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어른이야말로 유쾌하고 멋진 자취다
봄이 오면 화분 갈이를 하죠. 엊그제 비가 오는 날도 꼭 그런 날이었어요. 물론 내가 추진한 건 아니었고 나이 많은 어른 한 분이 주도한 일이었어요. 그날 이른 아침 밖에서 일을 보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길가에 봉고차 한 대가 서 있는 거였어요. 더욱이 어른 한 분이 비를 맞으면서 예배당 바깥의 흙과 쓰레기도 담고 있었고요. 그 순간 당황한 나로서는 왜 그렇게 하는지 물어봤죠. 그랬더니 지나가는 길에 너무 지저분하게 보여서 꼭 치워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에요. 그로부터 1시간 반가량 그 어른과 함께 주변에 나뒹구는 벽돌과 쓰레기를 몽땅 담았어요. 그 일을 하는 동안 그 어른은 이러쿵저러쿵 그 어떤 질책이나 훈계도 없었죠. 그 후 그 어른의 동생이 세로 내놓은 집의 배란다 하수구 구멍을 뚫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