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노라(고후12:11-21)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의 본론부 마지막 부분인 10장 1절에서 13장 10절까지 거짓 사도들에 대한 경고 내용을 담았습니다. 특별히 고린도후서 11장 이후의 내용부터는 사도 바울이 부득불 자기 자신을 자랑하는 내용을 소개했죠. 먼저 바울은 예수님 때문에 고난당한 걸 자랑했습니다. 둘째로 바울은 주님의 몸 된 교회가 아파하는 걸 염려한다고 자랑했습니다. 셋째로 바울은 자기 연약함을 자랑했죠. 네째로 바울은 주님께 이끌려 삼층천 세계를 본 신비한 영적 체험을 자랑했죠. 마게도냐에서 이 편지를 쓰던 시점으로부터 14년 전 바울이 고향 다소에 낙향해 있던 가난한 심령의 때에 보여주신 환상의 세계였죠. 그 사명을 감당토록 주님이 함께 하신다는 뜻이었죠. 마지막으로 바울은 사단의 가시 곧 자기 지병을 자랑했습니다. 그 지병으로 인해 주님께서 감싸주셔야 온전하게 쓰임받는다고 말입니다. 거짓 사도들의 자랑은 자신을 높이지만 바울의 자랑은 주님을 높이는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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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일생과 편지 | 권 성 권 - 교보문고

 

그 연장선상에서 오늘 11절입니다. “내가 어리석은 자가 되었으나 너희가 억지로 시킨 것이니 나는 너희에게 칭찬을 받아야 마땅하도다 내가 아무 것도 아니나 지극히 크다는 사도들보다 조금도 부족하지 아니하니라” 바울이 어리석은 자처럼 자랑하는 방법을 쓰는 것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거짓 사도들을 용납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너희들의 수준에서 바르게 회복시켜 주려고 하다보니까 나도 이 방법을 썼다는 것이고, 이런 일은 칭찬받아 마땅치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아무 것도 아니나 지극히 크다는 사도들보다 조금도 부족하지 아니하니라” 자신이 아무리 부족하고 연약할지라도 ‘지극히 크다고 하는 거짓 사도들보다’는 전혀 부족치 않다는 것입니다. 왜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12절에 “사도의 표가 된 것은 내가 너희 가운데서 모든 참음과 표적과 기사와 능력을 행한 것이라” ‘오래 참음’이란 헬라어 ‘휘포메노’는 ‘-의 밑에 거한다’는 뜻입니다. 바울이 복음을 전하는 사도로서 오래 참을 수 있었던 것, 그 속에서 표적과 기사와 능력을 행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주님의 밑에 거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물론 거짓 사도들에게도 표적이 나타나고 병자들도 고치죠(마24:24) 하지만 그들은 주님 위에 자신들이 높이 서 있는 형국이고, 바울은 끝까지 주님 밑에 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13절에 “내 자신이 너희에게 폐를 끼치지 아니한 일밖에 다른 교회보다 부족하게 한 것이 무엇이 있느냐 너희는 나의 이 공평하지 못한 것을 용서하라.” ‘너희에게 폐를 끼치지 아니한 것’은 11장에서 말한 사례비죠. 고린도교회를 세울 때 마게도냐교회들로부터 선교비 받아서 섬겼죠. 고린도교회에서 사례비를 받지 않은 건 교회가 몰라서 못주었기 때문에, 바울이 받으면 복음의 순수성이 훼손될 것 같기 때문에,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오해받을 수 있어서 그랬죠. 그런데도 거짓 사도들은 바울이 가짜이기 때문에 사례비를 받지 않은 것이라고 비난했었죠. 그래서 바울이 너희들에게 사례비를 받지 않는 것보다 너희들에게 부족한 게 있겠느냐, 공평치 못한 게 있느냐, 하는 것이죠.

 

14절에 “보라 내가 이제 세 번째 너희에게 가기를 준비하였으나 너희에게 폐를 끼치지 아니하리라 내가 구하는 것은 너희의 재물이 아니요 오직 너희니라 어린 아이가 부모를 위하여 재물을 저축하는 것이 아니요 부모가 어린 아이를 위하여 하느니라” 에베소에서 그들이 문제를 들었을 때 1차 방문했고, 디모데와 두 번째 편지 고린도전서를 보냈어도 해결되지 않아 2차 눈물의 방문을 했고, 그리고 이제 3차 방문을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당시에 사도들이 오면 사례비를 제공했는데, 바울은 그런 것을 앞으로도 받지 않겠다고 하죠. 이유는 11장 12절에서 “나는 내가 해 온 그대로 앞으로도 하리니, 기회를 찾는 자들이 그 자랑하는 일로 우리와 같이 인정받으려는 기회를 끊으려 하노라.” 만약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가서 사례비를 받게 된다면 거짓 사도들이 또 다시 비난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15절에 “내가 너희 영혼을 위하여 크게 기뻐하므로 재물을 사용하고 또 내 자신까지도 내어 주리니 너희를 더욱 사랑할수록 나는 사랑을 덜 받겠느냐.” 부모의 사랑과 헌신을 통해 자녀들이 크는 것처럼, 바울은 영적인 자식과 같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자기 생명까지도 주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너희들은 사례비를 문제삼으려고 하느냐, 하는 뜻입니다. 공동번역에서는 “나는 여러분을 열열히 사랑하는데 여러분은 나를 덜 사랑하려고 합니까?” 바울의 외로움이 묻어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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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리까 | 권성권 - 교보문고

