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따라 흘러가다 절벽을 휘감아 돌 때 가장 찬란하다
엄마가 홀로 사는 시골집에 다녀가라 해서 어제 다녀왔어요. 3월 중순에 때아닌 눈보라가 불어치던 날이었죠. 몇 개월 동안 누나 집에서 얹혀살던 엄마는 이제 눈치 볼 일이 없어서 그런지 목소리가 좋았어요. 그런 엄마가 나를 부른 건 명확했죠. 항아리에 담아 놓은 감식초 물을 걸러 주고 집 뒷담에 자란 풀들을 없애는 제초제를 쳐 달라는 거였어요. 그 일을 끝마쳤을 땐 기름값 하라며 오만 원까지 주셨고요. 살다 보면 답은 나와 있는데 시간을 질질 끄는 경우가 있죠. 빨리 해결해야 하는데도 머뭇거리면 누구라도 답답해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 기약 없는 그 일을 마무리 지었을 땐 모두가 해방감을 맛보게 되죠. 그 일이 잘 됐는지 안 됐는지는 나중에 판단할 일이구요. 엄마와 나도 꼭 그런 기분이었겠죠? 물론 그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