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 땅에서 향유하는 민족의 복은 누군가의 희생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일제 식민통치 하에서 우리의 선조들이 희생을 감수한 결과입니다.
그 당시 그리스도인의 숫자는 조선 땅 전체 인구 2천만 명 중 1.5%인 20만 명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그 분들이 끼친 영향력은 대단했습니다.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민족 대표 33인 중 16명이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전국적인 만세 운동의 핵심이 교회였고 교인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관순도 단지 애국지사로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희생이 철저하게 십자가 신앙 때문인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유관순은 어려서부터 천안 매봉교회에서 신실한 믿음의 삶을 살았습니다.
공주 영명학교에서 공부하던 시절 선교사 앨리스 샤프(Alise H. Sharp)는 그녀를 ‘독실한 믿음의 소녀’로 회고했습니다.
그녀가 이화학당에서 공부할 때 정동제일교회 손정도 목사님이 설교한 “십자가 신앙으로 구원받은 성도는 십자가 신앙으로 민족을 섬겨야 한다”는 말씀에 특히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녀가 기꺼이 자신의 생명을 민족을 위해 드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주님의 십자가 희생을 기억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만큼 그녀의 놀라운 인생 여정은 단순한 애국의 열정을 넘어 깊은 신앙심이 자리잡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1919년 3월 13일 유관순이 고향에서의 독립운동을 위해 독립선언서를 숨겨가지고 고향 아우내로 내려왔습니다.
그때 고향은 너무나 조용했죠.
고향 사람들에 대한 설득을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 그는 어린 조카 유제하를 데리고 천안의 매봉산에 올랐습니다.
추운 날씨였지만 3일간 나라를 위한 기도를 시작합니다.
이 3일 동안의 기도를 그녀의 조카는 이렇게 회고합니다.
“사흘 동안 기도만 했습니다. 사흘째 되던 날 뭔가 계시를 받은 듯, 미친 듯이 기도를 마친 그의 얼굴은 온통 환하게 빛이 났고 말에 힘이 있었고 담대한 모습이 었습니다.”
산에서 내려온 유관순의 말에 고향 사람 모두는 이상하리만치 귀를 기울이고 경청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해서 음력 3월 1 일, 그 유명한 아우내 장터의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납니다.
과연 이것이 사람이 한 일이었을까요?
아닙니다.
기도의 힘, 성령의 힘으로 된 일이었습니다.
체포된 유관순은 감옥 생활 중에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조국을 위해, 자신의 믿음을 위해, 그리고 함께 감옥에 갇힌 사람들이 변 절하지 않기를 위해 기도했다고 합니다.
1920년 10월. 18세의 나이로 생을 마친 그녀는 단순한 애국 열사가 아닌 순교자로서 생을 마감합니다.
유관순이 죽자 감옥의 책임자들은 비밀리에 그녀의 시신을 처리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선교사들의 항의로 결국 정동교회장으로 장례가 치러집니다.
이화학당 프라이(Frey)교장이 그녀가 아끼던 성경 한 권을 가슴에 얹어 주었고 친구들은 양손에 꽃을 쥐어 주어 입관했습니다.
그 후 정동교회 김종우 목사의 주례로 장례예배를 드리고 이태원 공동묘지에 그녀의 시신을 안장하게 됩니다.
홍창석 목사는 그 일생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유관순은 교회와 주님을 사랑하다가 그의 생애를 제물로 바쳤다. 유관순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교회를 떠나 본 일이 없었다. 유관순은 교회에서 나서 교회에서 자랐고 교회에서 배웠고 교회에서 만세운동을 하다가 죽어 교회의 예배로 마지막 삶을 마감하였다.”
거사 직전의 마지막 그녀의 기도로 알려진 기도 내용이 지금의 유관순 기념 비문에 이렇게 새겨져 있습니다.
“하나님이시여, 이제 시간이 임박하였습니다. 원수 왜를 물리쳐 주시고 이 땅에 자유와 독립을 주소서. 내일 거사할 각 대표들에게 더욱 용기와 힘을 주시고, 이로 말미암아 이 민족의 행복한 땅이 되게 하소서. 주여, 같이 하시고 이 소녀에게 용기 와 힘을 주옵소서. 대한 독립 만세! 대한 독립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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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린 소녀의 엄청난 용기와 희생, 그것이 정녕 인간의 힘이 아닌 기도의 힘이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그녀를 붙잡아 주시고 자비로 인도해주셨던 것입니다.
우리가 이와 같은 은총의 생수를 마신다면 우리 주변도 다시금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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