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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21일 구례 산수유 마을과 지리산 묘봉치에 들었다.
전남 목포에서 전남 구례로 향하는 그 길목은 2시간 10분 정도 걸렸다.
산은 오르는 게 아니라 산은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산을 바라보고 경외하여 산과 하나가 되기 위해 호흡하는 것이다.
그만큼 산 앞에서는 겸손한 마음으로 들고 나는 것이다.
3월 중턱에 다다른 그날, 구례 산수유마을에 들어갔다.
암태에 사는 셋째 형과 함께 그날 그 마을을 둘러본 것이다.
산수유자체가 울긋불긋하지 않다.
매화나 벚꽃처럼 화려하지도 않다.
화려하지 않아도 은은함 그 자체를 지닌 게 산수유다.
그래서 더 사랑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
산수유 마을 위로 묘봉치로 가는 길목과 만복대로 향하는 길목이 있었다.
둘 사이에 어디로 갈까 고심했다.
그 순간 사람들이 묘봉치 쪽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그 길로 가면 사람들이 많을까 싶었다.
그런데 아차, 그게 아니었다.
그 분들은 등산객이 아니었다.
그 분들은 바로 위의 산수유를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내려온 분들이었다.
그러니 어찌하랴!
형과 단 둘이 묘봉치로 향하는 길밖에.
그 길은 완만했다.
지리산이 깊지만 그렇게 험악하거나 가파르지 않았다.
물론 다른 쪽 방향은 뱀사골이나 노고단이나 천왕봉쪽은 어떤지 모르겠다.
아무튼 산수유마을에서 묘봉치로 향하는 길목은 완만하고 부드러웠다.
지난 달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 부부와 함께 해남 두륜산에 들어간 적이 있다.
그때 그곳의 푯말이 그런 설명이 붙어 있었다.
월출산은 남성산이고 두륜산은 여성산이라고.
그만큼 월출산은 험악하고 두륜산은 부드럽게 오를 수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내가 두 산을 경험한 바로는 전혀 달랐다.
월출산도 험악했고 두륜산도 험악했다.
월출산은 내려올때까지 다리가 후덜덜 했는데 두륜산은 오히려 다음날 종아리에 알이 박힐 정도였다.
그런데 이곳 지리산은 어땠을까?
한 곳 방향으로 들어가서 그런지 잘 모르지만, 지리산은 포근했다.
산은 깊었지만 오르막길은 가파르지 않았다.
몸이 아픈 셋째 형도 지리산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정확히 따져본다면 산수유마을에서 묘봉치 정상까지 들어가는 길목은 3시간 반정도 걸렸다.
그곳에서 나오는 길목은 2시간 반정도 걸렸다.
산에 들어가는 길목에 형은 잘 들어갔지만 나오는 길목은 정말로 힘겨웠다.
그래도 저녁 6시 무렵까지 나올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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