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site-verification=bWsZs7W0_gSPuMoDXujZISVmSBQHlpw3IxoqFPAwWOg 찌그러져도 동그라미를 그리는 중이니까요 google-site-verification=bWsZs7W0_gSPuMoDXujZISVmSBQHlpw3IxoqFPAwWOg
 

찌그러져도 동그라미를 그리는 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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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추위는 다 지나갔을까요? 곧 매화도 피어오를 테니 말이죠. 그렇지만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겠죠. 꽃샘을 시샘한 추위가 언제 또 몰려올지 모르니까요. 하기야 4월에도 눈발이 날린 적이 있었죠.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니 딱 부러지게 추위가 지나갔다고 시원하게 말할 수는 없겠죠. 정답 노이로제에 걸린 사람들이야 뭐든 딱 부러지는 걸 좋아하겠지만 말이죠.

 

들풀 7000점 표본을 만든 잡초박사가 있어요.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명예교수 강병화가 그 분이예요. 그 표본을 만들고자 그는 36년간 전국을 누볐고 야외 현장조사만 4,900일 넘게 나갔다고 하죠. 평생 잡초를 공부한 그였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잡초는 없다고 말하죠. 밀밭에 벼가 나면 그게 잡초요 보리밭에 밀이 나면 그게 잡초가 된다고 하죠. 산삼도 원래는 잡초였을지 모른다고 해요. 우리의 삶도 잡초라고 생각한다면 스스로를 불행의 감옥에 가둘 필요는 없겠죠.

 

요즘 어딜 가나 AI, 로봇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다, 마치 미래 사회가 현관문 앞까지 와 있는 것처럼 얘길 하는데요. 세탁기 돌리고 청소기 쓴다고 현대사회가 된 아니듯 미래의 세상도 그런 신기한 물건들로 채워진다고 멋진 신세계가 되는 건 아닐 거예요.”(254)

 

김창완의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에 나오는 내용이에요. 모두가 AI의 신세계를 꿈꾸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꼬마가 꽃신 신고 달빛 아래 춤추는 민들레를 감상하기란 쉽지 않다는 뜻이죠. 영원한 봄날을 꿈꾸기보다 가는 봄을 아쉬워하며 ‘봄날은 간다’는 노래를 구성지게 부르는 게 훨씬 로맨틱하다는 이야기겠죠. 어그러진 일상에 실망할 것도 없고 매일매일 만드는 졸작 자체도 얼마든지 예술로 여기라는 뜻이죠.

 

이 책은 그가 SBS파워 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청취자들에게 답한 편지와 매일 아침 직접 쓴 오프닝 멘트를 엮은 것이에요. 손으로 그린 47개의 동그라미 중 두 개만 그럴듯한 동그라미라는 말이나, 돌아가신 할머니를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청취자에게 산울림의 막내 김창익을 잃은 상실감을 고백한 말은 따뜻한 위로요 공감이죠. 그러니 1977년 산울림으로 데뷔해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인 그의 곡들이 후배 가수들을 통해 지금껏 재탄생되는 것이겠죠. 과거 영광이나 상처를 아쉬워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내딛는 그의 걸음걸이 자체가 현재진행형 아티스트임을 보여주는 것이죠.

 

여호와의 사자가 떨기나무 가운데로부터 나오는 불꽃 안에서 그에게 나타나시니라”(3:2)

 

우리말 ‘떨기나무’는 히브리어로 ‘스네’(סְנֶה)에요. 상형문자인 그 단어를 파자하면 ‘가시 씨앗’이죠. 작고 날카로운 촉이 있는 씨앗은 사람도 꺼리죠. 잡초같이 보잘 것 없다는 뜻이죠. 그런데도 하나님은 작고 보잘 것 없는 인생 속에 오신 것이죠. 그 하나님을 ‘히브리인의 하나님’(창5:3)이라고 말한 것도 마찬가지에요. ‘히브리’(עִבְרִי)란 말이 ‘떠돌이 민초’를 뜻하니까요. 애굽의 고센에서 냄새나는 양을 치던 그들의 삶이 그랬죠. 하지만 하나님은 잡초 같이 미미한 인생들(신7:7, 고전1:27)을 통해 놀라운 역사를 쓰셨죠. 로마 황제가 천하를 호령하던 그때도 말구유에 태어난 예수님을 통해 영생의 역사를 써 내려가신 것처럼요.

 

달면 삼키고 쓰면 내뱉는 세상이죠. 희망과 절망도 온통 자기중심적이에요.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희망과 절망은 늘 공존하죠. 힘든 생활 속에서도 희망을 품으면 쨍하고 해 뜰 날이 오겠죠. 송대관은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희망을 주고 있죠. 그러니 일이 뜻대로 안 된다고 나쁜 징조라 생각지 말게요. 매일 마시는 커피도, 씀바귀도 고들빼기도, 몸에 좋다는 익모초도 쓰잖아요. 원인 모를 우울감이나 빨간신호등 앞에서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말게요. 그것 자체가 나를 보호하는가 보다 하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죠. 주님은 잡초 같은 내 인생도 고귀하게 가꾸시니까요. 오늘도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정답 노이로제에 걸리지 말고 살게요. 찌그러져도 동그라미를 그리는 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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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일생과 편지 | 바울은 누가 뭐래도 복음 전도자였다. 그가 복음 전도자로 활동한 것은 그의 곁에 위대한 동역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나바, 디도, 실라, 디모데, 누가, 루디아, 야손, 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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