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을 향하는 제사장이자 제단에 바친 양
지난 2일 밤 보령에 다녀왔어요. 나를 포함해 7명이 모임을 갖고자 함이었죠. 그런데 목요일까지만 해도 통화했던 55살의 서울 친구가 급작스레 패혈증에 걸려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했어요. 그 일로 함께 내려오기로 했던 부천의 다른 친구도 올 수 없었고요. 감기로 시작된 패혈증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이 맡은 역할에 저승을 넘나들듯 희생한 까닭에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 게 원인이지 않나 싶어요. 그날 밤 보령수양관에 모인 일행은 친구의 회복을 위해 기도할 수밖에 없었죠. 3일 아침엔 웅천읍 정미소 앞에 있는 식당에서 생태탕을 먹었어요. 식사 뒤엔 대창 8리 임도정 공장을 들여다봤고요. 놀랍게도 그 공장 안에는 쌀과 고춧가루를 빻는 기계가 아직도 돌아가고 있었어요. 대부분 종합처리장처럼 자동화된 현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