 

16절입니다. “하여간 어떤 이의 말이 내가 너희에게 짐을 지우지는 아니하였을지라도 교활한 자가 되어 너희를 속임수로 취하였다 하니.” 바울이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사례비에 대한 부담감을 갖지 않도록 했는데, 교활한 자들이 나타났다는 것이죠. 이 편지를 쓰기 1년 전, 고린도교회에서 예루살렘 교회를 위해 구제연보를 하자고 했는데, 그걸 바울이 중간에서 착복했다고 모함을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17-18절에 “내가 너희에게 보낸 자 중에 누구로 너희의 이득을 취하더냐내가 디도를 권하고 함께 한 형제를 보내었으니 디도가 너희의 이득을 취하더냐 우리가 동일한 성령으로 행하지 아니하더냐 동일한 보조로 하지 아니하더냐.” 구제연보를 할 때 디도와 함께 마게도냐에서 인정받은 두 명의 형제들도 보냈죠. 결코 바울은 그들의 것을 취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18절 후반절에 “우리가 동일한 성령으로 행하지 아니하더냐.” 내가 너희에게 보냈던 디도나 다른 두 형제들도 나와 똑같이 행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사례비를 받지 않은 것과, 그들이 구제연보를 가지고 간 일이 동일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19절입니다. “너희는 이 때까지 우리가 자기 변명을 하는 줄로 생각하는구나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 앞에 말하노라 사랑하는 자들아 이 모든 것은 너희의 덕을 세우기 위함이니라.” 여기에서 변명이란 ‘아폴로오게오마이’(ἀπολογέομαι)인데 죄를 지은 사람이 판사 앞에서 자기변호한다는 의미죠. 죄수가 재판장 앞에서 자기를 변호한다면, 혹여라도 사람들 중에는 진짜 죄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사람들이 있죠. 바울은 그래서 자신을 변호하려는 게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진실을 말하고 덕을 세우기 위해서, 여태껏 이 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바울은 20-21절을 통해 두려워하는 네 가지를 말합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내가 가서 여러분을 만나볼 때에, 여러분이 혹시 내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까 하는 것과, 또 내가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또 여러분 가운데에 싸움과 시기와 분노와 경쟁심과 비방과 수군거림과 교만과 무질서가 있지나 않을까 두렵습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다시 갈 때에, 여러분 때문에 내 하나님께 내가 부끄러움을 당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또 내가, 전에 죄를 지은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행한 부정함과 음란함과 방탕함을 회개하지 않는 것을 보고서, 슬피 울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이제 3차 방문을 하는데,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자기 기대에 어긋나 있지는 않을까 하는 것, 또 그들의 기대에 내가 못 미치지 않을까, 그걸 두려워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교회의 성도들이 회복이 되었다고는 하는데 아직도 싸움과 시기와 분노와 경쟁심과 비방과 수군거림과 교만과 무질서가 있지 않을까, 두렵다는 것입니다. 셋째로 바울이 가는데 1차와 2차 방문 때처럼 너희들이 외면할까, 그래서 부끄러움을 다시금 당하지 않을까, 두렵다는 것입니다. 넷째로 고린도교회의 영적 타락 곧 부정과 음란과 방탕함이 아직도 남아 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왜 그런 점들을 두렵다고 하는 것입니까? 13장 2절로 넘어가면 “용서하지 아니하리라” 그런 자들이 남아 있다면 치리하겠다는 것입니다. 바꿔 말해 그런 상황이 올까 두렵다는 것이고,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하라는 당부죠. 이미 바울은 6장 14절에서 “죄와 불법이 어찌 함께 하며 빛과 어둠이 어찌 함게 사귀겠느냐.”하고 권면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런 자들이 있다면 내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 하는 뜻이죠. 그만큼 바울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주님의 몸된 교회를 거룩하고 성결하게 지키려는 의지로 인해 교회가 회복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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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일생과 편지 | 권 성 권 - 교보문고

 

오늘 말씀을 통해 들려주시는 성령님의 음성이 무엇입니까? 우리의 신앙은 감상주의가 아니라는 것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취해야 할 것은 취하고 버려야 할 것은 버리는 책임 있는 행동을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때에만 교회가 교회답게, 나 자신이 주님의 참된 성전으로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