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는 진주보다 나으므로(잠8:1-36)

본문은 지혜가 무엇인지를 규명하고 그 가치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혜가 만물의 창조에 동참한 것이며, 그 기쁨도 함께 누렸음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그런 지혜의 초청에 그 누구라도 순종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지혜의 초청에 응답하며 사는 자가 지혜로운 인생을 살 것이요, 그 영혼이 쇠락해지지 않고 청청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1-21절까지 전반부는 그 무엇보다도 인생을 향한 지혜의 간곡한 초청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6절이 이와 같습니다. “너희는 들어라. 나는 옳은 말만 하고, 내 입술로는 바른 말만 한다.” 여기에서도 ‘들어라’ 곧 ‘쉐마’가 등장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어제 읽은 2-3절 말씀에도 나와 있는 부분이었는데 신명기 6장 4-9절에서도 그렇게 말씀하죠.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분의 말씀을 새기며, 자녀들에게 가르치되,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잘 나갈 때에든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에든지, 그 모든 상황에서 그분의 말씀을 새기면서 살아가라는 것이죠.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이고, 그 분의 계명이라면, 오늘 본문에서 ‘들어라’하고 강조하는 것 역시 지혜의 말씀을 새기라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지식(knowledge)은 개별적 사안에 대한 분석적인 인식 곧 이론적 인식을 지칭할 때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반면에 지혜(wisdom)는 인생과 우주 전반에 대한 통합적인 통찰 곧 직관적인 통찰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성경이 말하는 지혜, 곧 ‘호크마’는 무엇인가? 여기에서 더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 모든 지혜와 지식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에 대한 바른 믿음과 순종의 자세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들으라’하고 강조하는 것이죠. 성경은 그 분의 존재와 그분의 섭리에 대한 바른 인식과 순종이 지혜의 근본임을 천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죽했으면 솔로몬도 이 잠언을 시작하면서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하고서 잠언 1장 7절에서 힘주어 강조했겠습니까?

 

그래서 ‘지혜’는 어제 생각해 본 ‘음녀’와는 달리 공개적인 장소에서 소리를 높여 사람들을 초대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지혜가 부르지 아니하느냐 명철이 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느냐 그가 길 가의 높은 곳과 네거리에 서며 성문 곁과 문 어귀와 여러 출입하는 문에서 불러 이르되 사람들아 내가 너희를 부르며 내가 인자들에게 소리를 높이노라.”(1-4절) 그렇게 공개적인 장소, 곧 밝은 곳에서 사람들을 초청하는 지혜는, 자신을 찾는 모든 이에게 응답한다는 특징도 안겨줍니다.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 부귀가 내게 있고 장구한 재물과 공의도 그러하니라 내 열매는 금이나 정금보다 나으며 내 소득은 순은보다 나으니라 나는 정의로운 길로 행하며 공의로운 길 가운데로 다니나니 이는 나를 사랑하는 자가 재물을 얻어서 그 곳간에 채우게 하려 함이니라.”(17-21)

그렇게 지혜 곧 하나님의 지혜,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의 율례와 법도, 곧 하나님의 말씀을 좇아 사는 자들에게 하나님께서 지혜와 명철을 주시고, 공의롭고 정의로운 길로 다니게 하셔서, 그 인생이 승리하는 삶을 살게 해 주신다고, 응답해 주신다고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그만큼 하나님의 지혜 곧 하나님께서는 인생들을 간절함으로 사랑하고 계시며,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기만 하면 그 뜨거운 사랑을 베풀어주신다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본문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모든 인생을 향한 지혜의 사랑고백, 곧 하나님의 사랑고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장에서 솔로몬은 음녀를 따르는 길이 영원한 사망에 이르는 길임을 밝혔습니다. “여러 가지 고운 말로 유혹하며 입술의 호리는 말로 꾀므로 젊은이가 곧 그를 따랐으니 소가 도수장으로 가는 것 같고 미련한 자가 벌을 받으려고 쇠사슬에 매이러 가는 것과 같도다.”(21-22) 음녀, 곧 육신의 간통이든 영적인 간통 곧 우상숭배든지, 그 길은 패망의 길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에 반해 오늘 본문에서는 지혜의 권면을 수용하는 것이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본문 35절에 “대저 나를 얻는 자는 생명을 얻고 여호와께 은총을 얻을 것임이니라.” 더욱이 음녀는 어둡고 음습한 골목에서 상대를 유혹하는데 반해 하나님의 지혜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된 공개적인 장소에서 모든 사람들을 초청하는 특징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만큼 지혜의 말씀은 어느 한 사람에게도 예외 없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반드시 모두가 알아야 할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러울 것이 없는 고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본문 8절에서 지혜는 “내 입의 말은 다 의로운 즉 그 가운데에 굽은 것과 패역한 것이 없다”고 말씀입니다. 여기서 ‘다 의롭다’는 말은 한 치의 오류도 없이 완전하며 순전하다는 뜻입니다. 이어서 지혜는 그 가운데 굽은 것과 패역한 것이 없다는 말로 그 완전함을 재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8-10절을 통해 이렇게 권고합니다. “내 입의 말은 다 의로운즉 그 가운데에 굽은 것과 패역한 것이 없나니 이는 다 총명 있는 자가 밝히 아는 바요 지식 얻은 자가 정직하게 여기는 바니라 너희가 은을 받지 말고 나의 훈계를 받으며 정금보다 지식을 얻으라.” 은을 받지 말고 훈계를 받으라, 하나님의 지혜를 좇으라는 것입니다. 만약 그 지혜의 말이 인간에게서 나왔다면 아마도 아주 오만하거나 교만한 사람의 말로 치부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완전하여 조금의 치우침이나 불완전함이 없기에 다윗은 그렇게까지 감탄한 바 있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은 순결함이여 흙 도가니에 일곱 번 단련한 은 같도다”(시12:6)하고 말입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왜 중요합니까? 불완전한 세상에서 흔들리거나 넘어지지 않고 든든히 서 있게 하기 때문이죠. 사람은 변덕에 변덕을 부리지만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동일하게 당신의 자녀들을 품으시기 때문이죠. 사람은 흔들리는 갈대와 같지만 하나님은 독생자까지 십자가에 제물삼으면서 구원하신 것이죠. 그러니 그분의 지혜를 어찌 우리가 쫓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오늘 본문에서 은을 받는 대신 지혜의 훈계를 받으라고, 정금보다 지식을 얻으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11절에서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대저 지혜는 진주보다 나으므로 원하는 모든 것을 이에 비교할 수 없음이니라.” 지혜는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은이나 정금이나 진주는 당대 사람들이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것들 아닙니까?

오늘날도 그것은 똑같습니다. 오죽했으면 푸른바다의 전설에서 인어가 슬퍼서 눈물을 흘리는데, 그것으로 얻게 되는 진주 때문에, 인간은 더 일을 하도록, 더 슬픈 눈물을 흘리도록 부추기는 모습을 비춰준 바 있습니다. 실은 그것이 비단 드라마 속의 등장인물들만의 속성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자신들의 속성과도 똑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길이 곧 지혜의 말씀이기 때문에, 그 어떤 것에도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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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케 하시는 하나님

아무쪼록 오늘 이 아침에도 우리가 간절히 사모하며 간구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지혜, 하늘의 지혜 곧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오는 지혜를 통해 우리의 생명을 굳게 지키고, 우리의 삶이 평안하여 든든히 서가는 사루의 삶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