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묵상LifeBible

눈에 보이는 세상 너머의 ‘빅픽처’(Big Picture)

by 똑똑이채널 2021. 7. 17.
728x90
반응형
SMALL

 

지난 화요일 날 송○○ 권사님 집에 심방을 갔다. 권사님의 따님인 김○○ 집사님이 부랴부랴 심방 요청을 한 까닭이다. 엄마가 너무 아파 힘들어한다는 것이었다. 엄마를 향한 애잔한 사랑은 가까이 사는 그 딸이 더욱 애틋한 것 같았다.

 

“권사님, 많이 아프셨어요?”

“목사님, 숨도 못 쉬겠어요. 드러 눕기도 힘들고요.”

“그때 그 부위가 안좋은 거예요?”

“네. 갈비뼈 아래쪽이 너무 아파요.”

 

어찌할 바를 몰라 몸부림 치는 권사님의 몸짓을 볼 때 너무나 안타까웠다. 주일날 예배를 드리러 올 때도 그 부위가 너무 아프다고 하셨으니, 그 심정을 어찌 모르겠는가. 이미 병원에도 두 차례 다녀왔지만 뾰족한 수도 없다고 했으니, 얼마나 더 힘드셨을까.

 

그런데요 엊그제 기도하는데 그런 음성을 들었어요.”

무슨 음성이요?”

“‘엄마, 나 가요하고 말하더란 말예요.”

, 그랬어요?”

그럼, 곧 좋아지겠는데요?”

 

사실 권사님은 올해로 93세다. 그 나이로 유모차를 끌고 걷는 것만 해도, 예배당에 나와 함께 예배드리는 것만 해도, 당신 스스로 이름 석 자를 써서 봉헌예물을 드리는 것만 해도, 너무나 감사한 일들이다. 그런데 성경말씀도 술술 읽어나가면 더욱 좋겠다고 하는데 그때마다 나는 그렇게 위로를 해 드렸다.

 

권사님. 하나님께서 영의 눈을 뜨여 주셨잖아요.”

그래서 감사하죠. 제가 뭐라고 음성도 들려주시고 환상도 보여주시겠어요.”

그러니까요. 그 은혜면 충분하시죠.

 

권사님은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그렇게 주님의 음성을 듣고 환상을 봤다. 그때마다 주님은 또 그렇게 응답을 해 주셨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님의 음성이 아닌 악한 영이 떠나간다는 음성을 들은 것이었다. 그런데도 며칠 동안 너무나 아파서 힘들어 했고, 결국 그 따님이 간곡히 심방을 요청한 것이었다.

 

그날 나와 아내는 권사님을 모시고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선포했고, 하나님의 자녀임을 권사님 스스로 고백하고 선포하도록 했다. 하나님의 은혜로 루디아 가족이 모두 구원받고 그 집이 빌립보 예배당이 된 것처럼 권사님도 천국의 보화가 되게 해 달라고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을 했다.

 

다음날이었다. 권사님의 상태를 알아보고자 전화를 드렸다. 사실 그날 권사님을 지켜보던 큰 아드님과 그 따님도 무슨 일을 치르는 것은 아닌지 걱정할 정도였으니, 나도 마음을 놓지 못한 것이었다. 그런데 권사님과 통화하면서 나는 깜짝 놀랐다. 너무나도 밝고 기운 찬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신묘한 은혜였다.

 

유다의 여호사밧 왕 제십칠년에 아합의 아들 아하시야가 사마리아에서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이 년 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리니라 그가 여호와 앞에서 악을 행하여 그의 아버지의 길과 그의 어머니의 길과 이스라엘에게 범죄하게 한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길로 행하며 바알을 섬겨 그에게 예배하여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노하시게 하기를 그의 아버지의 온갖 행위 같이 하였더라”(왕상22:51-53)

 

열왕기상 마지막 말씀이다. 열왕기상 1-10장까지는 솔로몬의 통일왕국을 기록했고, 11-22장까지는 분열왕국을 다뤘다. 그 후반부의 분열왕국 중 남왕국 유다는 르호보암-아비야-아사-여호사밧-여호람으로, 북왕국 이스라엘은 여로보암-나답-바아사-엘라-시므리-오므리-아합-아하시야로 왕위 계승이 이어졌다. 물론 남왕국 유다는 모두 혈통으로 왕위가 계승됐고 아사와 여호사밧이 다윗의 길을 좇았는데, 북왕국 이스라엘은 3번의 쿠데타로 왕위를 찬탈했고 모든 왕들이 여로보암의 악한 길을 좇았다.

 

그중 열왕기상 후반부에 중심인물처럼 등장한 이가 있다. 북왕국 이스라엘의 7번째 왕 아합이다. 그는 열왕기상 16장 후반부에서 22장 마지막까지를 장식한다. 이유가 뭘까? 그는 시돈 왕 엣 바알의 딸 이세벨을 왕비로 맞았다. 그때 북이스라엘 수도 사마리아에 바알과 아세라 신상을 세워 백성들에게 그 신들을 섬기게 했다. 그와 왕비 이세벨의 비호 아래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850명이 활개치도록 했다.

 

과연 그의 통치권 때문에 열왕기상 후반부를 모두 그에게 내주고 있는 걸까? 그렇지 않다. 그는 눈에 보이는 통치자일 뿐이요 진정한 빅피처’(Big Picture)는 하나님이심을 알게 한다. 엘리야를 통해 갈멜산에 불로 응답한 것과 36개월간 가문 땅에 비를 내리신 것도, 아람과 2차례 전투를 벌일 때 다른 선지자를 통해 승리를 선포케 한 것도, 미가야를 보내 아람과의 마지막 전투에서 패할 것을 선포한 것도, 그리고 바알에게 무릎꿇지 않은 7천명을 남겨둔 것도 그렇다. 그만큼 아합과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 돌아오길 바란 것이었다.

 

하지만 아합은 끝끝내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았다. 엘리야가 그의 피를 개들이 핥고 그 아내의 시체를 개들이 뜯어 먹을 것이라고 선포할 때 베옷을 입고 겸비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때 한 번 뿐이었다. 그가 다스린 22년은 자기 욕망과 자기 과시라는 우상숭배자의 삶이었다. 바로 그 모습을 그의 아들 아하시야가 본받았다고 열왕기상 마지막에 한 줄로 정리하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도 송○○ 권사님에게 안부전화를 드렸다. 그런데 왠일인가? 오늘은 더한층 밝고 힘찬 목소리였다. 그리고는 이런 말씀도 내게 곁들여왔다.

 

“목사님, 너무 좋아요. 앞으로 내 몸은 목사님께 맡기요.”

 

그렇게 말씀하는 권사님의 뜻을 나는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다. 당신의 목숨은 하나님께 달려 있다는 것이었다. 어디 권사님의 목숨만 그렇겠는가? 아합과 같은 정치세력이 이 세상을 다스리고 악한 영이 주도하는 것 같아도 이 세상 너머에 하나님께서 빅픽처로 섭리하신다는 걸 일깨워준 것이다. 하나님께서 권사님을 언제 천국으로 부르실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9988234’ 하시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성경으로 2020년 문화를 읽다, 눈을 뜨면 볼 수 있어요

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너무나 답답했다. 지금도 그게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고 모든 게 답답하기만 하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은 무엇을 하실까

culture-developer.tistory.com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