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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면 주일설교를 쓴다. 목요일 오후에는 주일설교의 아웃라인을 잡는다. 몇 주간 동안 주기도문 강해를 했다. 그 설교는 지난주로 끝을 맺었는데 이번 주부터 ‘팔복’에 관한 설교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 터에 오늘 전주태평교회를 섬기고 있는 김재곤 목사님이 쓴 두 권의 책이 우편으로 왔다. 김재곤 목사님이 친히 보내준 것이다. 요나서 강해설교집 〈이제 우리가 답해야 합니다〉와 야고보서 강해설교집 〈믿음은 삶으로 보여져야 합니다〉가 그것이다.
요나서 강해설교집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게 있었다. ‘아밋대’의 아들인 요나를 유대전승에선 사르밧 과부의 아들로 여긴다는 게 그것이다. 사람은 죽음의 위기를 만나면 누구나 하늘에 기도한다는 ‘臨死呼天’(임사호천)이란 말도 그렇다. 네팔은 2,800만명이 사는데 그들은 2억3개의 신을 모시고 있고, ‘네’라는 말도 최고의 신 이름이고 ‘팔’은 ‘보호’라는 뜻이 있다는 것도 그렇다.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이 일어난 배경 중에 훗날 목사가 된 길선주 장로의 회개가 있었다는 점도 그랬다.
“하나님이 어젯밤에 은혜를 주시지 않은 이유는 나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아간과 같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약 1년 전에 내 친구 중 한 사람이 임종 시에 나를 자기 집으로 불러 말하기를 ‘길 장로! 나는 이제 세상을 떠날 것 같으니 내 재산을 잘 정리해 주시오. 내 아내가 셈이 약하기 때문이오’라고 부탁했습니다. 나는 ‘내가 잘 돌보아드릴 테니 염려 말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대답했음에도 이후 그 부인의 재산을 관리해 주면서 나는 미화 100달러 상당의 금액을 슬쩍 사취했습니다. 아간이 저지른 것과 같은 나의 이 이 죄가 이번 사경회에 주고자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방해한 것입니다. 내일 아침에 그 돈 전액을 그 부인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77쪽)
이 설교집에는 요나의 신앙상태를 통해 우리들의 신앙상태를 점점토록 돕고 있는 내용이 많다. 특히 요나가 배에 ‘올라탔다’는 것도 히브리어 원문은 ‘배에 내려갔다’고 기록돼 있다고 한다. 그것이 요나가 영적 상태라는 것이다. 그런 요나가 아예 배 밑창에 잠에 빠져들었는데 칠십역(LXX)에서는 ‘코를 곯면서 잤다’고 번역했다고 한다. 오늘날의 신앙인들도 영적으로 내려가면 깊은 암흑기에 빠져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영적으로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재곤 목사님은 요나서 강해설교집 제목을 왜 “이제 우리가 답해야 합니다”라고 정했을까? 사실 요나는 앗수르 제국의 수도 니느웨에 가서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하는 걸 싫어했다. 그들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오랑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조차 회개하고 구원받는 게 하나님의 뜻이었다. 그 뜻을 모른 요나에게 하나님께서는 좌우를 분별치 못하는 12만 명의 어린이들이 사는 니느웨 백성을 아끼지 않겠냐고 질문했다. 그때 요나는 대답을 못했다. 하지만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그에 대한 대답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뜻에서 그렇게 제목을 정한 것이다.
야고보서 강해설교집 〈믿음은 삶으로 보여져야 합니다〉는 요나서 강해설교집과는 다른 면이 있었다. 요나서 강해집은 이야기처럼 다가오는 설교였다면 야고보서 강해집은 신학적인 면도 있고 그에 따른 예화도 풍성했다. 그만큼 이 책은 ‘신약성경의 잠언’처럼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지침서와 같은 책이었다.
물론 이 책을 통해 새롭게 깨달은 점도 있었다. 야고보는 신약성경에 나오는 네 명의 야고보 중에 예수님의 동생인데, 그는 신학자나 목회자의 입장에서 야고보서를 쓴 게 아니라 목회자의 입장에서 썼다는 게 그것이다. 그는 예루살렘교회의 의장으로 이방인들이 주님께 나올 때 할례와 같은 법을 따르지 않도록 목회적인 차원에서 정리했다는 것이다. 사실 ‘신약성경의 잠언’이라는 말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것이다.
김재곤 목사는 그 당시 신앙인들이 당한 시험의 종류를 네 가지로 정리해준다. 1장 22-27절과 2장 14-26절을 통해 교회 안에서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들로 인한 시험, 2장 1-13절을 통해 교회 안에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들로 인한 시험, 3장 1-12절을 통해 사람들이 함부로 내뱉는 말로 인해 상처받는 시험, 그리고 5장 1-6절을 통해 돈만 아는 사람들에 의한 횡포와 학대로 인한 시험이 있다는 게 그것이다. 목회자 야고보는 그렇게 시험당하는 이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바르게 이끌어주고 세웠다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예화 가운데 잊혀지지 않는 게 있다. 어느 시골 교회 권사님이 성경을 줄줄 외우면서 기도하는데 정작 비가 오지 않아 성도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을 때 “기다리다보면 언젠가는 내리지 않겠습니까?”하고 대답했다는데 그때 어린 손자가 “할머니가 이야기해 준 엘리야가 있잖아요, 우리도 기도하면 분명 비고 올거야”라고 했다는 이야기. 테레사 수녀가 여덟 명의 자녀가 사는 크리스천 집에 먹을 것을 갖다 줬는데 그 집의 엄마는 그 먹을 것을 얼마 전 몇 명의 크리스천들을 죽였지만 회심한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가정에 도리어 갖다 줬다는 이야기. 그리고 김재곤 목사 스스로 교도소에 가서 예배하는 수감자들에게 ‘형제’라고 불러줬다는 이야기가 그렇다.
“제가 교도소에 가서 그곳에서 생활하는 분들과 예배를 드리고 돌아오면, 며칠 후부터 그분들이 보낸 편지들이 제게 배달되어 옵니다. 그 편지들 가운데 기억나는 편지가 하나 있습니다. 그 편지에는 그날 말씀을 전해 준 것에 대해 감사했다는 글과 함께, 특히 말씀을 전할 때 그곳에서 생활하는 분들을 형제라 불러준 것이 정말 고마웠다는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편지를 받은 이후부터 저는 교도소에서 말씀을 전할 때 형제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151쪽)
그러니 야고보서 강해설교집 제목을 “믿음은 삶으로 보여져야 합니다”로 정했는지 알 수 있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그리스도인들은 그 삶이 하나님을 보여주는 거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김재곤 목사님이 이 책을 통해 밝혔듯이 그리스도인은 ‘신전의식’ 곧 ‘코람데오’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경건’을 ‘하나님 앞에서’라고 해석한 점도 그렇다. 그만큼 그리스도인은 구원받은 믿음을 삶으로 보여주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주부터 팔복을 설교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서론을 꺼내야 할지 사실 막막했다. 그런데 김재곤 목사님이 보내 준 두 권의 책을 읽고 그 갈피를 잡게 됐다. 한자로 ‘복’(福)이란 ‘내(一) 인생(口)의 밭(田)을 보여주는(示) 것’이다. 팔복 역시도 내가 살아가는 믿음의 삶을 하나님과 사람 앞에 보여주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 사실을 이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으니 이 또한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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