헛되다’고 37회나 표현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모든 게 ‘헛되다’고 고백한 것입니까? 모든 인생이 실은 죽음의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호흡이 멈출 때 우리의 소유도, 권력도, 심지어 자식들마저도 결코 가지고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아꼈던 사람들과의 관계, 사랑하는 남편도, 아내도, 자식도, 친구도, 죽음의 길에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죽음 앞에 인간은 철저히 빈손이여 혼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한줌 흙으로 돌아갈 인생이 헛되지 않을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지금 1-11장까지 계속 읽어나가면서 듣는 말이 ‘헛됨’, ‘바람을 잡는 것’, 그래서 인생무상과 허무주의를 말하는 것 같지만, 실은 코헬렛, 진정한 도를 깨우쳐 주도록, 영원한 진리와 가치를 건져올리도록 전도서를 쓴 것이죠.

 

오늘 읽은 전도서 11장에서는 어떤 진리의 길을 제시하는가? 본문 5절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바람의 길이 어떠함과 아이 밴 자의 태에서 뼈가 어떻게 자라는지를 네가 알지 못함 같이 만사를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네가 알지 못하느니라.” 인생이 자신의 좁은 머리로 창조주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도록 어려서부터 교육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인생을 보면 비합리적이고 논리로 설명될 수 없는 일들이 훨씬 더 많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이 세상의 일들은 선한 것이 늘 이기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불의한 자들이 더 잘 되기도 합니다. 불의가 의를 심판하기도 하죠. 그렇기에 우리의 이성과 지성으로는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 인생에 대해 전도서는 우리가 알아야 할 한 가지 길을 알려줍니다. 그것은 곧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라는 진리입니다. 유한한 인간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 곧 그 분의 섭리를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 한 것은 그 분은 나의 주님이라는 것, 그리고 그 분은 나를 사랑하기 위해 당신의 독생자까지 십자가에 제물 삼아 주셨다는 것,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일어나는 하나님의 모든 섭리에 대해 알 수가 없지만, 그 분은 나를 누구보다도 더 사랑하시는 아버지 하나님이라는 사실은 확실하 알고 있고, 변함이 없습니다. 바로 이것을 깨닫는 것이 ‘바람처럼 사라지지 않을, 결코 헛되지 않을 영원한 진리요 가치’라는 점입니다. 

 

두 번째 오늘 본문을 통해 깨우쳐 주는 진리가 무엇인가? 본문 8절을 보시기 바랍니다. “사람이 여러 해를 살면 항상 즐거워할지로다 그러나 캄캄한 날들이 많으리니 그 날들을 생각할지로다 다가올 일은 다 헛되도다.” 솔로몬은 모든 날을 즐겁게 살라고 권면합니다. 여기에서 ‘즐겁게 살라’는 말씀은 쾌락과 욕망을 위한 즐거운 삶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이 본문을 공동번역에서는 이렇게 번역하고 있습니다. “불행한 날이 많은 것을 명심하고 얼마를 살든지 하루하루를 즐겨라. 사람의 앞날은 헛될 뿐이다.” 인생 속에서 불행한 날들이 많기 때문에, 얼마를 살든지 하루하루 즐거워하면서, 살라는 것입니다. 괜히 앞날을 걱정하거나 불안해하기보다,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자족하고 감사하며 살라는, 그런 뜻입니다. 

과연 어떻게 사는 게 하루하루 즐거워하면서 사는 길이겠습니까? 그것은 소유형의 인간보다 존재형의 인간이 되는 데 있습니다. 무언가를 쌓고 누리고 자기 욕망을 과시하기 위한 인간형보다는, 그저 주어진 삶 속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 내가 존재함으로 누군가에게 유익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한 인생을 사는 게 존재형의 인간입니다. 내가 일을 함으로써 가족과 자식들에게 유익이 된다면, 내가 희생함으로 누군가에게 더 선한 기회를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자족하며 감사하는 인생, 그것이 곧 소유형의 인간이 아닌 존재형의 인간입니다. 

실은 우리가 믿는 하나님께서도 바로 그런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소유형의 하나님이시라면 결코 이 땅에 당신의 독생자를 보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분이 존재형의 하나님의 이시기에, 우리 인간과 친밀한 동행을 위해 친히 독생자를 보내시고, 십자가의 제물을 삼으신 것이죠.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부활승천하시면서까지,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약속해 주셨습니다. 지금도 그 분은 존재형으로, 임마누엘 하나님으로,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십니다. 우리도 그런 인생을 사는 것, 그것이 영원토록 가치 있는 인생이라는 것입니다. 

 

본문을 통해 교훈하는 세 번째 진리의 길은 9절에 있습니다. “청년이여 네 어린 때를 즐거워하며 네 청년의 날들을 마음에 기뻐하여 마음에 원하는 길들과 네 눈이 보는 대로 행하라 그러나 하나님이 이 모든 일로 말미암아 너를 심판하실 줄 알라.” 인생의 황혼을 바라보는 솔로몬도 자기 인생의 청춘 때에 마음껏 살았던 날들을 회상하는 모습입니다. 그때 자기 자신을 위한 탐욕과 욕정을 위해 무엇이든지 건져 올리며 살았지만, 그것이 화무십일홍 권불십년처럼, 들의 풀처럼, 금방 시들어 버린다는 것을 미쳐 깨닫지 못한 채, 그런 탐욕과 욕망에만 집착한 젊음을 살아 온 것이죠. 하지만 이제 바람에 실려 자기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곧 인생의 황혼의 때를 바라보면서, 지금 젊음을 건져 올리는 청춘들이 있다면, 꼭 한 가지 것을 놓치지 말도록 당부합니다. 바로 ‘셈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어떤 인생을 살든지, 어떤 청춘의 때를 살든지, 어떤 모습으로 살든지 하나님께서는 자유의지를 주셨지만, 그러나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게 있으니, 바로 하나님께서 하나 하나 셈하신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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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오늘도 존재형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는 그 하나님과 동행하며, 저와 여러분들이 영원한 가치를 건져 올리는 하루의 삶이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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