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받은 상처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 그것은 아직도 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래서 엄격히 말하면 상처란 위로받을 일이라기보다 오히려 용서하지 못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용서하지 못한 채 불평과 불만을 쌓아 놓으며 상처를 키웠다면 그것은 내 자신이 치유를 막고 있는 셈이다.”
강충원의 〈감사진법〉에 나오는 이야기다. 사람 때문에 상처받을 수 있지만 그때마다 불평과 불만을 쌓아두지 말라는 것이다. 도리어 그 사람에게 감사하고 축복하며 살라고 주문한다. 쉽지 않지만 그렇게 감사와 축복을 하다보면 하나님께서 주변 사람들을 통해 복을 베풀어주시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그는 모토로라 설계팀장을 시작으로 Texas Instruments 설계부장과 GE 연구소장 및 전자제품 개발 전무로 일을 했다. 1990년에는 최첨단 반도체 칩회사 베델트로닉스와 반도체 장비회사 BMR Technology를 창립했다. 크리스천인 그는 현재 히어컴 컨설팅 사장과 크리스천CEO 스쿨 교장으로 섬기고 있다.
한 번은 그가 세운 베델트로닉스 기업과 한국의 대기업 산하의 중견 기업과 사업을 진행코자 할 때였다. 가장 최신의 수많은 캐드 패키지 프로그램을 미국에서 구입해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어 기업에 제공한 뒤 훈련까지 시켜서 그 프로그램으로 칩을 설계하도록 돕는 프로젝트였다.
오랜 기간 공을 들인 프로젝트라 그의 기대도 컸다. 드디어 계약서에 서명하는 일만 남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하필 그때 복병이 나타났다. 다른 쪽 업체의 한국 지사장이 그 사실을 알고서 정치권의 인맥을 동원해 중견 기업 사장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계약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때 그는 불만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도리어 ‘감감축’으로 맞섰다. “하나님. 내가 선택하지 않은 미국 기업의 한국 지사장을 알게 된 것도 감사합니다.” “그가 내 일을 방해하고 나서는데 이 또한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가 좋은 기업인이 되도록 축복합니다.”
그러자 여유가 생겼다. 그때 그는 두 회사 제품을 철저하게 비교 조사해서 공정하게 나은 쪽 제품을 선택하도록 이야기를 했다. 그 후에 한국의 지사장을 만났는데 이미 ‘감감축’을 한 상태라 그를 만나도 밉거나 싫은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감사하는 가운데 일을 추진한 결과 그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더욱 엄청난 칩 설계 기술을 획득한 회사로 변화되었다고 한다.
“바사 왕 고레스 원년에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의 입을 통하여 하신 말씀을 이루게 하시려고 바사 왕 고레스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매 그가 온 나라에 공포도 하고 조서도 내려 이르되 바사 왕 고레스는 말하노니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세상 모든 나라를 내게 주셨고 나에게 명령하사 유다 예루살렘에 성전을 건축하라 하셨나니”(스1:1-2)
에스라서의 첫마디 말씀이다. 바벨론의 대왕 느브갓네살(Nebuchadnezzar II, B.C.605-562)을 통해 유다 민족이 패배와 굴욕을 당했는데, 그 후에 페르시아의 대왕 고레스(Cyrus II, B.C.600-530)를 통해 유다 민족이 바벨론에서 포로귀환하는 은총을 덧입는 장면을 보여주는 말씀이다.
사실 솔로몬 사후 B.C.931년 이스라엘의 통일왕국은 분열왕국의 길을 걸었다. 그로부터 북왕국 이스라엘은 19명의 왕들이 통치했지만 B.C.722년 앗수르 제국에게 멸망했다. 남왕국 유다는 20명의 왕들이 통치했는데 B.C605년 바벨론의 느브갓네살이 쳐들어와 제18대왕 여호야김을 비롯한 방백과 다니엘과 같은 젊은이까지 포로로 끌고 갔다. B.C. 597년에는 제19대왕 여호야긴을 비롯한 방백과 에스겔 선지자도 끌고 갔다. B.C.586년에는 예루살렘 성전과 성벽까지 허물어트린 채 제20대 왕 시드기야를 비롯해 대부분의 백성을 끌고 갔다.
