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은 영적으로 고귀한 일이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불교계 단체들 그리고 개신교 목회자들이 전국적인 시국선언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이 종교계 전체로 퍼져 나가는 모양새다.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민생은 파탄나고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검찰 권력을 공고화하고 국민통합은 실종되고 반노동과 반농민 정책으로 백성들이 궁지로 몰렸다는 이유다. 수출을 통해 먹고 사는 우리나라가 중국을 등지게 만들고 하수아비처럼 미국만 바라보도록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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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을 추구하는 목회자들 중에는 그런 시국선언을 비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목회자가 기도만 하면 될 것을 왜 그렇게 국가의 일에 참견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영성은 육체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영은 이성을 필요하고 이성은 손과 발을 필요로 한다. 육체가 건강해야 영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 나라의 지도자가 바로 서야 백성의 삶이 평안케 되는 이유다. 영성도 육적인 실체를 통해 완성되는 법이다. 그렇지 않은 영성은 외골수요 신비주의로 전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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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 해 여섯째 달 초닷새에 나는 집에 앉았고 유다의 장로들은 내 앞에 앉아 있는데 주 여호와의 권능이 거기에서 내게 내리기로 내가 보니 불같은 형상이 있더라 그 허리 아래의 모양은 불같고 허리 위에는 광채가 나서 단 쇠 같은데 그가 손 같은 것을 펴서 내 머리털 한 모숨을 잡으며 주의 영이 나를 들어 천지 사이로 올리시고 하나님의 환상 가운데에 나를 이끌어 예루살렘으로 가서 안뜰로 들어가는 북향한 문에 이르시니 거기에는 질투의 우상 곧 질투를 일어나게 하는 우상의 자리가 있는 곳이라”(겔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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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의 두 번째 환상(겔8:1∼11:25)의 첫머리다. 하나님께서 에스겔의 영을 이끌어 예루살렘 땅에 있는 유다 백성들의 실상을 보게 하셨다. 유다의 장로들과 여인들과 제사장들이 우상을 숭배하는 모습이다. 성전 안쪽에서조차 그런 가증한 행위를 일삼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제2차 포로생활 5년째 접어들 때 에스겔에게 개인적인 소명의 환상을 보여주셨고 6년째 접어들어 두 번째 환상을 통해 예루살렘에 남아있는 백성들의 죄악을 보여주셨다. 2차 바벨론 포로에 끌려온 유다 백성들과 예루살렘에 남아 있는 유다 백성들이 한 몸임을 알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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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이 바라본 환상은 그의 영을 통해 열어주셨다. 에스겔의 몸은 바벨론의 그발 강가 텔아빔 언덕에 있지만 그의 영을 예루살렘으로 이끌어 유다 백성들의 죄악과 하나님의 심판을 보게 한 것이다. 물론 그의 영이 환상을 봤다고 해서 그의 육체가 열등한 건 아니다. 죄로 인해 심판받고 끌려온 제 2차 포로민들의 육적인 삶을 통해 머잖아 심판받을 예루살렘 백성들의 영적 실체를 들여다보게 한 것이다. 그의 영을 통해 보여준 환상과 선포된 말씀은 예루살렘에 남은 유다 백성들의 삶을 바로잡도록 한 시국선언문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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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일본 총리가 내일 답방한다. 그는 한일관계를 개선하고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한일의 안보협력을 강화코자 우리나라에 온다고 했다. 그것만 목적일까? 어느 나라 지도자든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한다. 일본 총리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대응한다면서도 자국의 미사일체제를 완성하려는 목적이 숨어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대통령도 우리의 주장을 펼쳐야 한다.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것 없이 만찬만 즐기는 쇼만 벌인다면 시국언선은 들풀처럼 번질 것이다. 그런 시국선언은 육적인 일이 아니라 영적으로 고귀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라를 위해 애타게 기도하는 이들이 그런 일에 참여도 하고 격려도 하는 것이다. 에스겔에게 보여준 두 번째 환상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우리나라 백성들의 비참한 삶을 들여다보고 깨우치게 하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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