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과 아벨은 ‘세월이 지난 후에’(창4:3)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다. 가인은 ‘땅의 소산으로’, 아벨은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드렸다. 하나님께서는 ‘아벨과 그 제물’을 받으셨지만 ‘가인과 그 제물’은 받지 않으셨다.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보다 그들의 제사를 받으신 주권은 하나님께 달려 있었다. 인간으로서는 이러쿵저러쿵 쉽게 판단할 부분이 아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짐승과 곡물의 제사라는 차이점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제사가 진행된 레위기에서는 번제(레1:1∼17)와 소제(레2:1∼16)도 하나님께서 받으셨다.
그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할 게 있다. 무엇보다도 ‘세월이 지난 후’였다는 점이 중요하다. 뭔가 특별한 시점에서 그들이 제사를 드렸다는 뜻이다. 그런 차원에서 제사를 드렸다면 좀 더 의미 있는 것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 가인은 ‘땅의 소산’을 가져와 하나님께 드렸고, 아벨은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을 가져와 드렸습니다. ‘기름’으로 번역된히브리어 ‘헤레브’(חֵלֶב)는 ‘지방’(fat), ‘골수’(marrow, 시63:5), ‘가장 좋은’(all the best, 민18:12), ‘풍성함’(abundance)의 뜻이 있다. 그만큼 아벨은 여러 양 떼 중에서 최상의 것을 구별해 하나님께 드렸다는 뜻이다. 아벨은 하나님을 향한 중심 어린 마음과 자세로 경배한 것이다.
그에 반해 가인은 ‘땅의 소산’으로 드릴 뿐이었다. 라쉬 주석(Rashi’s Commentary)은 그에 대해 그런 주석을 덧붙이고 있다. 가인이 최상의 것이 아닌 것, 그저 ‘자기 손에 잡힌 대로’ 하나님께 가져와 드렸다는 뜻이다. 그만큼 그는 자기 중심적인 제사를 드리려 했던 것이었다.1)
신약성경의 히브리서에서는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낳은 제사를 드렸다”(히4:11)고 증언하고 있다. 그 말씀이 뜻하는 바가 무엇일까? 하나님께서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fountain)이 아니라 그 ‘마음 중심’( לָבַב, authority inside, 삼상16:7)25)을 받으시는 분임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의 주권에 온전히 복종하는 마음과 자세가 그것이다.2)
1)https://www.chabad.org/library/bible_cdo/aid/8168/showrashi/true
2)https://www.studylight.org/lexicons/hebrew/03824.html
'성경질문대답BibleQ&A > 창세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아가 방주 안에 머문 기간은? 그곳에서 어떻게 버텼을까? (2) | 2021.07.01 |
---|---|
노아는 몇 년에 걸쳐 방주를 완성했을까? 방주가 지닌 참된 의미는? (0) | 2021.06.30 |
에덴동산의 추방은 저주인가? 은혜인가? (0) | 2021.06.29 |
에덴동산의 일, 저주가 아닌 기쁨의 사명 (0) | 2021.06.28 |
'안식하다'는 참된 의미는 무엇인가? (0) | 2021.06.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