하나님께서는 바벨론의 군대를 통해 그렇게 유다 백성을 징계가운데서 회개하도록 한 것이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택하신 백성을 그대로 내버려두신 분이 아니셨다. 바벨론 제국이 3차에 걸쳐 그들을 침공하고 그 백성을 포로로 끌고 가게 하셨듯이, 70년이 다 찼을 때 다시금 3차에 걸쳐 포로귀환의 은총을 베푸셨다.
제1차 포로귀환은 처음 바벨론으로 끌려갔던 B.C.605년으로부터 70년이 지난 때였다. 그 무렵 그토록 강성하던 바벨론 제국이 페르시아 제국에 의해 멸망당했는데 페르시아의 고레스 대왕이 하나님의 감동을 입어 유대 민족을 귀환토록 한 것이었다. 그때가 B.C.538년의 일로 총독 스룹바벨과 제사장 예수아가 유대 민족의 일부인 42,360명을 이끌고 예루살렘에 귀환했다. 바벨론에 끌려간 유대인 총수가 180만명이었는데 70년만에 돌아온 1차 포로귀환자들이 5만명 정도였다면 3%미만이 돌아온 것이었다.1) 제2차 포로귀환은 성경에 나오는 아닥사스다 대왕, 곧 아르타크세르크세스 1세가 통치하던 B.C.458년때였다. 그때 서기관 에스라가 1,500명의 유대 민족을 이끌고 돌아왔다. 제3차 귀환은 그로부터 13년 뒤인 B.C. 445년의 일로 느헤미야가 극소수의 유대 백성을 이끌고 예루살렘에 돌아왔다.
에스라서를 기록한 ‘에스라’는 히브리어로 ‘에쩨르’(עֵזֶר)다.2) ‘여호와 하나님께서 도우신다’는 뜻이다. 그는 제사장 겸 학사로 바빌론의 제사장 집안에서 태어나 토라 연구에 전념한 서기관이다.3) 그를 비롯해 유다 민족을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돌려보내실 때 어떤 방법으로 도우셨는가? 하나님께서 페르시아의 대왕 고레스에게 감동을 주셔서 그들을 본국에 귀환토록 하신 것이다.
어쩌면 그 시절에 그들도 ‘감사진법’을 발휘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나님,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바벨론 제국을 알게 된 것도 감사드립니다.” “바벨론 제국이 우리 민족을 망하게 하고 포로로 끌고 갔는데 실은 저희가 하나님께 죄를 범해 그런 것임을 알고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제는 바벨론 제국도, 바벨론 제국을 무너뜨린 페르시아 제국도, 하나님을 섬기는 좋은 나라가 되도록 복을 내려주시옵소서.”
2021년 추수감사주일이 코앞이다. 한 해의 삶을 돌아볼 때 어려움 중에서도 감사할 일들이 많지 않은가 싶다. 코로나19의 상황은 지금도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청년실업은 극심한 상황이고 경제문제는 나날이 심각하다. 그렇지만 온 세계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는 침묵가운데서도 당신의 자녀들을 긍휼히 여기시는 아바 아버지이시다.
그렇기에 내 주변 사람으로 인해 실패했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불평할 필요가 없다. 침묵 가운데서도 일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오히려 ‘감감축’의 감사진법을 발휘하면 된다.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사람을 만나게 하신 분도 하나님이시니 감사하고, 그를 통해 나를 더욱 돌아볼 수 있게 하시니 감사하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를 계속 축복하면 그 축복이 나에게 돌아올 것이니 더더욱 감사하며 사는 것 말이다.
우리 주님은 그 옛날 페르시아의 고레스를 감동시켜 당신의 백성을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토록 인도해주셨다. 우리 주님은 지금도 세상 사람들을 감동시켜서 당신의 자녀들을 돕도록 은혜 베푸시는 분이시다. 그러니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찌 하나님 앞에 그 사람 앞에 감사하며 살 수 있지 않겠는가?
1)https://929.org.il/lang/en/page/843/post/98057
2)https://www.studylight.org/lexicons/eng/hebrew/05830.html
3)https://www.chabad.org/library/article_cdo/aid/4166669/jewish/Ezra-the-Scribe.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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