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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48편은 시온에 거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입니다. 시온산은 예루살렘에 있는 산으로 그 꼭대기에는 예루살렘 성전이 있습니다. 예루살렘은 ‘평화의 터전’이라는 뜻을 가진 도시지만, 오랫동안 전쟁과 종교 분쟁으로 많은 시련과 아픔을 가진 곳입니다. 예루살렘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물로 바쳤던 곳이기도 합니다. 다윗 왕이 여부스 족을 몰아내고 시온 산위에 다윗 성을 세우면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 후에 시온은 이스라엘 백성들 곧 자신들을 지칭하는 시적인 명칭이 되었고, 그들이 나라를 잃어버리고 바벨론에서 포로생활을 할 때와 로마에 의해서 이스라엘이 멸망당한 후에는 넓은 의미로 그들이 잃어버린 조국의 땅 전체를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훗날 시온주의로 발전하여 그들의 신앙과 조국 땅의 해방을 위한 운동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결국 현재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잃어버린 땅을 되찾고 건국하게 되는 사상적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오늘 ‘고라 자손의 시’라고 표제가 나와 있는데, 이 시편의 기자는 하나님과 그의 크심을 찬송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하나님과 그의 선하심을 찬송 하는 것으로 끝을 내고 있습니다. 본문은 세 부분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1-3절입니다. “여호와는 위대하시니 우리 하나님의 성, 거룩한 산에서 극진히 찬양 받으시리로다. 터가 높고 아름다워 온 세계가 즐거워함이여 큰 왕의 성 곧 북방에 있는 시온 산이 그러하도다. 하나님이 그 여러 궁중에서 자기를 요새로 알리셨도다.” 예루살렘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모든 성들 가운데서 자기 이름을 두실 곳으로 선택하신 우리 하나님의 성이라는 뜻입니다.
특별히 시편 132:13-14에서도 그런 고백을 합니다. “여호와께서 시온을 택하시고 자기 거처를 삼고자 하여 이르시기를 이는 내가 영원히 쉴 곳이라. 내가 여기 거주할 것은 이를 원하였음이로다.” 시온은 하나님께서 스스로 거하시길 원하셔서 택하신 곳이라는 뜻입니다. 그곳은 위대하신 하나님의 성, 큰 왕의 성, 곧 시온산은 우리 하나님의 성이라는 고백이죠.
실제로 시온산은 780미터 정도의 높이 밖에 안 되는 작은 산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시편의 기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터가 높고 웅장한 성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스라엘 사람의 확고한 신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이유는 그 시온 성에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시온성에만 계시는 분이십니까? 그것은 은유적인 표현입니다. 천지를 창조하신 만유의 주재이신 우리 하나님은 그곳의 모양과 규모에 관계없이 어느 곳에나 계신 분이시고, 모든 것을 다스리는 만 왕의 왕이십니다. 그 분이 거하시는 모든 곳들이 가장 크고 웅대하고 아름다운 산이 되는 것이죠. 바꿔 말하면 그 위대하신 하나님은 우리를 선택하시고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우리 안에 거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보잘 것 없고 작을지라도 내 안에 거룩하시고 위대하신 하나님께서 계시기 때문에 우리들도 거룩하고 위대한 성전으로 구분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나 자신이 주님을 모시면 그 심령이 곧 시온성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특별히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가리켜 보호하시고 지키시는 요새라고 말씀하십니다. 예루살렘에 나아와 왕께 예배드리는 당신의 백성들에게 피난처가 되어 주시고 그를 의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죠.
두 번째로 구분하는 게 본문 4-7절입니다. “왕들이 모여서 함께 지나갔음이여 그들이 보고 놀라고 두려워 빨리 지나갔도다. 거기서 떨림이 그들을 사로잡으니 고통이 해산하는 여인의 고통 같도다. 주께서 동풍으로 다시스의 배를 깨뜨리시도다.”
