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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은 저마다 다 다르겠죠. 누군가는 젊은 날에 활짝 꽃을 피울 수도 있고 누군가는 나이가 들어 유명세를 날리기도 하겠죠. 또 누군가는 죽어서 별처럼 빛나는 사람도 있겠고요. 세상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진리와 가치를 지니고 꾸준하게 살아가다 보면 의도치 않게 그런 때가 찾아오는 법이니까요.
축구선수 김민재와 닮았다며 유명세를 날리는 정동식 심판도 그렇죠. 그는 20대 때 노숙자 쉼터 상담원, 신문 배달, 우유 배달, 초중고 축구심판, 일용직 등 하루 7가지 일을 했다고 해요. 5년 만에 1억을 모았을 땐 너무나 뿌듯했고요. 하지만 상가분양사기로 몽땅 그 돈을 잃고서는 죽고 싶었다고 하죠. 하지만 7년을 견뎌냈고 가정을 꾸린 지금은 환경공무관과 퀵서비스 일을 하고 축구심판은 프리랜서로 한다고 하죠. 어쩌면 20대의 궁핍하던 그 시절이 그에게 화양연화였지 않을까 싶어요.
“아흔아홉 번의 불행 뒤에 찾아온 행운이었을까.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을까. 이중섭은 기회를 꽉 움켜쥐었다.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참 좋은 풍경을 보았으며 참 좋은 아틀리에에서 그리고 또 그렸다. 완성작들은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도 참 좋았던 것은 그림에만 몰두한, 바다처럼 출렁이는 시간 그 자체였다.”(299쪽)
소설가 김탁환의 〈참 좋았더라 이중섭의 화양연화〉에 나오는 이야기에요. 화양연화(花樣年華)란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을 뜻하는 말이에요. 누가 봐도 이중섭은 반 고흐처럼 비운의 주인공이었죠. 나이 40에 서대문 적십자병원에서 무연고자로 숨을 거뒀으니까요. 하지만 김탁환은 예술가로서 가장 빛난 이중섭의 30대 통영에 초점을 맞추며 이 소설을 쓴 거예요. 그를 취재하려 제주·마산·진해·부산·서울을 돌았고 고증을 거쳐 50년대의 이중섭을 소설로 재현한 것이죠. 이 책에 나오는 원산 사람 이중섭과 월남한 문인들이 나누는 사투리가 낯설고 힘들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어요.
1916년 평안남도 출생 이중섭은 월남 후 일본으로 유학을 가죠. 그 시절 마사코를 만났고 1945년 둘은 원산에서 결혼을 하죠. 1950년엔 부산으로 내려갔고 1951년엔 제주도 서귀포에서 쪽방살이를 했죠. 하지만 1952년엔 생활고로 아내와 두 아들을 일본 처가로 보내고 자신은 막노동 속에 살죠. 그 무렵 공예가 유강렬의 도움으로 이중섭은 통영에 작업실과 화구와 물감을 제공 받게 되죠. 그때 몇몇 화가와 공예가와 시인 유치환과 김춘수와 구상과 교류하며 전시회도 열죠. 가족과 떨어져 사는 고독 속에서도 그런 작품을 쏟아낸 그 시기야말로 이중섭에게 가장 찬란한 화양연화였다는 것이죠.
“멀리서 바라보는 여자들도 있었는데 그 중에 막달라 마리아와 또 작은 야고보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와 또 살로메가 있었으니”(막15:40)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그 곁에서 지킨 이들이에요. 막달라 마리아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 형제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 예수님의 이모 살로메, 야고보와 그 형제 요한의 어머니(마27:56)와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요19:25)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요한(요19:26)도 있었죠. 그들은 갈릴리에서부터 예루살렘까지 따르던 이들이죠. 지금은 온통 눈물로 예수님의 죽음을 지켜주고 있고요. 하지만 사흘 후 예수님께서 부활한 걸 목격하고 또 그 소식을 들었을 땐 지금이 가장 빛난 화양연화였다고 생각 하겠죠?
김탁환 작가는 이중섭의 삶을 소설로 쓰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하죠. “예술가로서 나는 어디까지일까, 화양연화는 이미 지나갔을까 아직 오지 않았을까 지금 지나는 중일까” 이 책의 표지가 된 ‘복사꽃 가지에 앉은 새’는 이중섭의 작품 중에 덜 알려진 그림이라고 해요. 그 그림 속 새처럼 우리는 잠시 이 땅에 머물다 떠나가는 존재들이죠. 하지만 누군가에겐 나비처럼 희망을 선물하고 떠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이 이중섭이 우리에게 바라는 화양연화요 작가 김탁환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화양연화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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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난 몇 년간 설교 말씀을 통해 나눈 예화다. 예화는 설교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다. 말씀의 이론을 실제화할 수 있는 간증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예화는 설교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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