성경학자들은 이 본문의 역사적인 배경을 역대하 20장에 나오는 유다 왕 여호사밧 시대의 사건으로 보기도 합니다. 당시의 모압 자손과 암몬 자손들 그리고 마온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예루살렘을 쳐들어옵니다. 이때 여호사밧이 두려워서 여호와께로 낯을 향하고 온 유다 백성들에게 금식을 공포하고 함께 모여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 그 기도를 받으신 하나님께서는 적군인 연합군들안에 스스로 내분이 일게 하셔서 유다의 여호사밧이 대승을 거두게 하십니다. 이 승리로 이스라엘이 전리품을 거두는 데에만 3일이 걸렸다고 역대하20장 25절이 증언해 줍니다.
그 후에 여호사밧은 이스라엘의 심히 악한 왕 아하시야와 교제하며 두 왕이 연합하여 다시스로 보낼 배를 만들게 됩니다. 그러나 그 일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시고 그 배가 부서져 다시스로 가지 못하게 하시죠. 악한 왕 아하시야가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는 우상숭배자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사람 여호사밧이 그런 우상숭배자와 동반자관계, 동업자 관계를 체결하는 것 자체를 하나님께서 원치 않으신 까닭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일을 파기하고, 배가 파선되도록 하셨던 것이죠.
그만큼 오늘 본문의 시편 기자는 시온에 대한 대단한 애정과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엄청난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세상에서 때로는 난공불락과 같은 문제들에, 때로는 사면초가와 같은 상황들에 부딪힐 때, 세상을 이기는 힘은 냉철한 현실 인식에서 나오는 게 아니란 것이죠. 하나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요새와 견고한 성이 되어주신다는 그 믿음과 확신이 결국 승리를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본문 8-14절 말씀이 마지막 부분입니다. “우리가 들은 대로 만군의 여호와의 성, 우리 하나님의 성에서 보았나니 하나님이 이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시리로다 하나님이여 우리가 주의 전 가운데에서 주의 인자하심을 생각하였나이다 하나님이여 주의 이름과 같이 찬송도 땅 끝까지 미쳤으며 주의 오른손에는 정의가 충만하였나이다 주의 심판으로 말미암아 시온 산은 기뻐하고 유다의 딸들은 즐거워할지어다 너희는 시온을 돌면서 그 곳을 둘러보고 그 망대들을 세어 보라 그의 성벽을 자세히 보고 그의 궁전을 살펴서 후대에 전하라 이 하나님은 영원히 우리 하나님이시니 그가 우리를 죽을 때까지 인도하시리로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오늘날에도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위해 권능으로 원수들을 물리치신 것을 보게 되고, 또 옛적에 이스라엘을 위해 행하신 위대한 일들을 상기하며 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전에 들은 대로, 자신들이 목도한대로, 앞으로도 영원히 하나님의 성을 견고하게 해 주실 것을 굳게 믿는다는 고백입니다.
예루살렘은 하나님의 도성으로 하나님께서 소중히 여기시며, 하나님께서 특별히 보호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지금도 예루살렘이 동서로 분리돼 있음에도 예루살렘 전체를 ‘분리될 수 없는 이스라엘의 영원한 수도’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 예루살렘 도성이 실은 하나님의 교회가 같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 교회가 존재하도록 하셨고, 그 교회가 바르고 올곧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한, 그 교회를 통해 당신의 소망을 불어넣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지리적인 예루살렘 땅 곧 이스라엘 땅에서만 성취되게 하시는 게 아니라, 당신의 독생자의 피 값을 주고 산 당신의 교회에서 성취되도록 하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매 주일 주님의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릴 때 고백하며 되새김질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습니까? 한 주간 동안 각자의 삶에 은혜를 베푸셨던 하나님의 은총과 사랑을 새기는 것, 그 일들을 떠올리며 고백하며 감사하며 나아가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역사와 은총을 후대에까지 전해주는 사람, 그런 자의 심령이 진정한 시온성이 되게 하실 것이고 이 시대에 영적인 예루살렘 성이 되게 해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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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시는 주님.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시온 산에 거하시며, 우리의 경배를 받으심을 감사합니다. 우리 마음 중심에 좌정하셔서 내 심령 속에 주님이 거하시는 거룩한 성을 세우시며, 저희를 다스려 주옵소서. 우리가 주님의 전에 나아와 예배드릴 때마다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선포하며,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기억하며 찬양하는 주님의 공동체가 되게 하옵소서. 그리고 땅 끝까지, 후대에 하나님이 행하신 일을 전하는 저희가 되게 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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